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후회남
둥시 지음, 홍순도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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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60, 70년대의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던 혼란스러운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쩡광셴의 아버지는 공산당이 집권하기 전 하인을 거느리고 살던 부호였지만 공산단 집권 후 정부에서 유일하게 남겨준 창고를 개조해 자신의 하인들이었던 위씨네와 자오씨네와 함께 살아간다. 광셴 아버지의 유일한 불만은 자신의 성에 대한 불만을 부인이 10여 년째 채워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급한 나머지 그는 하인의 딸인 자오산허와 동침하게 되고 아들인 광셴은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입을 다물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벼운 입은 그 사실을 떠벌리게 되고 이 일로 인해 아버지는 모진 고문을 받게 되고 어머니와 별거까지 하게 된다. 동물원에서 일하던 어머니마저 원장에서 추행당하는 장면을 아들에게 들키게 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된다. 어머니 대신 동물원에서 일하던 광셴은 사랑하는 마음을 개에게 표현했던 자오징둥에게 비판투쟁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전함으로서 그를 자살하게 만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결국 그는 강간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10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주변에 여자들은 서넛 있었지만 늘 후회하거나 망설임으로 인해 결혼은 커녕 평생 한번도 남자구실을 해보지 못한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궁색해보이고 꾀죄죄한 모습의 남자는 주인공 쩡광셴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가벼운 입놀림까지 갖추고 있으니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미스터 후회남>은 세치혀를 조심하라는 교훈을 마음속깊이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광셴의 가벼운 주둥이를 사정없이 내리쳐주고 싶은 충동이 마구 들었다. 장편소설임에도 문장력이 뛰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지만 내용면에서는 결국 짜증이 나고 말았다. 마지막에 나오는 회고록은 어찌나 어이없으면서 웃기던지. 그가 말하는 모든 말들은 오직 가벼운 입놀림에 대한 변명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아버지와 다시 만난 자오산허가 아버지가 병으로 누워있자 자신의 방으로 옷을 벗고 들어왔지만 자신은 손을 대지 않았다는 부분은 압권이다. 인간의 성적 욕망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못하는 것인가. 이 장면은 조금 씁쓸하기까지 했다. 한마디의 말실수가 감당할 수 없는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미스터후회남처럼 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입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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