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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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TV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꽤 오래전에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펼쳐들었는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모습들과 좋은 글들이 많이 실려 있어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아니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우리나라의 외딴 지역들이 예쁜 영상과 그에 어울리는 시적인 표현들로 소개되어 있었다. 작가들의 감성이 살아있었고 마지막에 소개되어 있는 음악들과 함께 영상으로 본다면 더욱 아름다운 영상에세이일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사랑과 관련된 글들에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자연과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선 어떤 숭고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이곳에 소개되어 있듯 마음 둘 곳을 잃었을 때 찾아갈 수 있는 장소를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눈 내린 한계령은 말한다.
소중한 기억은 사랑의 처음과 끝이 아니라 그것을 좇아가는 길에서 보았던 풍경이라고.
비록 사랑이 이뤄지지 못했다 하더라도 누군가가 있어 겨울이 따뜻했고
눈꽃들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면 그걸로 된 거라고.
당신이 고개 너머에 두고 간 기억들은 그래서 영원한 현재 진행형이라고.
그 소담한 눈길의 끝에서 난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졌다.

왠지 모르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코끝이 시렸고 흐르지 않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는 요즘, 그저 잠시 곁에 머물기 위해 수만리 떨어진 당신 곁으로 봄이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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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일곱, 청춘을 묻다
이언 엮음, 이언 사진 / 시드페이퍼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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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았지만 모델로서, 배우로서 그의 환한 웃음을 기억한다.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전, 나는 케이블 TV <I AM A MODEL>에서 네 명의 남자모델 중 한명으로 나왔던 이언을 처음 보았었다. 최지호와 더불어 마초적인 느낌을 많이 풍겼기에 그리고 이름 또한 특이했기에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그때 TV로 보았던 그는 참 다정하고 멋있었다. 그리고 그가 과거 씨름선수 출신이었다는 특이한 이력과 그 덕분에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도 출연했었다는 단편적인 사실들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작년 여름쯤으로 기억한다. 회사에서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데 갑자기 이언 사망이란 헤드라인을 보고 깜짝 놀랐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고작 스물 일곱의 나이로, 이제 갓 연기자로서 꿈을 펼쳐가고 있던 그였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까워 했을 것이다. 

그렇게 잊혀져갈 뻔 했던 그를 이렇게 책으로나마 다시 만날 수 있어 참 좋았던 시간이었다. 20대를 함께 보냈다던 친구인 Hanjo의 소개 글과 그가 직접 썼던 다이어리의 글들 그리고 간간히 들어가있는 그의 모델 친구들의 글들을 통해 생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그가 직접 만들었다던 함께 들어있던 CD의 음악도 참 좋았다. 책을 읽는 동안 그는 참으로 성실하고 예의 바르며 사람들을 좋아하고 매력적인 인물이었음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성공하고 조금씩 유명해지자 더욱 많은 고민을 했으며 초심으로 돌아가려 노력했던 마음이 그의 글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모델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한달만에 30kg을 감량했고 몇년이 걸려도 좋으니 무대에 한번만 서게 해달라고 말했다던 박상민. 그와 같은 집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말처럼 언젠가는 꼭 그 꿈을 이룰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난 후 멈춰있는 그의 미니홈피를 가보았다. 그의 아버지 어머니가 남겨놓은 감사의 편지가 있었고 몇개의 다이어리를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은 살아생전 그가 남겨놓은 다이어리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 같다. 이럴때 싸이는 참 고마운 매체라는 생각이 든다.
모델로서의 자신을 자랑스러워했고 연기자로, 음악을 너무나 사랑했던 DJ로 열정적인 짧은 삶을 살다간 그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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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악녀 이야기
시부사와 타츠히코 지음, 이성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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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함께 내재해있다고 한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누구도 마음속에 존재하는 악에 대해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이 책에는 악녀라 평가받는 동서고금의 15명의 여자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그림 자료들이 실려 있다. 악녀라 불리는 그녀들에게는 권력욕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는데 그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선을 벗어버린 채 내재해 있는 악함을 표출하며 그 당시의 세계를 그녀들의 중심으로 바꾸어 버린다. 또한 악녀들에게는 공통적으로 팜므파탈의 이미지가 있는데 팜므파탈이란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성을 유혹해 파멸시키고 지옥으로 빠뜨리는 탕녀를 말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권력을 잡은 후 육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타락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과거에는 근친상간이 만연했다는 사실과 여러가지 이야기들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성적으로 더욱 문란했던 것 같다. 이처럼 미모와 권력을 바탕으로 악녀들은 자신의 욕망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자들은 누구든 상관하지 않고 고문하고 죽여버렸는데 그 잔인함은 내 상상이상이었다. 하지만 15명의 악녀들은 그들이 행한 죄악의 결과로 당연히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때론 여자가 여자에게 더 잔인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천하를 품에 안았던 여인 클레오파트라부터 폭군이었던 네로마저도 무서워했던 그의 어머니인 아그리피나. 특히 젊어지려고 수백명의 처녀를 죽여서 그들의 피로 목욕을 하고 악랄한 살인 기구인, 여자를 안에 넣고 기구를 작동하면 인형이 껴안아서 죽이는 '철의 처녀'를 만든 에르체베트 바토리에 대한 얘기는 읽는 동안 정말 혀가 내둘러질 정도였다. 또한 질투로 척 부인의 손발을 자르고 화장실에 버려 돼지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여후, 권력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아들도 무참히 죽여버린 측천무후까지. 여러가지 다른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그들은 때론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잔인함의 끝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중에서 마리 앙트와네트와 나치스와 최후를 같이 했던 여인인 마그다 괴벨스와 같은 몇몇 여인들은 악녀라 하기 보다는시대를 잘못만난 탓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풍부한 그림과 함께 악녀들에 얽힌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실려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누구나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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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역사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과학과 사회 1
피에르 주아네베로니크 나움 그라프 외 13인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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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파리 과학산업관 세미나에서 현직 의사, 법학자, 정신분석학자, 인류학자, 역사학자등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의 여러 견해를 모아서 정리한 텍스트이다. 출산의 역사를 시작으로 문화와 사회, 상상 속의 혈통, 아이를 가지고싶은 욕망과 부모가 되고 싶은 욕망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각의 전문가들이 주제에 맞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의료과학이 발달하면서 출산을 위한 의료적인 행위들이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는데 이러한 의료적 기술의 개입은 부모가 되는 일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바꿀 수도 있게 되었다. 

생물계가 남자와 여자 두가지 성으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주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또한 현대 사회에는 핏줄에 따른 부모에 더해 여러 종류의 사회적인 부모가 존재하는데 기증을 통한 의학적 출산과 입양의 특징은 또 다른 부모를 만든다. 새로운 가족 형태(동성애 부부나 트랜스젠더 부부, 아이를 원하지 않는 여성 등) 안에서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이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는 것에 관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들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과 부모가 되는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새롭게 바뀌고 있음을 말해준다. 사후 임신이나 복제 등과 같이 성이 개입되지 않은 출산은 혈통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근본적으로 혈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들에 대한 여러 질문과 쟁점에 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정체성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혈통-출산-성생활’이라는 삼각구도가 정삼각형이 아니라는 사실, 즉 삼각형의 세 각에 해당하는 요소들이 기호학적인 가치에서 서로 대등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 출퇴근길에 이 책을 읽자니 왠지 모르게 조금 민망한 생각이 들곤 했는데 아무래도 책의 제목 때문이었던 것 같다. 결혼적령기로 보이는 여자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이란 책을 읽으니 임신때문에 고민하나? 하는 생각을 타인들이 할까봐서. 그리고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이지만 생각의 틀을 잡기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그동안 과학서적은 읽어본 적이 거의 없었던 나의 무지함 때문인 것 같다. 한 챕터들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읽고 난 후 머릿속에서 주제가 명확히 정리되지가 않았기에 글을 쓰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앞으로는 인문학이나 과학분야의 책들에도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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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씨의 맛
조경수 외 지음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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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지나치게 정확하다면 그건 우리에게 아무 쓸모도 없으리. - 폴 발레리

3대에 걸친 델바터가 여성들의 사랑, 인생, 죽음, 기억, 망각을 주인공 이리스의 시선으로 무겁지 않게 풀어낸 독일 소설이다.
사서로 일하고 있던 이리스는 베르타 외할머니의 부고를 접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외할머니가 딸들이 아닌 자신에게 집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며칠동안 그 집에 머물기로 한다. 베르타 외할머니가 병원에 있는 동안 집을 돌봐준 렉소브씨를 통해 외할머니와 렉소브씨 사이의 놀라운 과거에 대해 듣게 되기도 하고 서랍에서 외할아버지의 습작 시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호수에서 수영하면서 어린시절을 함께 놀았던 미라의 동생, 이제 어엿한 변호사가 된 막스와 재회한다. 첫만남부터 왠지 나는 둘사이에 흐르는 로맨스를 느낄 수 있었다. 이리스와 사촌이었던 로스마리 그리고 미라는 어린 시절 늘 함께 어울려 놀았는데 로스마리와 미라 사이에는 이리스가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움이 있었다. 늘 셋은 "먹어 아니면 죽어"라는 놀이를 하고 놀았는데 한 사람의 눈을 가리고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입에 넣어주면 그걸 먹던가 아니면 나머지 둘과 어울려 놀수 없는 놀이였다. 하지만 어느날 로스마리가 죽자 미라는 마을을 떠나버렸고 막스는 홀로 그 마을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리스와 막스는 그동안 묻어두었던 미라와 로스마리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게 되고 사과나무 아래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제목과 표지에서 느껴지는 것과 다르게 내용은 별로 상큼하지 못했다. 그리고 3대에 걸친 내용이라고 하지만 구성면에서는 많이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첫장에 나와있던 문구처럼 기억이 지나치게 정확하다면 그건 우리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대로 기억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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