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래 - 데이비드 샴보 조지워싱턴대 교수.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샴보 지음, 최지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작년에 중국과 관련해 출간된 글들 가운데에서 가장 관심있게 읽었던 ‘중국, 세계로 가다’의 저자 데이비드 샴보의 우리나라에 새로 번역 출간된 책을 접했습니다. 중국은 앞으로 ‘불완전한 강대국’에 위치할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샴보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정치학자 이자 국제관계학자인데요. 그는 중국을 해석하는 방법과 관련해 자신의 주 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 및 경제적 부분에서도 깊은 이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미국에서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이기도 하겠지만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글에서도 특유의 통찰력을 찾아볼 수 있더군요.

지금도 그렇지만, 세계 학계에서 가까운 미래의 중국의 모습에 관련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연히 아닐겁니다.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그로 인한 베이징 발 경제 투자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그만큼 중요해졌고 이러한 경제적 번영을 바탕으로 중국이 제한적일지라도 민주주의화가 되는 것이 또한 세계 안보에 큰 도움이 되리라 여기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러한 궁금증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샴보 교수는 몇가지 예측을 남겨놨습니다. 현재의 싱가포르 모델과 비슷한 준 민주주의, 경성 혹은 연성 권위주의체제, 최악이라고 봐도 무방한 신전체주의. 체제 등이 그러합니다.

현재의 중국 정치체제는 중국 공산당이 일종의 엘리트 독재 형태의 당이 국가를 통치하는 형태인데요. 여기서 ‘엘리트 독재’가 정확히 맞는 표현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약간의 저의 식으로 공산당 기득권 독재를 순화한 표현이라고 밝히고 싶군요. 이 일당독재 정치체제가 그동안의 높은 성과로 나타난 경제 성장이 뒷받침 하지 않으면 중국 인민들의 정치 민주화와 자유주의 요구가 빗발칠 가능성이 있어 중국 정치권이 경제 발전에 사활을 거는 이유일 겁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공산당이 요구하는 여러 규칙과 사회 제도에 대해 현재까지는 중국인들이 대부분 수용하고 있는 편인데요. 더 내면을 들어가보면 이미 사회 모순이 심각한 수준이고 특히나 빈부 격차, 도농 격차, 지도층의 부패 문제 등이 어떠한 식으로든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봐야겠습니다.

이런 지속적인 경제 발전 논의에서도 시스템상, 중국의 은행들은 거의 국유화되어 있고, 금융 제도 전반의 비개방적인 측면, 무역과 관련해 수출 분야에 대한 1차 가공 수출에 기여를 받고 있는 측면은 샴보 교수 또한 문제점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러한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이 앞으로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행보와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중국 정치권은 이미 싱가포르 모델과 같은 준 민주주의 모델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장기 집권의 틀을 닦은 시진핑 국가 주석 또한 그 자신이 강력한 반 자유주의자이며 강한 공산당에 의한 통치를 신념으로 갖고 있어 경성이나 연성 권의주의 체제로의 답습이거나 아니면 최악으로 신 전체주의적 입장으로 선회할 수도 있는데요. 이러한 가능성들의 전제 조건은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 말씀 드리면, 중국 사회 내부의 심각한 모순들을 공산당이 경제 발전이라는 반대 급부로 틀어막고 있는데요.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책을 읽다가 한가지 씁쓸한 생각이 든 것은, 얼마전에 있었던 한중간의 사드 배치 갈등을 논외로 하더라도 베이징이 보는 서울은 그래도 ‘한국은 순종적이다’ 라고 보는 평가였습니다. 이는 1980년대 이후부터 더이상 고분고분 하지 않는 북쪽의 ‘평양’에 대한 반대되는 표현으로 여겨지기는 하는데요.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더군요. 사실 샴보 교수의 판단이 아니더라도 많은 학자들이 우리가 중국에 할말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여기는 듯 했습니다.

끝으로 이것을 현실주의적 입장이라고 평가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자 역시 중국이 주도한 여러 영토 문제로 인한 긴장 고조로 ‘무조건 전쟁이 없다’는 다수의 예측에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주 국제정치학에서 말하는 기본적인 측면에서 국제 정치가 말 그대로 무정부상태라면 아무리 효과적인 대화와 물밑 교섭들이 행해진다 하더라도 사소한 갈등이 큰 전화로 번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중 간의 경제적 협력 내지는 서로간의 밀접한 이해관계로 인해 심각한 양국간의 심각한 전쟁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요. 미중간의 전략적 불신, 미국이 갖고 있는 비대칭 동맹들에 의한 연루의 문제, 어느 지역 내의 패권국 출현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역외 균형 (offshore balancing) 전략 등 저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문제에 강대국이 어떠한 선택을 하리라는 것에는 오늘날 어느정도 자명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러한 미래의 예측들에 사소하지 않고 신중히 접근해 대응하는 것이 바로 국제정치학과 외교학이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사소한 조언을 드리자면, 앞으로 미중 관계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이해를 바라신다면, 주재우 선생의 “한국인을 위한 미중 관계사”, 피터 나바로의 ‘웅크린 호랑이’ 데이비드 샴보의 ‘중국, 세계로 가다’ 와 민신 페이의 ‘불확실한 중국의 미래’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