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는 마음 -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해방 심리학
박상희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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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차 심리상담사가 20여년동안 상담해왔던 내담자들 가운데, 동의를 얻은 25인의 사례와 치유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은 심리상담서를 만나보았다.

 

어린 시절 자신의 눈 앞에서 자살한 아빠에 대한 죄책감, 코로나로 한순간에 부모를 잃은 상실감, 재혼 후 다시 무너지려는 가정, 극과 극을 달리는 부자간의 갈등, 너무도 어린 나이에 소녀가장이 된 한 소녀의 버거운 현실, 20년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미래와 꿈을 포기한 사례 등등..

연령대나 대상자도, 미성년자, 주부, 남편, 탈북자, 배우자를 잃은 노년층 등 다양하고, 어쩌면 사례 하나하나가 다 이렇게나 힘든 상황인지..일면일식도 없는 사람들임에도, 이런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어 주고, 다행히 상담자의 도움을 받아 잘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인다.

 

 

 

최근에는 '동반자살' 대신에 '가족 살해 후 자살' 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자식이나 자손을 살해하는 비속 살해의 경우, 존속살해와는 다르게 가중 처벌 규정이 없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사고방식이 여전히 우리나라 깊숙히 뿌리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 사실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과 유대감은 평생에 걸쳐 좌우한다는 점이다.

어릴 때 학대나 버림, 방임 등을 경험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치유되지 못하고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는 사실. 이 책의 사례 가운데, 어린 나이에 소녀가장이 되고 삐딱하게 나가는 동생과 사회의 울타리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한 소녀는 그래도 어릴 때 아빠로부터 받았던 무한한 애정과 사랑 덕분에 이 힘든 과정을 그나마 잘 버티어 주고 있다.

반면,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한 남성은 너무도 엄격하고 도를 넘어서는 기대치로 인해, 좋은 대학과 직장, 결혼 등 소위 말하는 성공한 인생을 달리고 있음에도 내면에서 사라지지 않는 불안증에 시달린다.

 

이들에게 저자가 제시하는 치유방법은 결코 흔한 위안의 말만이 아니고 때로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제시하는데 이런 점이 개인적으로 맘에 콕 와 닿는다.

한 예로, 눈 앞에서 가장의 자살을 목격한 시어머니와 남편이 그 후 이어지는 모자간의 유대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한 사례자에게, 저자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반항보다는 위로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끝없는 위로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이들 모자 또한 자살 유가족이라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었었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이 부분에서 자살 유가족이 평생을 안고 살아가는 트라우마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의 사례처럼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저자가 제안하는 치유방법에 공감이 가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현실적인 심리학이나 상담책으로 추천하고픈 책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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