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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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에 따라 사랑의 방식 또한 변하게 마련인가보다. 아날로그 세대 사랑의 감성이 녹아나는 영화 < 접속 > 은 요즘 세대들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 < 백화 > 등의 작가로, < 너의 이름은 > 애니 영화 연출로도 유명한 가와무라 겐키가 선보이는 이번 신간은 카푸치노를 연상케 하는 달달한 연애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의 메마른 개인주의 성향의 사랑에 대한 보고서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고 아메리카노처럼 살짝 씁쓸하기도 하다.

 

대학교 사진 동아리 선후배로 만나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갔던 후지시로와 하루의 영원할 것만 같았던 사랑은 어느 순간 이유도 모른 채 끝나버린다. 그리고 오랜 세월 마음의 방황을 하던 후지시로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고 3년간의 동거 끝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볼리비아의 우유에서 날라온 한 통의 편지.

9년 전 헤어졌던 하루에게서 온 편지는 4월을 시작으로 매달 한 통씩 계속 이어지고, 이 편지를 통해 그 시절 하루와의 추억을 다시금 회상하게 된다.

 

후지시로와 약혼녀 야오이는 흔히 말하는 섹스리스 커플이다. 동거 중이지만 결혼을 앞둔 커플이 섹스리스이고 각방마저 쓰고 있다니...그러나 이들에게 이런 상황은 큰 문제가 아닌가보다. 이 커플 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사랑의 형태 또한 참 무미건조하기만 하다.

 

아무리 결혼 후 생활은 일상이고, 사랑이 아닌 정으로 산다고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결혼하고 좀 지난 부부나 하는 소리인줄 알았다.

요즘 MZ세대들의 부부의 색깔이 이러한 걸까? 사랑에 있어서도 점점 각박해지고 상대에 대한 열정이 메말라가는 것이 마음 아프다.

저자도 바로 이런 마음에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이 소설, 첨엔 9년 전 헤어졌던 사람한테 왜 이제와서 편지를 보내? 괜히 마음 흔들리게..하면서 하루의 행동이 언뜻 이해가 안되고, 편지를 받고 난 후 첫사랑의 추억에 빠지는 과정이 왠지 불안불안하지만...흔히 생각하는 결말이 아니라 맘에 든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사이먼앤가펑클의 ' April come she will ' 을 LP판으로 들으며, 나야말로 이 참에 옛시간에 빠져본다.

 

http://https://youtu.be/Zg87iG7XZIk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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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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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최초 공개이자 한국 단독 선출간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다.

알고보니 이 책도 시리즈네. 전작은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인데 반해 이번은 단편 !!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은근 기대하게 만든다.


이 책에는 총 3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고, 제목의 블랙 쇼맨은 이 이야기들의 주요 배경이 되는 도쿄 한 골목에 위치한 Bar의 바텐더인 '가미오 다케시' 를 가리킨다. 전직 마술사였던 다케시는 이 곳 트립핸드라는 바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사연을 몰래 엿듣거나 고객들이 일부러 찾아와 상담하면 특유의 재치와 말솜씨, 추리로 그녀들을 위기에서 구해준다. 읽으면서 왠지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이 살짝 연상이 된다.


전작을 읽지 않았기에, 첫번째 에피소드 ' 맨션의 여자 ' 에서 건축가 마요가 자신의 의뢰인과의 상담 장소로 삼촌인 다케시의 바를 선택하고 삼촌이 등장할 때만 해도, 나는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이 삼촌일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냥 단역의 바 주인인줄 알았던 이 사람이 3편의 이야기에서 재치있는 추리로 사건 아닌 사건을 풀어간다. 전직이 마술사가 아니라 탐정이 아니었을까..


최근 단편을 조금씩 읽으면서 장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짧은 스토리 안에서 반전까지 맛볼 수 있게 해주는데, 어쩌면 장편보다 단편이 더 쓰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긴 호흡의 장르소설에 지친 독자라면, 이런 단편으로 한 챕터씩 끊어 읽어도 꽤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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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해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9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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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북유럽 장르소설의 초석을 다진 이 유명한 시리즈를 나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것도 벌써 9번째 시리즈가 국내에 출간되었다고 하니, 독서의 묘미는 바로 이렇게 읽으면 읽을수록,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책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 아닐런지 !!!! ( 다 읽지 못할 꺼라는 사실은 조금 슬프긴 하지만..)

 

북유럽 장르소설 특유의 서늘함과 건조함 덕분에 다른 나라의 장르소설보다 더 끌리는데 이 ' 마르틴 베크 ' 시리즈는 그런 느낌이 유독 강하게 전달된다. 특히나,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맘에 쏙 들어서 읽는 내내 이들의 행동에 촛점을 맞춰 읽게 된다.

 

초반부터 사건이 팡 터져서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되나 싶었는데, 전체적으로는 굉장히 차분하고 한단계 한단계 짚어넘어가는 조사방식이고 이런 내용이 신기하게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은근 유치하지 않은 웃음코드가 살짝 배어나오는데 요런 부분도 은근 좋다. 정말로 예의 바르고 점잖고, 서두르지 않고 끈기있는 주인공 마르틴 베크 너무 좋다. 뛰어난 추리력을 소유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이런 면모가 오히려 더 매력으로 다가오는 듯 !!

그와 함께 하는 시골경찰 뇌이드는 또 반대로 굉장히 쾌활해서 이 잔잔한 소설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전편에서도 주욱 함께 해 온 듯한 동료 콜베리 캐릭터도 좋아 !!!

 

스웨덴의 아주 작은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이혼녀 살해사건은 정말로 전혀 연관성이 없는 하나의 사건에서 우연히 벌어진 사고를 계기로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전개방식은 이 시리즈의 전체적인 특징인 것 같다.

 

이 시리즈는 최고의 복지국가 중 하나로 알려진 스웨덴의 사회문제를 보여주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정말 이 책을 읽다보면 그 당시 1970년대 스웨덴이 안고 있던 다양한 문제들이 직설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소설 속 사건과 수사와는 별개로 이런 부분이 꽤나 흥미있게 느껴진다. 전편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어떤 식으로 묘사되었을지도 궁금하고, 주인공들이 어떤 식으로 등장하는지도 궁금해진다.

요 네스뵈가 이 시리즈를 표현한 '경찰소설의 모범' 이 참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득하고 감칠맛 나는 범죄소설을 좋아하시는 독자라면 특히 재미있게 읽을 시리즈로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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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마음 -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해방 심리학
박상희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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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차 심리상담사가 20여년동안 상담해왔던 내담자들 가운데, 동의를 얻은 25인의 사례와 치유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은 심리상담서를 만나보았다.

 

어린 시절 자신의 눈 앞에서 자살한 아빠에 대한 죄책감, 코로나로 한순간에 부모를 잃은 상실감, 재혼 후 다시 무너지려는 가정, 극과 극을 달리는 부자간의 갈등, 너무도 어린 나이에 소녀가장이 된 한 소녀의 버거운 현실, 20년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미래와 꿈을 포기한 사례 등등..

연령대나 대상자도, 미성년자, 주부, 남편, 탈북자, 배우자를 잃은 노년층 등 다양하고, 어쩌면 사례 하나하나가 다 이렇게나 힘든 상황인지..일면일식도 없는 사람들임에도, 이런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어 주고, 다행히 상담자의 도움을 받아 잘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인다.

 

 

 

최근에는 '동반자살' 대신에 '가족 살해 후 자살' 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자식이나 자손을 살해하는 비속 살해의 경우, 존속살해와는 다르게 가중 처벌 규정이 없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사고방식이 여전히 우리나라 깊숙히 뿌리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 사실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과 유대감은 평생에 걸쳐 좌우한다는 점이다.

어릴 때 학대나 버림, 방임 등을 경험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치유되지 못하고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는 사실. 이 책의 사례 가운데, 어린 나이에 소녀가장이 되고 삐딱하게 나가는 동생과 사회의 울타리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한 소녀는 그래도 어릴 때 아빠로부터 받았던 무한한 애정과 사랑 덕분에 이 힘든 과정을 그나마 잘 버티어 주고 있다.

반면,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한 남성은 너무도 엄격하고 도를 넘어서는 기대치로 인해, 좋은 대학과 직장, 결혼 등 소위 말하는 성공한 인생을 달리고 있음에도 내면에서 사라지지 않는 불안증에 시달린다.

 

이들에게 저자가 제시하는 치유방법은 결코 흔한 위안의 말만이 아니고 때로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제시하는데 이런 점이 개인적으로 맘에 콕 와 닿는다.

한 예로, 눈 앞에서 가장의 자살을 목격한 시어머니와 남편이 그 후 이어지는 모자간의 유대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한 사례자에게, 저자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반항보다는 위로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끝없는 위로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이들 모자 또한 자살 유가족이라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었었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이 부분에서 자살 유가족이 평생을 안고 살아가는 트라우마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의 사례처럼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저자가 제안하는 치유방법에 공감이 가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현실적인 심리학이나 상담책으로 추천하고픈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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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유키 신이치로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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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에서는 가장 핫하다는 미스터리 작가의 작품이 이번에 시옷북스의 신간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되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표지에서부터 뭔가 독특함이 느껴지는 이 소설은 300여 페이지도 채 안되는 분량에 5개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내용 또한 지금까지의 추리미스터리와는 다른 느낌이다. 장르소설 애호가들의 경우 비슷비슷한 소재와 전개에 가끔 식상함을 느끼게 마련인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작품은 신선함마저 느껴진다.

 

1991년 생 젊은 작가의 작품답게 소재만 봐도 유튜브, 매칭어플, 데이트앱, 온라인 회식 등 현대 사회의 젊은 세대와 밀접한 내용들이 기묘한 상황과 어우러져, 읽는 내내 묘한 미스터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뒷통수를 때리는 반전까지 맛보게 해준다.

 

5편의 이야기가 다 독특하지만, 특히 매칭어플이 가장 인상적이다. 대학교 3학년 딸을 둔 한 남성이 매칭어플을 통해 20대 여성을 만나 생각보다 빠른 진행에 내심 놀라면서도 기대에 차 있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 그녀의 제안에 따라 샤워를 하는 동안 뭔지 모를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데...마지막 한 문장까지 독자의 예상을 뒤엎는 마무리 완전 좋아 !!!!

 

솔직히 단편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단편집은 꽤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스토리를 전혀 예상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 것 같다.

단편을 이다지도 잘 쓴다면 장편도 꽤나 기대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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