오직 쓰기 위하여 - 글쓰기의 12가지 비법
천쉐 지음, 조은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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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를 뜯어 보고는 깜짝 놀랐다. 책이 너무 작고 얇아서.

가방에 넣고 다니다 수시로 꺼내서 보면 딱인 사이즈의 책이다.

대만 국적의 작가가 거리에서 옷을 파는 사람에서 어떻게 전업작가가 되었는지를 본인의 체험을 진솔하게 알려주는 글쓰기에 대한 모든 것이 집약된 양질의 참고서다. 작가 지망생이든, 단지 책 읽고 뭐라도 끄적거리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지침서? 같다고 하면 설명이 되겠다.

내가 느꼈던 걸 그대로 얘기해 줘서 신기하기도 하고, 몰랐던 부분은 알게 돼서 좋고, 이 책도 옆에 두고 여러 번 봐야겠다. 필사도 해보면 좋을 듯싶다.

자신만의 루트를 만들고 무조건 소설을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라는 것, 그리고 글쓰기는 장기전이고 체력전이니 체력 확보를 위한 운동은 필수라는 것. 이건 꼭 무라카미 하루키를 보는 듯하다.

글 쓰는 스타일도 하루키와 많이 닮아 있다.

장편소설을 마무리하곤 본인을 릴렉스 시키는 개념으로 에세이나 단편을 썼다고 하더니 천쉐 작가도 물론 안정적인 수입 창출이 우선이었겠지만 계획을 세워 자서전 대필, 홍보 글, 여행기, 신문 칼럼 등 일거리를 받고 장편소설을 쓰는 중간중간 이런 작업들을 해나갔다고 한다.

괜히 인적관계 만든다고 애써 사람 만나려 하지 말고 계약은 보수, 작업량, 내용 및 목적 등 확실하게 하고, 마감은 반드시 지켜 신용을 쌓으라는 것 그러면 인적자원 없어도 일은 다 들어온다는 말이다.

결국은 작가는 글로 인정받으면 된다는 말인데. 하루키도 그렇고 천쉐도 오직 글 쓰려고 태어나신 분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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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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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이즈로 들고 다니다 짬짬이 보면 좋겠다. 2~3 페이지 정도의 짧은 단락글 모음이라 한 장씩 필사하면서 깊게 생각하면서 음미하다보면 나름의 생각도 깊어지지 않을까. 휘리릭 읽기보단 읽고 쓰고 생각하고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념들을 곰곰히 고민해 보고 해답을 찾는다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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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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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암호명 : 나이팅게일

영어로 새를 뜻하는 프랑스 로시뇰 가문의 둘째 딸, 이사벨은 2차대전 당시 나치 점령하에 프랑스에서 추락한 비행사들을 목숨 걸고 피레네산맥을 넘는 탈출로를 인솔한, 10대로선 상상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해낸 용감한 여성이다. 그래서 나치들은 이일을 해낸 사람이 10대 여성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고 체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끝까지 인정하기 않았다.

이 이야기는 작가가 인생을 바꾼 책에 대해 글을 쓰려던 중 발견한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이 기나긴 생을 살면서 배운 게 있다면 사랑에 빠지면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게 되고, 전쟁에 휘말리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첫문장

첫 문장을 읽을 때부터 이 소설 재미있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첫 문장 안에 소설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리뷰를 쓰려고 첫 문장을 다시 읽었는데 놀라울따름이다.

요즈음 2-3권을 돌아가며 읽는 병렬 독서가 습관화됐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은 오래 걸렸으나 한 번에 다 읽었을 만큼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그리고 얼마 만인가 소설 읽다가 눈물을 쏟은 게 까마득해 기억도 안 나는데

10년도 더 되지 싶다.

1차 대전에 참전 후 돌아온 아버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엄마마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두 어린 자매를 낯선 여자의 손에 맡기곤 냉담해졌다. 12살 첫째 비안느는 이내 체념하고 의지할 다른 사람을 찾았고 사랑하는 사람과 16살 어린 나이었지만 결혼하며 안정을 되찾는다.

둘째 이자벨은 강한 성격 탓에 자기를 봐달라고 떼쓰며 엇나가기 시작한다. 맡겨진 부인에게서도 수녀원에서도 그리고 언니에게서도 외면당했다고 생각한다.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비안느의 남편은 참전하게 되고 어린 자녀 소피와 남겨지게 되자 아버지는 이자벨을 언니에게 보내는데, 그 과정에서 유일한 사랑인 가에탕을 만나게 되지만 독일군의 공격으로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고는 강한 반발심도 갖게 된다.

언니 집에 와서도 비안느와 이자벨은 서로 의지하지 못하고 감정이 엇나가게 되고, 항복하는 프랑스가 아닌 어딘가에는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러다 드디어 나치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비밀스러운 전단지 돌리는 것부터 시작한 일이 급기야 추락한 조종사들을 탈출시키는 목숨을 담보로 한 일까지 하게 된다.

밝히기 어려운 일이기에 언니와의 오해는 점덤 더 해가고 아버지가 있는 파리로 와서도 서로를 외면한 채 오해만 쌓여간다. 어려서부터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울고 떼쓰고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은 거리낌 없이 해 오던 이사벨은 이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작전 수행 중 너무 철없어 다른 사람들 위험에 빠트리는 게 아닌가 싶은 조마조마함도 있었지만 어떤 남자에게도 뒤지지 않을 업적을 이루었다. 수년간 조종사들을 탈출시키는 경로를 수십 번 밟아 117명의 조종사를 탈출시켰고 나중엔 나치의 손에 잡히게 되지만 이틀만 참으면 다른 사람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수모를 견딘다.

이사벨이 체포됐다는 말에 아버지는 자신이 나이팅게일이라고 자수를 하게 되고 이를 본 이사벨이 아니라고 자신이 바로 나이팅게일이라고 게슈타포 앞에서 주장하지만 그들은 믿지 않는다. "네가 그 산맥을 넘나든 나이팅게일이고 고작 너처럼 어린 여자아이가?"라는 말로 무시하고 아버지를 끌고 가 총살시킨다.

이 소설, 가족애, 동지애, 우정, 믿음과 사랑,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 들어있다. 그래서 문학 소설을 읽어야 한다. 직접 체험하지 않아도 그 모든 감정을 다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

도대체 그시대 사람들은 삶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상상만으로도 몸서리 쳐지는 고통이다. 오해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다가고 진실을 알게 되고 어떻게 회복하고 사랑과 믿음을 찾게 되는지 그 과정들이 절절히 다 들어 있어 정말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읽어 나가면서 머릿속에 장면들이 선명하게 그려져 정말 영화로 만들어도 훌륭하겠다고 생각했는데 27년 말에 다코다와 엘르 패닝 자매 배우 주연으로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꼭 봐야지!!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곰팡내와 사람들의 체취와 두려움의 냄새가 풍겼다-가장 강렬한 것은 두려움의 냄새였다.
- P51

이사벨은 가에탕에게 일어난 변화를 보았다. 분노와 무력한 분노가 그의 눈에 담긴 연민과 입가의 미소를 지우는 것을 목격했다. 폭격을 겪은 후 그는 좀처럼 말하지 않았고, 말해도 짧고 무뚝뚝했다. 이제 두 사람 다 전쟁에 대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더 잘 알았다.
- P89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말거라. 바로 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희생을 감당 하고 살 수 있을지, 무엇이 너를 무너뜨릴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 P200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그렇게 저항이 시작된다. 그런 다음 그 질문을 다른 사람에게 던지라
- P233

이사벨은 아버지에게서 문득 낯선 사람을 봤다. 늘 몰인정하고 배려 없는 사람이 아닌 낙심한 사람을.

그녀는 용기를 내어 아버지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그를 올려다보니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

"왜 저와 언니를 밀어내셨어요?" 이사벨이 물었다.

"네가 얼마나 연약한지 아는 일이 없길 바란다, 이사벨."

"저는 연약하지 않아요."

그는 딸에게 미소라고 할 수도 없는 미소를 지었다.

"우리 모두 연약하단다, 이사벨. 전쟁 중에 우리가 배우는 게 바로 그거지."
- P313

"여자들은 그걸 안고 견디고, 우리에게 그건 그림자 전쟁이었어. 전쟁이 끝났을 때 여자들에게 는 퍼레이드나 훈장 같은 건 없었다. 역사책에 언급되지도 않았고, 우리는 전쟁 중에 해야 될 일을 했고, 전쟁이 끝나자 남은 것들을 모아서 다시 삶을 꾸리기 시작했지. 네 누나도 나만큼 전쟁을 간절히 잊고 싶어 했단다. 어쩌면 그게 내가 저지른 또 하나의 실수였지. 소피가 잊게 내버려둔 것이. 어쩌면 우린 그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 P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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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1-12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팅게일이 ‘밤꾀꼬리‘라는 새임을 새롭게 알게 해주었네요. 읽고 싶었던 역사소설이라 리뷰에 금방이 눈이 갔어요. 감사합니다.
 
연매장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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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은 줄곧 자기 스스로와 투쟁을 벌여왔다.

첫문장

중국 작가 중 아는 작가는 <위화>,<모옌>, <쑤퉁>이 전부다. 그들은 민초들의 삶을 다룬 소설을 주로 썼고 소설 속 민중들의 삶은 같은 동양권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럴까? 싶을 만큼 어찌 보면 야만적이고 거칠었고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란 말이 딱 어울릴 듯싶은 게 그동안 중국 소설에 대한 내 느낌이다.

삶은 척박했으며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은 본능대로 사는 밑바닥의 삶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내 어찌 사람이 이럴 수 있지?라는 의문으로 남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토지개혁이란>

1940~1952년 사이 중국공산당의 주도하에 지주들의 토지를 몰수하여 농민들에게 나눠준다는 취지하에 실행한 정책으로 중국의 사화, 역사, 경제 구조를 바꿔놨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폭력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희생되었던 아픈 역사로 기록됨.

혁명적 성격을 띠었으며 사회주의 체제를 수립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됨.

이 소설의 주요 배경이 바로 토지개혁이다.

대지주로 마을에서 영향력 꽤나 있는 집안인 루씨 집안도 토지혁명의 규탄대회를 면하지 못해 내일이면 모진 고초를 겪어야 하는데 그들이 택한 건 수모 대신 집단 자살이었다.

대저택 안마당에 본인이 묻힐 구덩이를 파고 관도 없이 묻히는 연매장을 주인공인 다아윈(며느리) 혼자 흙을 덮는 뒷수습을 하고 대를 이을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비밀통로를 통해 빠져나간다.

다음날 들이닥친 자들은 망연자실 아무도 남지 않은 빈집에 무덤만 발견하게 되고 충격으로 공개재판은 취소되며 빈집은 누구에게도 재분배되지 않은 채 귀신의 집으로 불리게 된다.

루씨는 아편을 팔아 부를 축적했고 왕 씨 가문과 정자를 짓기 위한 땅을 두고 다투다 원수가 되고 몰락한 왕 씨 가문의 살아남은 진텐을 거두어 키웠으나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조용히 사라졌다가 토지개혁에 돌아와 루씨 가문을 규탄대회에 세우는데 앞장서게 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다아윈은 기억을 잃은 채로 딩쯔타오로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그녀의 삶과 그녀를 구한 우씨 성을 가진 의사는 과거를 철저히 숨기며 살아가게 된다.


시간이 흘러 장성해 성공한 아들의 집으로 가 모처럼 행복한 날이 될 거 같았지만 그녀는 쓰러지며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어 그동안의 삶을 꿈속에서 보게 된다. 아들 칭린은 아버지가 남겨 놓은 일기를 통해 충격적인 부모의 과거를 알게 되지만 기억에서 꺼내지 않고 아버지가 원했던 대로 존엄을 잃었던 시간과 상처투성이 개인사를 가슴에 묻어 두려고 한다.

실제 작가가 지인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어 탄생한 <연매장>은 스토리도 굉장하지만 삶과 역사에 대한 깊은 울림이 있어 더 대단하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하다.

지인의 이모의 큰언니에 대한 이야기도 곧 나올 듯 작가가 언급했는데 되도록 빨리 읽어 보고 싶다.

이 소설 하나로 그녀의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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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망각을 배신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망각은 살아남기 위해서 일 때가 많다. - P17

그녀 혼자만의 세상에서 걷고 앉고 눕는 듯했다. 거기에서 뭐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는 그녀 세상 속의 사람만 알 수 있었다. 칭린은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었지만, 그녀의 세상 밖에 있는 존재였다. - P265

그 시절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떤 입장이었느냐에 따라 판정도 다른 거 같아. - P399

칭린은 알기 싫은 일을 알려 하지 않는 것도 강함의 또 다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긴 시간이 진실의 모든 것을 연매장했다. 설령 안다고 해도, 그게 진실의 모든 것이라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P437

누군가는 망각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기록을 선택해. 우리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살아가면 되는 거야.
-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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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탱고 - 2025 노벨문학상 수상 알마 인코그니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 알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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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오면 진흙탕이 될거 같은 쇠락해가는 집단농장이 배경이다. 더이상 추락할 곳 없는 사랄들이 자신들의 불행을 곧 끝내줄 메시아 같은 존재가 올거라 믿었지만, 변화없는 인생의 순환을 마치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제자리를 맴도는 탱고의 스텝처럼 어쩌면 더 어우둔 나락으로 떨어지는 줄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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