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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평점 :

우주만큼이나 신비롭게 느껴지는 곳이 바로 바다 깊은 곳, 심해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주는 신비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것에 반해 심해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영화의 영향이 좀 크게 작용한 게 아닌가 싶기도..
출판사 '타인의 사유' 에서 출간된 <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는 이러한 심해의 바다생물 특히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발광 해양생물에 대한 탐험의 기록이다. 나는 이런 이색적인(적어도 내 입장에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어떤 경유로 이 길을 걷게 되었을까 정말 궁금하다.
11살 때부터 해양생물학자가 꿈이었던 저자는 순탄하게 생물학과에 입학하지만 어릴 때 다친 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허리에 문제가 커져 척추유합 수술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수술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문제로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되면서 임사체험, 유체이탈까지 경험하게 되고 실명의 위기까지 맞게 된다. 다행히도 시간이 경과된 후 시력은 되찾았지만 이로 인해 전공을 의학부로 바꾸게 되는데 박사과정 전 대학원 조교생활을 하면서 잠시 경험하게 된 발광 해양생물의 매력에 푹 빠져 결국은 해양생물학자의 길을 다시 걷게 된다. 저자를 다시 이 길로 들어서게 만든 그 생물발광의 매력은 무엇일까?
깊은 밤바다에서 그물을 끌어 올리면, 대부분의 동물이 빛을 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이런 사실을 처음 알았다. 기껏해야 해파리, 땅에서는 반딧불이 정도만 알고 있던 내게는 이 '대부분'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놀라웠다.
이 책에는 태양빛이 닿지 않는, 건물높이 1207층 깊이의 깜깜한 심해에서 스스로 빛을 냄으로써 생존해 나가는 해양생물의 비밀,10미터가 넘는 대왕 오징어를 추적하는 과정, 그리고 여기에 저자 자신의 위태롭고 흥미로운 많은 경험담도 담겨 있다. 읽으면서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오로지 생물발광에 대한 열정, 그리고 바다에 대한 애정으로 수백 차례의 심해 탐사에 도전하는 저자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류는 지구에서는 더 이상 발견할 것이 남아 있지 않다는 생각에 우주탐험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실상은 심해의 미지의 영역이야말로 지금까지 인류가 탐험한 모든 영토의 몇 배에 이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놀랍도록 경이롭고 신비스러운 심해를 알지도 못한 채 바다를 파괴하고 있다는 말은 특히나 강하게 와 닿는다.
저자가 마법 같고 불꽃놀이 같다고 표현한 그 신비로운 장면들이 너무도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책에는 관련사진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정말 !!!!!! 상상을 초월하는 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로소 저자가 걸려든 그 마력이 이해가 되었다.
이런 사진들을 참고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훨씬 더 공감이 될 꺼라 생각한다.
경이로운 심해..이제 심해하면 컴컴하고 무서운 깊은 바다가 아닌, 아름다운 빛을 내는 해양생물들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