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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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임에도 이제야 구입해 읽은 이유. 1-이 작가 스콧 스미스는 본 작이 데뷔작인데 지난 10여년 동안 이 책하고 [폐허 The Ruins]라는 책 두 권 밖에 내지 않았다. 다시 말해 과작 스타일이라 이 작가 책은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금방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2-샘 레이미가 영화로 만든 [심플플랜 A Simple plan]을 대학 시절에 봤는데, 샘 레이미 작품 치고는 좀 평범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샘 레이미 작품은 [이블데드2 Evil Dead II], [크라임웨이브 Crimewave], [다크맨 Darkman] 등이다. [스파이더 맨 Spider-Man] 시리즈도 괜찮고…) 암튼 영화로 이미 봤던 작품이어서 스토리가 궁금하지는 않았다. 그렇더라도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었는데, (무엇보다 책이 영화보다 훨 났다는 평이니까) 차일피일 미루다 중고로 눈에 띄어 구매해 놓고 짱박아 놨다 최근에 와서야 독파한 책이다.

 

그리고 결론은 듣던 대로 영화와는 비교할 바가 아닐 뛰어난 장르물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심플 플랜 (1999)]은 샘 레이미의 작품 중에서 간신히 평작 수준에 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자체로 큰 하자가 있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샘 레이미가 이런 평범한 소재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의외일 정도로 [퀵 앤 데드 The Quick And The Dead (1995)]와 더불어 샘 레이미의 몰개성 대표작이었다. 무엇보다 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또 다른 불운을 불러 일으키며 꼬이고 꼬이다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구성은 이미 코엔 형제의 [파고 Fargo (1997)]에서 충분히 보여줬던 스타일이었다. (권말 해설에 따르면, [파고] [심플 플랜]보다 먼저 영화화 됐지만 원작 [심플 플랜]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원작을 정식으로 영화화한 작품보다 원작의 스타일을 차용한 영화가 더 높은 평가를 받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하지만 원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스릴은 물론, 누구나 상황에 따라 범죄를 저지를 수도, 나아가 후안무치의 악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대단히 설득력 있게, 그래서 너무도 전율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살인을 정당화 시키며 계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은 안타까움을 넘어 연민을 자아내며, 그런 파국의 연쇄를 뚫고 도달한 결말은 영화는 범접할 수도 없는 싸늘함과 안타까움의 정서를 전하며 여운을 남긴다. 이처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도는 이야기와 긴밀하게 결합되어 장르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거의 최고 수준의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듣던 대로 영화는 원작의 반의 반도 담아내지 못했다 할 만큼 스토리의 양에서도 그리고 내용의 깊이에서도 소설은 압도적이다. 데뷔작에서 이만한 작품을 완성한 작가에게 경배를 보내며, 영화를 봤던 보지 않았던 소설 [심플 플랜]은 장르소설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으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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