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애호가로 가는 길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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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유럽여행을 갔을 때 네덜란드 고흐박물관에서는직접 해바라기를 보았고 오스트리아에서는 클림트의 키스를, 루브르박물관에서는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았다. 그중 나에게 가장 큰 인상을 주었던 작품은 클림트의 "키스"였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빛나던 그림. 그 앞에서 나는 그림에 빠져들 듯 오랫동안 숨을 멈추고 그림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나는 전문적인 지식은 없었지만 시립미술관이나 한가람미술관 등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면 꼭 찾아가 보곤 했다. 하지만 한국작가의 작품은 아는 것이 거의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좋은 그림을 골라 사두고 시간이 흐른 후 가격이 오르면 팔아버리는 이른바 그림에 대한 투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했었다. 하지만 이내 그런 장삿속과는 다른 그림애호가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그림을 구입하는 것을 그림과 인연을 맺는다고 표현하는 저자의 방식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작가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림도 있고 판화도 있고 사진도 있는데 익히 들어본 작가도 몇분 있었지만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작가분들이 많았다. 저자는 외국에 살면서 수시로 메일을 통해 또는 큐레이터에게 추천을 받아 작품과 인연을 맺기도 하고 미국의 외진 곳에서 우연히 한국작가의 작품을 발견하기도 했다. 작품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작가에게 직접 연락하여 그림의 의도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그림에 대한 저자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나와같은 사람에게 그림은 비싸고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 사실인데 저자는 어느 누구라도 그림을 향한 열망이 있다면 애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그 열망이 진정이라면 곳곳에서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앞으로는 우리나라 그림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외국작가의 전시회도 좋지만 한국작가들의 전시회도 두루두루 보러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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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Book, The Cities of Ballpark : New York, Boston, Chicago, Atlanta, Los Angeles - 전5권 - 뉴욕, 보스턴, 시카고, 애틀란타, 로스엔젤레스에서 만나는 야구의 모든 것
F & F 엮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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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메이저리그 5개구단과 그들의 연고지인 뉴욕, 보스톤, 시카고, 아틀랜타, 로스엔젤레스를 소개한 부클릿의 합본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책속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구단에 대한 이야기와 주변의 볼거리들이 풍성하게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미국에서의 야구는 이미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잡혀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를 봤는데 그 큰 스타디움이 꽉 찬걸 보고 놀랐던 기억은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그나마도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pub에 모여 함께 술을 마시고 응원하는 모습은 내게 인상적이었다. 책속의 사진을 통해 본 응원하는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들떠 있었다. 그리고 티셔츠와 모자 등 야구관련 상품이 매우 다양했는데 우리나라도 좀더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으면 좋겠다.

내가 야구를 좋아하게 된건 순전히 박찬호 선수때문이었다. 우연히 본 메이저리그 야구경기가 너무 재미있었고 나중에는 급기야 박찬호선수 선발경기를 보기 위해 학교수업을 빼먹었던 날들도 많았다. 그당시 그의 선전은 IMF로 어려웠던 많은 사람들의 기쁨이었다. 야구를 즐겨 보기는 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미국야구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보스톤편에 나왔던 '밤비노의 저주'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보스톤 레드삭스에서 투수로 활약하다 타자로 전환한 베이브 루스를 과소평가하여 헐값에 뉴욕 양키즈로 트레이드 시켰는데 그때 그는 '나 없이는 보스톤 레드삭스는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후 양키즈는 루스의 폭발적인 홈런에 힘입어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으로 성장했고 보스톤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반복했는데, 팬들은 이를 밤비노의 저주 때문으로 인식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이 책은 야구와 관련된 내용과 더불어 여행책자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각 구단의 경기장과 그 주변 명소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사진은 물론 지도, 주소까지 수록되어 있다. 인물중심의 사진들은 현장감을 더해준다.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한번도 미국에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게 미국은 왠지 모를 낯섬과 무서움이 느껴지는 나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야구시즌에 맞춰 소개된 다섯개 지역의 각 구장에서 야구를 보는 투어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때 박찬호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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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타샤
조지수 지음 / 베아르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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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때문인지 난 당연히 외국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받았을때는 두께에 놀라서 이 책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무려 62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이다. 저자는 분명 한국인인데 소개가 나와있지 않아 찾아봤더니 이름조차 가명이라고 한다. 소설이긴 하지만 왠지 자전적인 내용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번도 가본적 없고 춥다고만 들었던 캐나다를 배경으로 주인공 조지가 만났던 사람들과 그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나스타샤, 낚시에 대한 내용들이 한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내 눈앞에 펼쳐졌다. 

대학을 중퇴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주인공은 토론토 대학에 재직중인 미술사 교수이다. 내용으로 추측해보면 나이는 30대 중반이고 낚시를 몹시도 좋아하며 주변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서글한 인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에게는 절친한 친구인 그렉과 그의 아내 베시가 있는데 이들 셋은 베시가 아이를 갖기전까지 함께 여러 호수를 다니며 낚시를 즐긴다. 낚시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나는 낚시에 매료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주인공인 조지와 그렉은 열렬한 낚시 애호가인데 그들의 낚시에 대한 애정은 낚시에 관심없던 나조차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그리고 낚시의 종류와 기술, 처음 들어보는 물고기의 이름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좋았다. 조지는 혼자 낚시를 하러 가는 길에 들렀던 커피숍에서 영어도 못하는 우크라이나인 나스타샤를 만나 지독한 사랑에 빠진다. 그는 조국에서 커다란 아픔을 갖고 캐나다에 온 나스타샤를 보듬어 그녀에게 영어를 배우게 하고 일자리를 마련해주며 오직 그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쳐 그녀의 남편과 아들의 탈출을 돕는다. 결국 나스타샤는 그녀의 가족을 다시 찾게 되었고 그건 곧 조지와 나스타샤의 행복의 끝을 의미했다. 그녀를 보내고 알코올 중독에 빠져 지내던 조지는 건강을 회복한 나스타샤의 남편인 보리스를 보고 자신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죽는건 쉽다고, 고통속에서 사는게 더욱 힘든 거라며 당신과 헤어지면 당신이 그리워서 나는 죽을거라고 말하던 나스타샤의 모습에서 그녀는 진정으로 조지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유를 찾아 떠난 그녀의 영혼으로 인해 그녀의 사랑은 더욱 완전해 보였다. 눈감을 먼 훗날 그때는 그들의 사랑이 하나가 되기를. 

한편의 스케일 큰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다. 나스타샤와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의 삶에 더욱 초점을 맞춘 책이라고 생각한다. 춥다고해서 캐나다에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주인공이 살았던 곳에도 가보고 싶고 그와 그렉이 만들었을 수력발전소와 개방된 화장실이 있는 호수도 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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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2-13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되는 소설이네요^^
 
미스터 후회남
둥시 지음, 홍순도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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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60, 70년대의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던 혼란스러운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쩡광셴의 아버지는 공산당이 집권하기 전 하인을 거느리고 살던 부호였지만 공산단 집권 후 정부에서 유일하게 남겨준 창고를 개조해 자신의 하인들이었던 위씨네와 자오씨네와 함께 살아간다. 광셴 아버지의 유일한 불만은 자신의 성에 대한 불만을 부인이 10여 년째 채워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급한 나머지 그는 하인의 딸인 자오산허와 동침하게 되고 아들인 광셴은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입을 다물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벼운 입은 그 사실을 떠벌리게 되고 이 일로 인해 아버지는 모진 고문을 받게 되고 어머니와 별거까지 하게 된다. 동물원에서 일하던 어머니마저 원장에서 추행당하는 장면을 아들에게 들키게 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된다. 어머니 대신 동물원에서 일하던 광셴은 사랑하는 마음을 개에게 표현했던 자오징둥에게 비판투쟁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전함으로서 그를 자살하게 만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결국 그는 강간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10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주변에 여자들은 서넛 있었지만 늘 후회하거나 망설임으로 인해 결혼은 커녕 평생 한번도 남자구실을 해보지 못한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궁색해보이고 꾀죄죄한 모습의 남자는 주인공 쩡광셴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가벼운 입놀림까지 갖추고 있으니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미스터 후회남>은 세치혀를 조심하라는 교훈을 마음속깊이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광셴의 가벼운 주둥이를 사정없이 내리쳐주고 싶은 충동이 마구 들었다. 장편소설임에도 문장력이 뛰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지만 내용면에서는 결국 짜증이 나고 말았다. 마지막에 나오는 회고록은 어찌나 어이없으면서 웃기던지. 그가 말하는 모든 말들은 오직 가벼운 입놀림에 대한 변명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아버지와 다시 만난 자오산허가 아버지가 병으로 누워있자 자신의 방으로 옷을 벗고 들어왔지만 자신은 손을 대지 않았다는 부분은 압권이다. 인간의 성적 욕망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못하는 것인가. 이 장면은 조금 씁쓸하기까지 했다. 한마디의 말실수가 감당할 수 없는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미스터후회남처럼 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입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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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밴티지 메이커 - 위기에서 기회를 만드는 리더들
스티븐 파인버그 지음, 신성환 옮김 / 케이앤피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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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쉽에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나와 상관없다는 생각에 내 관심분야의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리더가 아니더라도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이런 종류의 책은 많이 읽어두는게 도움이 될거란 생각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불리한 상황을 유리하게 뒤집는 반전의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책 제목인 어드밴티지 메이커(Advantage Maker)란 자신이 직면한 어려운 상황에서 판세를 유리하게 바꿈으로써 늘 성공을 거두는 리더를 말한다. 오랫동안 기업 컨설턴트로 일했던 저자는 ‘시간(Time), 상호작용(Interaction), 인식(Perception), 구조(Structure) - (T.I.P.S.)’의 전략적 이동을 통해 상황이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을 때, 상황을 유리하게 반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판세를 유리하게 바꾸는 어드밴티지 메이커는 가능한 모든 것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꾸고 그 위치에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다른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기회들을 발견한다. 하지만 항상 제약 요소들은 존재하고 있는데 제약 요소란 비즈니스 환경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 요소이자 지렛대에 반대되는 것들은 의미한다. 어드밴티지 메이커들은 제약 요소를 판세를 유리하게 바꾸는 소재들 중 일부라 생각하며 T.I.P.S 의 전략적 이동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 또한 패배를 부르는 다섯가지 법칙을 소개하며 이 것을 피해 유리한 위치에 우뚝 설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어드밴티지 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적응력이 뛰어나야 하며 바라보는 시각을 180도 전환시켜 위기에 빠졌을 때 판세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한 자리에 머물지 말고 항상 움직여야 하며 "예스"로 대답하도록 조직을 설득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설득 요소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아홉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생생한 틀짜기, 호혜, 근거 신빙성. 유상성, 대조, 일관성 기대, 손실의 원리 이용, 희소성의 가치, 시기 맞추기.

리더라고 해서 모두 어드밴티지 메이커는 아니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정확한 판단력을 가진 리더만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더들은 변화하기를 거부하고 기존의 의견을 고수할 뿐이다. 어드밴티지 메이커들은 늘 끊임없이 탐구하고 많은 관계를 만들며 더 많이 실험하고 더 많이 실패했다가 다시 일어선다. 자신에게 주어진 패을 십분 활용하여 최대한 실행하면 어느새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게 되고 그때 그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의 해결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이 바로 어드밴티지 메이커들이 갖고 있는 판세를 바꾸는 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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