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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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청소년 우주 모험소설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을 읽었어요.

 

의외로 공돌이 SF [마션]의 청소년 버전같은, 과학지식과 상식을 총동원해서 상황을 모면하는 맥가이버식 재미가 있네요. 특히 지구와 달, 명왕성을 배경으로 하는 초중반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태양계를 넘어 전우주적으로 확장되는 후반부에 들어서면, 미개한 지구인들이 무언가를 해결할 수 있는 무대는 사실상 사라져버리고 말죠. 마지막 우주법정 씬을 예외로 한다면 말입니다.


출간연도와 청소년 SF임을 감안하면, 어렸을 적부터 많이 본 이야기와 장면들의 연속처럼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겠죠. 하지만 고전 SF만의 읽는 재미는 충분합니다. 특히 결말과 에필로그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기에 전체적으로 만족스런 독서였어요.


[E.T. (이티)], [Exploeres (컴퓨터 우주 탐험)]같은 80년대 헐리웃 SF의 감수성이 아직 충만하다면, 더 나이자시기 전에 일독해 보세요.


P 384

네가 왜 그 주파수대에 있었지? 우주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어. 네가 왜 우주복을 입고 있었지? 우주에 가려고 결심했기 때문이었어. 그래서 우주선이 호출했을 때 네가 대답할 수 있었던 거야. 그런 게 운이라면, 타자가 공을 칠 때마다 운이라고 해야겠지. ‘행운은 꼼꼼하게 준비했을 때만 따라오는 거야. ‘불운은 일을 대충 처리했을 때 따라오지. 넌 인류보다 더 오래된 법정에서 나와 네 종족을 구할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시켰어. 그게 그저 운이 좋아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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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2
제임스 G. 발라드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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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국내 3부작으로 출간된 밸러드의 지구종말 시리즈[불타버린 세계]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밸러드의 그림을 그리는 듯한 묘사, 말라버린 세계에 대한 이미지가 3부작 중 가장 강렬했기 때문이다. 밸러드를 처음 접한 [물에 잠긴 세계]의 이미지도 강렬했지만, 그 변화상이 점진적이었다. 반면 [불타버린 세계]는 전반부(1)와 후반부(2, 3)의 대비가 매우 강렬해서, 읽고 나서도 말라버린 소금바다의 이미지가 오랜 시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반대로 아름다운 작품이었지만 이미지의 강렬함은 상대적으로 덜했던 작품은 [크리스털 세계] 였다. 3부작을 국내 출간 순으로 연달아 읽다가 그만 내성이 생겨버린 건지, 마지막 작품 [크리스털 세계]는 앞선 두 작품들에 비해 제법(?) 평범한 인상이었다…. 만약 그리폰북스로 [크리스털 세계]를 먼저 읽었더라면, 감상이 달랐졌을까? Maybe…


포스트 어포칼립스를 굉장히 독특하고 시적인 관점에서 묘사하기 때문에 SF외에도 인문학, 사회학, 역사, 신학 등등 인간만사에 두루 관심이 있다면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그러나 과학적 논리와 고증을 중요시 한다거나 SF의 말초적인 재미를 원한다면더 볼만한 SF 소설은 책방에 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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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보르코시건 : 보르 게임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4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이지연.김유진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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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사 견습]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지나치게 직설적인 번역이 책읽는 재미의 1/3은 날려먹은 느낌이다. 농담 아니다. 마일즈의 (아니 로이스 아주메의) 냉소적인 유머를 전혀 살리지 못한 번역 + 잦은 오탈자는 책장 넘길 때마다 짜증이 밀려올 정도다. 도대체 [반지의 제왕] 전집을 출간한 그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맞기는 맞는게 맞는거 맞나…?


줄거리는사관 학교를 마친 마일즈는 키릴 섬에서 6개월 동안 근무하며 고질적인 상관 불복종 버릇을 고칠 것을……… Fuck… 번역이 개판이라 뭔 내용인지도 헷갈리는데, 줄거리 요악이 무슨 소용이람


결국 행복한 책읽기 판본 [마일즈의 전쟁][보르 게임]을 재구매했다이게 뭐하는 짓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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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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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F시장 10년간 5.5배 성장가장 많이 팔린 책은 멋진 신세계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421&aid=0004755786



워낙에 국내 SF시장이 작으니... 절대적인 수치로는 별로 커진게 없을거 같은데... 통계상으로는 550% 성장한 걸로 나오나 보네요. 요즘 한국 SF 작가들의 책이 많이 출간되긴 하던데... 대체로 이해할만한(수긍이 아닌) 유명 작품들이 리스트에 올라 있네요. 근데 6위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거는 국산 SF인 듯 한데, 어떤 작품인지 전혀 모르겠어서 좀 쌩뚱맞은 느낌이예요.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라고 생각하는 배명훈, 김보영, 듀나 등은 아예 리스트에 없고... ㅎ 김보영은 강추인데...


1위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네요. SF 고전이긴 한데... 재미는 좀 별로죠. [멋진 신세계] 보다는 조지 오웰의 [1984]가 들어가야 하지 않나 싶은데... [1984] 20위권에 아예 없네요... 이건 좀 이상한데요?


2위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작품인데... 4 []도 테드 창 작품이지요. 2000년대 두각을 나타낸 SF 작가들 중 독보적인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단편집인데, 그 중 표제작이 바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죠. 영화화도 됐죠? 제작년엔가 드뇌 빌뇌브 감독, 에이미 아담스 주연으로 [Arrival] 이라는 타이틀(한국 개봉명 [컨택트])로 개봉했는데... 좋은 작품이었지만, 원작을 알고 관람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어요. 근데 팬덤에서도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제대로 영화화가 불가능할 거라는 평이 많았던 터라... 암튼 컨셉이나 아이디어 면에서 타의추총을 불허하는 테드 창입니다. 근래 SF 작가들 중에서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나 가장 성공한 작가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3위는 더글라스 애덤스의 [은하루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입니다. 동명의 영화도 나왔죠? 영화도 재밌었어요. ㅎ 영국 작가라 영국식 코미디가 취향에 맡으시면 원작도 추천... 아니면 좀 허무맹랑한 말장난이 많아서 별로일 수도 있고요. 저게 아마 총 5부인가 6부인가로 구성된 시리즈인데... 합본으로 1000페이지 넘는 판본도 있죠. 그 두꺼운 책을 가방에 넣고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읽은 게 한 2008년도쯤인 거 같네요. ㅎ 참고로 시리즈가 너무 길다면, 1부 정도만 읽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이후 시리즈 역시 비슷한 스타일로 농담쌈치기하는 작품들이라... 좀 별로였어요. 영화 버전도 1부만 따와서 만들었더라고요.


4 []은 앞서 테드 창 얘기할 때 했으니 스킵하고...


5위는 [마션]... 앤디 위어 작품이죠. 제대로 공돌이 SF를 표방한 작품입니다. 이게 데뷔작인 걸로 아는데... 데뷔작에서 잭팟을 터트렸네요. 리들리 스콧 감독, 맷 데이먼이 주연한 영화판 [마션]도 상당히 흥행했지만... 소설에 비하면 많이 실망스러웠네요.. 영화는 화성에서의 고군분투 에피소드가 크게 줄었고, 맥가이버식 사건 해결에 대한 과학적 깊이라든가 낙천적인 주인공의 유머와 위트를 거의 느끼기 힘들었으니까요. 암튼 훌륭한 SF이고, 재미도 상당한 작품으로 강추입니다. 엔디 위어의 [아르테미스] 13위에 있는데... 전반적으로 [마션]보다 떨어진다는 평이죠.


6[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서두에서 말한대로 잘 모르는 작품이라 패스...


7~12위까지... 중간에 10 [시녀 이야기]를 빼고, 모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이네요. 베로나르 베르베르는 별로 할 얘기 없는데...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야 베르베르가 상당히 인기고 SF를 대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작 SF 팬덤에서는 SF 작가로 잘 안 치려는 경향이 있어요. 너무 대중적이어서는 아니예요. 예를 들어 앞서 얘기한 앤디 위어의 [마션] 같은 작품도 굉장히 대중적인 SF. 그래도 앤디 위어는 SF 작가로 인정 받아요. 이건 SF가 뭐냐라는 좀 근본적인 질문에 가까운데... 간단히 얘기하면, 베르베르의 작품들은 SF 껍데기를 하고 있지만 속은 SF가 아니예요. 그리고 SF적 상상력, 깊이가 굉장히 얇아요. 그래서 대중적 인지도에 비해 SF 팸덤에서는 욕을 많이 먹는 작가지요. 유난히 한국에서 인기인 작가인데... 그건 베르베르의 국내 전담 출판사인 열린책들이 마케팅을 잘 해서인 듯 하고요... 저도 베르베르 초기~중기작들은 빠짐없이 읽다가... [빠삐용], [카산드라의 드림], [나무] 연작 등을 거치면서... “얘는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 [웃음]을 끝으로 이후 작품들은 안 읽고 있네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경우 초기작인 [개미], [타나토노스] 정도만 SF적으로 그리고 문학적으로 인정받는 거 같아요. 솔직히 이후 작품들은 그냥저냥 아닌가요...?


10위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근래 미드로 만들어져서 인기인 건가요? 패미니즘 SF의 원조격 작품들 중 하나로 거론 되던데... 재미는 좀 별로... 딱히 SF적인 면도 별로 없어서... 그냥 순문학 읽듯이 읽어도 될거 같아요.


13 [아르테이스][마션]에서 다뤘으니 역시 건너 뛰고….


14위는 커트 보니것의 [5 도살장]이네요. 커트 보니것 작품들 중에 가장 유명한 작품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커트 보니것 작품들 중 그냥 평작 정도라고 생각해요. 커트 보니것은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와 황당한 SF 상상력이 재미진 반면... 네러티브는 좀 약하죠... 그래서 작품에 따라 "이 노친네가 지금 뭔 소릴하나...?" 싶을 때도 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스토리텔링과 유머가 인상 깊은 [갈라파고스], [마더나이트] 같은 작품을 좋아합니다.


15위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네요. 이 작품 유명한 거는 아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어요. 다른 문학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은 SF가 상당히 발전한 나라지요. 근데 개인적으로 일본 문학 별로 안 좋아해요. SF뿐만 아니라 미스터리나 추리, 다른 문학 장르도 일본산은 잘 안 읽는 편이예요. 만화책은 좋아합니다만... ㅋ 좀 의도적으로 안 읽는 편인데...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기 보다는, 일본 문학까지 손대면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아져 버리잖아요. 제가 비록 어둠의 자식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종일 방구석에서 책만 읽고 싶지는 않거든요. ㅎ 그런 이유로 일본산 SF [제노사이드]도 안 읽었어요. 근데 유명한 작품이고, 평도 좋아서 언젠가는 읽게 될 거 같아요.


16위는 어슐러 르 귄의 [바람의 열두 방향]이네요. 단편집이죠. 역시 SF 고전입니다. 여성작가의 섬세한 SF... 무슨 소리냐면 스케일은 큰데... 풀어가는 방식은 매우 사적이고 개인적이라고 할까요? 르 귄 여사 작품들이 꽤 많이 번역 됐는데... 대표작은 역시 [바람의 열두 방향] 일 거 같네요.


17위는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네요... 정신병자 SF 작가로 비운의 생을 살다 간 딕은 사후에 더 유명해진 작가지요. 헐리웃에서도 많은 작품이 영화화 됐고요. 대표적으로 [마이너리티 리포트], [블레이드 러너], [토탈리콜], [스캐너 다클리], [임포스터], [스크리머스] 등등... 정신나간 작품들이 많아서 호불호가 좀 많이 갈리는 작가이기 때문에... 장편보다 단편집으로 시작해 보는 게 어쩜 낳을수도 있어요. 딕의 단편은 장편보다 좋다는 평가도 많지요. [마이너리티 리포트], [토탈리콜] 등 영화화 된 작품도 단편들이 더 많고요.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는 장편인데, 이 작품도 영화화 됐죠? 제목이 달라졌는데... 영화 제목은 (그 유명한) [블레이드 러너] 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죠... 제 인생 영화입니다. ㅋ 제작년에 드뇌 빌뇌브 감독이 속편으로 [블레이드 러너 2049]를 개봉했고요. 드니 빌뇌브는 앞서 얘기한 테드 창의 작품을 영화화 하기도 했고... 곧 프랭크 허버트의 SF 대하드라마 []을 공개할 예정이지요.


18위는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 애니 [에반겔리온]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작품들 중 하나로도 꼽히는 작품이죠. [에반겔리온] 외에도 [스타크래프트] 등 대중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입니다. 그만큼 훌륭한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유년기의 끝]보다 [라마와의 랑데뷰]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더 클라크스럽지 않나 싶은데... 워낙 좋은 작품들이 많다보니 딱 한 작품을 대표작으로 꼽기 힘드네요. ㅋ 근데 아서 클라크는 20위 리스트에 있는데... 동급 SF 그랜드 마스터로 불리는 로버트 하인라인이나 아이작 아시모프는 순위에 못 올랐네요.


19위는 테리 프래쳇의 [멋진 징조들]... 하지만 이건 SF가 아닌데....? 스타일 상으로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랑 비슷합니다. 정신없는 수다로 점철된 황당한 코믹 소동극... 별로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코니 윌리스 같은 작가도 안 좋아해요. [멋진 징조들] SF보다는 판타지로 보는게 맞을 듯 (보통 두 장르를 하나로 보기는 합니다만)... 공저인 닐 게이먼도 SF보다는 판타지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고... 이 작가들을 본격 SF 작가로 볼 수 있을까요? 물론 작품들은 상당히 좋습니다. 다만 타겟이 SF와 판타지의 경계에서 좀 영어덜트를 대상으로 하는 느낌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은 아닙니다.


마지막 20위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 영화도 있죠? 버전이 여러 개던데... 크리스쳔 베일이 배트맨을 맡기 전 주연한 [이퀼리브리엄]을 좋아합니다. [매트릭스] 짝퉁스럽지만,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죽여주죠. ㅋ 레이 브래드버리는 낭만적인 필채로 유명하죠. SF가 감성보다 이성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레이 브래드버리는 따뜻하고 시적인 문체가 노스텔지아를 자극한다고나 할까요...? 암튼 골때리는 SF, 하드 SF쪽 작가는 아니라 읽기 부담이 없죠. 그런 면에서 [화씨 451]도 좋지만, [화성이야기] 같은 단편집으로 브래드버리의 글을 접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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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프레드릭 브라운 SF단편선 1
프레드릭 브라운 지음, 조호근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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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분량으로 짬짬히 읽기 좋은 단편집이 장편보다 읽기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 SF 단편집이 그러한데, 일반적으로 장편은 초반에만 잘 적응하면 이후 가속이 붙지만, SF 단편집은 작품마다 세계관이나 설정이 제 각각인 경우가 많아, 초반에는 무슨 얘기인지 종잡기 힘들고, 속도가 붙을라 치면 어느세 끝나버린다.

 

그런 면에서 프레데릭 브라운의 단편집은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다. 작품마다 아이디어가 확실하고 독창적이지만, 어려운 개념을 들이대거나 배경지식을 요구하지 않아 비교적 쉽게 읽힌다. 유머러스하고 따스한 톤이 지배적이면서도, 단어의 경제성이나 반전의 쾌감 역시 높은 편이다.

 

촌스럽고 단촐한 커버 때문에 좀 유아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이 정도면 SF 매니아들이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즐거이 읽을만한 단편집으로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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