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일곱, 청춘을 묻다
이언 엮음, 이언 사진 / 시드페이퍼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았지만 모델로서, 배우로서 그의 환한 웃음을 기억한다.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전, 나는 케이블 TV <I AM A MODEL>에서 네 명의 남자모델 중 한명으로 나왔던 이언을 처음 보았었다. 최지호와 더불어 마초적인 느낌을 많이 풍겼기에 그리고 이름 또한 특이했기에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그때 TV로 보았던 그는 참 다정하고 멋있었다. 그리고 그가 과거 씨름선수 출신이었다는 특이한 이력과 그 덕분에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도 출연했었다는 단편적인 사실들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작년 여름쯤으로 기억한다. 회사에서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데 갑자기 이언 사망이란 헤드라인을 보고 깜짝 놀랐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고작 스물 일곱의 나이로, 이제 갓 연기자로서 꿈을 펼쳐가고 있던 그였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까워 했을 것이다. 

그렇게 잊혀져갈 뻔 했던 그를 이렇게 책으로나마 다시 만날 수 있어 참 좋았던 시간이었다. 20대를 함께 보냈다던 친구인 Hanjo의 소개 글과 그가 직접 썼던 다이어리의 글들 그리고 간간히 들어가있는 그의 모델 친구들의 글들을 통해 생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그가 직접 만들었다던 함께 들어있던 CD의 음악도 참 좋았다. 책을 읽는 동안 그는 참으로 성실하고 예의 바르며 사람들을 좋아하고 매력적인 인물이었음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성공하고 조금씩 유명해지자 더욱 많은 고민을 했으며 초심으로 돌아가려 노력했던 마음이 그의 글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모델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한달만에 30kg을 감량했고 몇년이 걸려도 좋으니 무대에 한번만 서게 해달라고 말했다던 박상민. 그와 같은 집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말처럼 언젠가는 꼭 그 꿈을 이룰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난 후 멈춰있는 그의 미니홈피를 가보았다. 그의 아버지 어머니가 남겨놓은 감사의 편지가 있었고 몇개의 다이어리를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은 살아생전 그가 남겨놓은 다이어리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 같다. 이럴때 싸이는 참 고마운 매체라는 생각이 든다.
모델로서의 자신을 자랑스러워했고 연기자로, 음악을 너무나 사랑했던 DJ로 열정적인 짧은 삶을 살다간 그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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