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 배우로서 그녀를 좋아했지만 그녀의 삶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아니 오히려 그녀의 사생활이 전혀 노출되지 않았기에 몰랐다고 하는게 맞겠다. 그녀를 본 누군가가 그랬다. 보이는 그대로 고급스런 느낌의 사람이라고. 내게 그녀는 영화속 캐릭터보다 화장품 광고 속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피부가 참 곱고 미소가 아름다웠던 사람으로. 처음 그녀가 암에 걸렸다는 기사가 나고 한동안 다시 잠잠해졌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냥 나아지고 있나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갑자기 그녀의 사망소식과 남편의 존재가 알려졌고 난 매우 놀라었다. 한 손에 두 개의 반지를 끼고 있던 그녀의 남편, 김영균씨가 쓴 책을 읽고 나서야 그녀가 1년동안 참 많이 아프고 고생했구나! 싶었다. 한편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녀곁에 그녀를 끔찍히도 아끼는 그녀의 남편이 있었기에 분명 덜 외로웠을테니 말이다. 쉽지 않았을텐데- 안스러웠지만 그래도 그들의 사랑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와의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들을 어쩜 그렇게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었을까. 마흔이 넘어 처음으로 내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났다던 그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던 그녀.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그대로의 사람이었다. 타인과 어울리는 삶보단 고립된 삶을 살았고 자신에게 또한 엄격했다. 결코 쉬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살아있었다면 더 좋은 작품으로 자주 만날 수 있었을 텐데...이제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죽음의 순간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그녀, 이제 하늘에서 편안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