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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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의 감촉부터 디자인까지 일단 처음 보자마자 독자로 하여금 무조건 읽고 싶게 만들 정도로 너무 예쁘다.

1930년대의 영국 여인이 쓴 일기라는데 여기서 이 영국여인은 아마도 저자 자신의 모습이 많이 반영된 듯 싶다.

1929년부터 매주 일기 형식으로 써 내려간 이 자전적 소설을 읽으면서 100년이나 지금이나, 영국이나 한국이나 여인네의 삶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삶은 거기서 거기.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 현대의 이야기처럼 다가와서 깜짝 놀랐기도 하고..

 

읽기 전에는 우아한 영국 귀족여인의 일상을 들려주나보다 싶었는데, 이 일기의 주인공은 소도시에 사는 중산층 대열이다. 남편은 귀족집안의 토지관리인이고 무뚝뚝하기 그지없다. 매일 여유롭지 못한 생활비를 신경써야 하고 사춘기 아이들도 챙겨야 하고, 주변인물에 대해 경쟁심도 느끼지만 친목도 무시할 수 없고, 집안의 하인의 눈치도 봐야 하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뭔가 바쁘다.

매일이 소소한 사건의 연속인 것 같고 주인공의 삶 자체가 무척 통통 튄다. 목석 남편과는 아주 대조를 이루는..

 

훔쳐보는 일기만큼 재미난 것은 없는 것 같다. 살짝 미안한 맘도 들긴 하지만 말이다.

그만큼 이 일기는 속내가 아주 리얼하게 담겨 있고 주저리 주저리 하소연도 많다. 이 일기를 쓰는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읽게 된다.

 

지역 의원 부부와의 점심 후 커피와 함께 나온 커다란 각설탕 한 조각을 몰래 핸드백에 쑤셔 넣었다가 나오는 길에 핸드백을 놓쳐서 그만...각설탕이 떨어져 버리는 사건 !!!

이게 만약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 근데 그 상황을 상상만 해도 너무 웃기는걸 어째...

동시에 그 당시만 해도 이 각설탕이 쉽게 구하기 힘들고 비싼 사치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쉽고 재미있게 읽는 가운데 그 당시의 생활상, 분위기 등을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 이 일기의 매력이다.

2편 런던 일기도 빨리 읽어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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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작가
알렉산드라 앤드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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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네 !!!

이 소설을 읽으면서 딱 드는 생각이었다. 누가 기는 놈이고 누가 나는 놈인지는 소설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다.

이런 분위기의 소설 완전 좋다. 잔인하지 않지만 은근 마음 졸이며 읽게 되는..일종의 심리 스릴러 같은 느낌도 들고, 예측할 수 있을 듯 하면서 허를 찌르는 반전 굿 !!

 

작가가 되고픈 욕심만 있을 뿐 현실은 그저 그렇고, 모두 자신보다 잘났고 잘 나간다는 열등감과 초라함에 매일매일이 우울한 플로렌스는 그나마 다니던 회사도 직장상사와의 하룻밤 정사를 덜미로 큰 욕심을 부리다 쫓겨나기까지 하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은행잔고를 신경써야만 하는 추락인생을 맞이하게 된 그녀에게 어느 날 믿기지 않은 행운이 굴러들어오게 된다.

바로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조수로 채용이 된 것 !! 익명작가로 은둔하며 오로지 단 한명만이 그 작가의 실체를 알고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수수께끼인 작가. 비밀에 쌓인 작가를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이 기회를 플로렌스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부여잡게 되는데...

 

그 후로 플로렌스에게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과 그 후의 상황들을 보면서 플로렌스가 어떻게 대처할지가 대충 감이 오긴 하는데, 아무리 예측이 가능하다고는 해도 그녀가 취하는 행동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어설프고 즉흥적이어서 이 무대책의 플로렌스를 어찌하면 좋을지 대략난감이기도 하고, 자꾸 수렁에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는 안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예측할 수 있을 듯 하면서 의외의 내용이 전개되기에 아주 흥미롭게 읽힌다.

 

은근 가슴 졸이며 읽게 되는데 마지막 마무리도 맘에 들고 전체적으로 페이지 터너 소설로 추천 !!!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화로 결정됐다고 하는데 이런 내용이라면 당연히 영화로 나와야겠지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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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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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엄청 들어봤던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이번에 드디어 만나보게 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만화가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분위기이길래 모두가 그토록 열광을 하는지 진짜 궁금하던 참 !!

 

직접 읽어보니 정말 소소한 일상을 너무도 잘 잡아내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50대의 아줌마가 너무 귀엽고 머리 속에서 저자의 행동들이 절로 상상이 갈 정도이다. 공감이 팍팍 가는 부분도 있는 반면, 일본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저자가 극찬하는 음식들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할 순 없지만 어떤 음식인지 찾아보는 재미는 있었다.

 

저자는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만 가면 마음이 조금 차분해진다고 한다. 어라~~나는 정반대인데..나는 오히려 그 층에만 가면 이것저것 사고픈게 많아져 마음이 분주해지던데..이런 나의 마음은 어쩌면 저자가 말한 ' 백화점이지만 갖고 싶은 것을 전부 손에 넣을 수 있는 층..'이라는 면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생 동안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조금이라고..수많은 모르는 세상과 이별을 하고 우리는 죽어간다.는 저자의 이 문장이 왜 그렇게 맘에 콕 와 닿는지..아마도 요즘 들어 마침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해오던 참이었기에 완전 공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100엔 균일가게를 이야기하면서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지만 어딘가에 쓰고 싶어서 갖고 싶다는 저자의 말. 와우~100엔 균일가게의 유혹을 이보다 더 정확히 표현할 말이 있을까 싶다.

 

저자는 이따금 한밤중에 훌쩍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바로 구글맵 스트리트뷰를 통해서 !!!

괜찮은걸? 헬싱키도 갔다가 체코의 프라하 역 근처의 헌책방 거리도 다녀오고 과거에 여행했던 곳도 체크해서 틈틈히 이렇게 한밤중에 여행을 떠난다고 하는데 왠지 나도 해보고 싶은 구글 해외여행이다.

 

단 한 권의 책을 만났을 뿐인데도 느낄 수 있겠다. 그야말로 소소한 일상 그러나 누구나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콕 집어 이렇게 공감가는 글로 표현해 낸다는 점이 바로 마스다 미리의 매력이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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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45분 열차에서의 고백
리사 엉거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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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매력적인 스릴러 !!!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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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기회
박근호 지음 / 히읏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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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에세이는 나이 들어서도 읽기 참 좋다. 그런데 내 맘에 쏙 드는 그런 감성 에세이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 잘 안 읽게 되는데, 예전에 우연히 히읏 출판사에서 출간된 < 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 라는 긴 제목의 에세이를 만나고 나서, 박근호 작가님의 글이 참 좋아졌다.

 

이번 신간의 분위기도 역시 잔잔하면서도 무척이나 따스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저자가 훨씬 더 내성적이라는 사실. 그런 이미지가 에세이와 더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7년간 기부하고 있는 보육원에도 딱 한번 빼고는 밤에만 몰래 가서 기부물품을 놓고 올 정도로 남 앞에 드러나는 걸 너무도 부끄러워하는 성격인데, 연기를 배운다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비록 연기일지라도 본인에게 주어진 배역의 삶을 살아보고픈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고, 자신의 연기영상을 체크해야 하는 과정에 맞닥뜨리고는 카메라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했고, 결국에는 카메라 렌즈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수 있었다는 일화를 보고 참 독특하면서도 강단이 있으시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화하다 보면 유독 밝은 기운을 내뿜고 행복해보이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뭔가 뚜렷하게 좋아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 부분 나도 동감!!!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더라도 깊게 좋아하고 푹 빠질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부분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 대상이 저자에게는 아마도 요리, 글쓰기? 나에게는 책과 영화, 여행?

 

이번 글에서는 저자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읽으면서 맘이 짠하다.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희미한 추억, 그 후 오랜 세월 조그마한 집에서 함께 생활했던 아버지에 대한 회한의 글 독자의 맘까지 서글프게 만든다.

 

이번 에세이 역시 긴 글과 짧은 글의 교차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이번 장까지만 읽다 자야지...하는데 자꾸자꾸 책장을 넘기게 된다.

편안함과 고독, 그리움과 사랑..이런 감정을 모두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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