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끝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창규 옮김 / 뿔(웅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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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이 가능한 미래, 인류는 영원이라는 기구를 세우고 인류의 복지 향상을 위해 현실을 끈임없이 변경해 나간다. 그렇게 무수한 현실변경을 통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이룩한 인류, 과연 안정과 편안함만을 추구하며 도달한 미래는 진정 파라다이스일까?

 

10만 세기를 넘나드는 장대한 스케일에 비해 중심 플롯은 3류 로멘스와 진배없다. 하지만 수많은 복선과 거듭되는 반전은 (비록 시간여행 테마를 담은 모든 작품들이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논리적 오류를 본 작 역시 벗어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앵간한 추리소설 못지 않게 치밀하며, 문학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본 작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최고 걸작 중 하나라는 평가에 수긍하게 만든다. 특히 시간 여행의 역설을 인류진화와 은하제국의 탄생으로 풀어 낸 종반부 아시모프의 통찰은 큰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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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1 - 제1부 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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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인내심을 요하는 시리즈라는 걸 알고 뎀볐어야 했는데, 워낙 SF 쪽에서 쳐주는 작품이라 덜컥 읽다 보니 장장 2년 반에 걸쳐 전6 18권을 완독하게 됐다. 기념으로 책거리라도 해야겠다.

 

여론대로 1부는 대박. 이어지는 시리즈는 갈수록 늘어지고 흥미도 역시 감소하여, 마지막 6부는 최악의 집중도에서 '한 번 잡은 책은 반드시 끝을 본다'는 개인적 신념(오기?)으로 읽어 나갔다.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관, 관념적인 묘사, 장구한 세월에 걸친 복잡한 가계도 등 도대체 내가 뭔 내용을 읽고 있는 건지 헷갈리고 도통 이해 안 가는 내용 투성이라 완전한 이해는 일치감치 포기, 끝까지 함 읽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독파한 시리즈다. 독특한 세계관도 1부에서나 그렇지 이후 고루하게 이어지는 시리즈는 '그냥 그런갑다, 배경이 사막이라 그런가 내용도 참 건조하네' 하며 관성적으로 읽어 나가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1부만 읽고 접었어도 크게 아쉽지 않았을 시리즈인 것 같다.

 

SF 매니아가 아니라면 이 긴 시리즈에 시간을 투자할 바에, [삼국지]나 [태백산맥]을 한 번 더 읽는 게 현명한 선택일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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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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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임에도 이제야 구입해 읽은 이유. 1-이 작가 스콧 스미스는 본 작이 데뷔작인데 지난 10여년 동안 이 책하고 [폐허 The Ruins]라는 책 두 권 밖에 내지 않았다. 다시 말해 과작 스타일이라 이 작가 책은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금방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2-샘 레이미가 영화로 만든 [심플플랜 A Simple plan]을 대학 시절에 봤는데, 샘 레이미 작품 치고는 좀 평범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샘 레이미 작품은 [이블데드2 Evil Dead II], [크라임웨이브 Crimewave], [다크맨 Darkman] 등이다. [스파이더 맨 Spider-Man] 시리즈도 괜찮고…) 암튼 영화로 이미 봤던 작품이어서 스토리가 궁금하지는 않았다. 그렇더라도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었는데, (무엇보다 책이 영화보다 훨 났다는 평이니까) 차일피일 미루다 중고로 눈에 띄어 구매해 놓고 짱박아 놨다 최근에 와서야 독파한 책이다.

 

그리고 결론은 듣던 대로 영화와는 비교할 바가 아닐 뛰어난 장르물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심플 플랜 (1999)]은 샘 레이미의 작품 중에서 간신히 평작 수준에 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자체로 큰 하자가 있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샘 레이미가 이런 평범한 소재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의외일 정도로 [퀵 앤 데드 The Quick And The Dead (1995)]와 더불어 샘 레이미의 몰개성 대표작이었다. 무엇보다 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또 다른 불운을 불러 일으키며 꼬이고 꼬이다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구성은 이미 코엔 형제의 [파고 Fargo (1997)]에서 충분히 보여줬던 스타일이었다. (권말 해설에 따르면, [파고] [심플 플랜]보다 먼저 영화화 됐지만 원작 [심플 플랜]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원작을 정식으로 영화화한 작품보다 원작의 스타일을 차용한 영화가 더 높은 평가를 받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하지만 원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스릴은 물론, 누구나 상황에 따라 범죄를 저지를 수도, 나아가 후안무치의 악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대단히 설득력 있게, 그래서 너무도 전율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살인을 정당화 시키며 계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은 안타까움을 넘어 연민을 자아내며, 그런 파국의 연쇄를 뚫고 도달한 결말은 영화는 범접할 수도 없는 싸늘함과 안타까움의 정서를 전하며 여운을 남긴다. 이처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도는 이야기와 긴밀하게 결합되어 장르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거의 최고 수준의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듣던 대로 영화는 원작의 반의 반도 담아내지 못했다 할 만큼 스토리의 양에서도 그리고 내용의 깊이에서도 소설은 압도적이다. 데뷔작에서 이만한 작품을 완성한 작가에게 경배를 보내며, 영화를 봤던 보지 않았던 소설 [심플 플랜]은 장르소설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으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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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위의 불길 1 - 휴고상 수상작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8
버너 빈지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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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역병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스펙터클한 모험은 개때들이 벌이는 땅따먹기 싸움으로, 초반의 참신했던 설정에서 온 하드함은 판타지 무협스러움으로 변질되어 예상 가능한 결말을 향해 수렴되어 간다. 용두사미 구성이 아쉽지만, 오랜만에 읽은 스페이스 오페라라 그런가? 이만하면 준수한 SF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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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든
이언 매큐언 지음, 손홍기 옮김 / 열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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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엄마를 시멘트로 매장해 지하에 보관한다는 설정과 누나와 동생이 벌이는 근친상간 등 읽기 불편한 내용을 적잖이 담고 있지만, 듣던 것 보다는 불쾌함이 덜한 작품이다. 오히려 본 작은 파격적인 소재의 활용보다 부모를 여의고 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선택한 아이들의 혼란스러운 사춘기 묘사에 집중하고 있어, 유사한 컨셉으로 종종 비교되던 이언 뱅크스의 [말벌공장]에 비하면 꽤나 조신한 축에 속할 작품이다.

 

[속죄]에 감동 먹고 다음 이언 매큐언 작품으로 일찌감치 점 찍은 작품이었다. [말벌공장]과 같은 기괴하고 잔혹한 막장소설을 기대하며 읽었으나, 그 만큼의 파격, 날 것의 에너지는 느껴지지 않으며, 문체도 담담하고 딱딱해서 충격적인 소재 이상의 재미를 느끼지는 못한 작품이다.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소설이 별로라서 라기 보다는 선입견을 갖고 작품을 접한 본인의 불찰이 더 크다.

 

본 작은 매큐언의 초기작이다. 코드가 맞는 작가인지 아닌지는 한두 작품 더 읽고 판단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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