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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
김유솔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1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평균 연령이 68세인 완도 용암리 마을을 책임지는, 27살의 똘망끼 넘치는 MZ 이장님의 에세이이다.
완도가 너무도 싫어 서울로 상경해 디자인을 공부하고 취업까지 성공했지만, 어느 날 다시 고향을 방문한 저자는 완도를 애정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고향에 정착하기로 결심한다.
완도에 사진관은 어르신이 운영하는 곳 딱 한 군데밖에 없어, 자신의 중고등때를 떠올리며 특히 청소년들이 다른 고장까지 가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사진관을 차린 후, 청소년뿐만 아니라 동네의 다양한 연령층이 사랑하는 공간이 된다.
그 후, 뜻밖의 제안으로 우여곡절끝에 이장이 되고 현재 3년째 이장직을 역임하면서, 그동안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용암리 마을 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정말로 유쾌하고 밝은 내용에 절로 행복해지는 에세이이다.

손녀뻘 되는 이장님이 밥 굶을까 허구헌날 경로당으로 불러들이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용암리 어르신들의 마음이 참으로 따스하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더할 나위 없이 정겹게 느껴지고, 어르신들의 대화는 그 어느 개그못지 않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흔히 영화에서 보면, 시골마을은 텃세가 심하고 폐쇄적인 분위기로 비춰지곤 하는데, 저자의 고향 용암리 마을만 보더라도 사람의 온정이 느껴지는 정겨운 곳인걸 보면 미디어에서 너무 극단적으로 몰아간 것일 수도 있겠고, 어쩌면 최연소 이장님으로 인해 분위기가 더 바뀌고 있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이 용암리 마을에서의 생활에 정말로 행복해 한다.

최연소 이장이라는 특이함 덕분에 기자들 인터뷰에 이어 몇 개의 방송에도 출연했다고 하는데, 그 후 사람들의 반응은...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두리뭉실하게, 뭔가를 공짜로 바라는 특성이 여지없이 나타난다.
악플은 물론이거니와, 완도를 방문하고 싶다는 명복하에 이장에게 이것저것 할인, 공짜 숙박, 관광안내까지 은근슬쩍 요구하는, 무개념의 사람들...정말 왜들 그러실까 !!
2년 전 전국 최연소 이장의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현재는 다른 사람에게 이 타이틀을 넘겨줬고(장수에 98년생 이장님 탄생), 이장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문의도 많다고 하니, 한순간 반짝하는 관심이 아니라 미세하게나마 시골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반가운 현상이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정말로 완도로 떠나고 싶어질 꺼라 생각한다.
한달 살기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고, 실제로 그 프로그램 후 완도에 정착한 청년도 있다고 하는데, ' 떠나고 싶은 마을 ' 에서 ' 살고 싶은 마을 ' 로 바꾸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열정에 진심으로 응원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