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기회
박근호 지음 / 히읏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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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에세이는 나이 들어서도 읽기 참 좋다. 그런데 내 맘에 쏙 드는 그런 감성 에세이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 잘 안 읽게 되는데, 예전에 우연히 히읏 출판사에서 출간된 < 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 라는 긴 제목의 에세이를 만나고 나서, 박근호 작가님의 글이 참 좋아졌다.

 

이번 신간의 분위기도 역시 잔잔하면서도 무척이나 따스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저자가 훨씬 더 내성적이라는 사실. 그런 이미지가 에세이와 더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7년간 기부하고 있는 보육원에도 딱 한번 빼고는 밤에만 몰래 가서 기부물품을 놓고 올 정도로 남 앞에 드러나는 걸 너무도 부끄러워하는 성격인데, 연기를 배운다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비록 연기일지라도 본인에게 주어진 배역의 삶을 살아보고픈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고, 자신의 연기영상을 체크해야 하는 과정에 맞닥뜨리고는 카메라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했고, 결국에는 카메라 렌즈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수 있었다는 일화를 보고 참 독특하면서도 강단이 있으시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화하다 보면 유독 밝은 기운을 내뿜고 행복해보이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뭔가 뚜렷하게 좋아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 부분 나도 동감!!!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더라도 깊게 좋아하고 푹 빠질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부분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 대상이 저자에게는 아마도 요리, 글쓰기? 나에게는 책과 영화, 여행?

 

이번 글에서는 저자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읽으면서 맘이 짠하다.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희미한 추억, 그 후 오랜 세월 조그마한 집에서 함께 생활했던 아버지에 대한 회한의 글 독자의 맘까지 서글프게 만든다.

 

이번 에세이 역시 긴 글과 짧은 글의 교차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이번 장까지만 읽다 자야지...하는데 자꾸자꾸 책장을 넘기게 된다.

편안함과 고독, 그리움과 사랑..이런 감정을 모두 느낄 수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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