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섯 살 무렵 어머니는 ‘그래도 아들이 있어야지‘라는 할머니의 청을 거절하고 아이를더 낳는 대신 국수가게를 차렸다. 본가에 들어와 살 림과 농사를 맡으라‘는 요구 또한 받아들이지 않고자기 삶을 꾸렸다. 어머니가 종일 밭을 매고 고추를따는 사이 하루 두 번 씻겨 늘 깨끗하던 우리 몸에 이가 생기는 걸 목도하고서였다. 어떤 관계에서는‘식구니까‘ 혹은 ‘식구끼리‘라는 말이 줄곧 일방통행으로 쓰인다는 걸 깨닫고서였다.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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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이페오마 고모도 사촌들에게 똑같이 해 왔음을 깨달았다.엄마가 자식한테 어떤 식으로 말하고, 무엇을 기대하는가를통해 그 애들이 뛰어넘어야 할 목표를 점점 더 높였다. 아이들이 반드시 막대를 넘으리라 믿으면서 항상 그랬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오빠와 내 경우는 달랐다. 우리는 스스로 막대를 넘을 수있다고 믿어서 넘은 게 아니라 넘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 넘었다.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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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빌리, 음식이 입에 안 맞니?" 이페오마 고모가 이렇게 물어서 깜짝 놀랐다. 그 자리에 내가 없는 것처럼, 그저 아무 때나 누구한테나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식탁, 자기가 원하는 만큼 숨 쉴 수있는 식탁을 내가 관찰 중이라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졸로프 밥이 맛있어요, 고모, 감사합니다."
"밥이 마음에 들면 밥을 먹으렴." 이페오마 고모가 말했다.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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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괜찮다. 난 이제 노인이라 키가 줄어들고 없어. 한창때성으면 이 차에 타지도 못했을 거다. 그때는 손만 뻗어도 이체쿠나무에서 열매를 딸 수 있었지. 나무에 올라갈 필요가 없었어."
"어련하시겠어요." 이페오마 고모가 또 웃으며 말했다. "그때는 손을 뻗으면 하늘에도 닿지 않았어요?"
고모는 너무나 쉽게, 너무나 자주 웃었다. 그 가족 전부가 그랬다. 막내 치마까지도.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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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가 왜 그렇게 너랑 오빠한테 최고만 주기 위해 열심히일한다고 생각하니? 너는 이 모든 특권을 누리는 만큼 뭔가를 해야만 해. 하느님이 너에게 많은 것을 주셨으니 기대하시는 것 또한 많단 말이다. 하느님은 완벽을 기대하셔. 나한테는 제일 좋은학교에 보내 주는 아버지가 없었다. 우리 아버지는 나무와 돌을신으로 섬기며 세월을 보냈지. 선교단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아니었다면 난 오늘날 아무것도 아니었을 거야.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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