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의 미국사 1980~2011 - 딘 베이커가 쓴
딘 베이커 지음, 최성근 옮김 / 시대의창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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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경제정책연구소의 연구원을 역임하고 경제정책연구소를 공동 창립한 미국내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딘 베이커의 ‘가장 최근의 미국사 1980~2011’를 일독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딘 베이커의 이 책을 빨리 읽어보려고 했는데 이제서야 기회가 닿았네요.

우선 가장 먼저 이 책에 대해 밝히고 싶은 것은 번역도 그렇거니와 원래 원문 또한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로 이뤄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문장들과 글 전체의 가독률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덕분에 즐겁게 술술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베이커는 1980년 부터 2011년까지의 백악관과 의회 위주의 미국 정치사를 담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엄밀히 따지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임기까지를 포함한 분량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2008년 뉴욕발 세계 금융 위기와 뒤이어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와 관련된 것은 추후에 씌어진 것으로 보이는 보론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든 간략하게나마 앞선 그 이후의 시기를 다루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일겁니다.

레이건 행정부 이전 즉, 카터 행정부까지는 그동안 자주 접했던 ‘미국의 일방주의’ 나 ‘우선적 개입주의’가 그렇게 노골적이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저자인 베이커도 이런 레이건 행정부의 출범을 ‘미국의 거대의 전환’ 이라는 측면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대외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미국이 그동안 자랑스럽게 강조해 온 ‘아메리칸 드림’의 기반인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소득과 성공이 실질적인 부유세 감세와 저학력 출신 노동자들이 기반인 되어 있던 제조업 부분의 실질 소득을 시장에 맡기며 동시에 정부의 무관심으로 일관해 복지 지출의 감소와 함께 대표적인 신자유주의적 삶을 국민들에게 감내하게 했다는 평가를 하는 것으로 비판적인 논점을 보이고 있는데요. 레이건은 임기 당시 경제 주체들에게 상당한 혜택을 손에 쥐어주고, 반대로 일반 시민들의 자유를 제한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미국의 많은 지식인들의 평가는 여기에 소개된 사례들만으로도 충분히 신빙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레이건 대통령의 임기 당시 불법한 개입이라고 봐도 무방한 ‘이란-콘트라’ 사건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이란에 무기를 판매한 대금을 니카라과의 독재 정권 게릴라들에게 불법 지원한 것에 당시 국방부와 군부에서 대통령 모르게 추진했다는 일관된 발언은 뭔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었고, 레이건 임기 말에 이 사건과 관련된 관료들에게 사면권을 부여한 것은 설사 물리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정황상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미국 내에서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받고 있는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1983년에 있었던 ‘그레나다 침공’ 에 대한 과정도 당시 행정부와 미군이 불법적인 수단으로 개입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상황 서술과 몇가지 증거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사실 전반적으로 이 시기에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CIA에 의한 공작 정치와 개입, 그리고 파나마와 그레나다와 같은 군사력 투입과 같은 비도덕적인 방법도 불사했는데요. 사실 그동안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을 통해 미국의 패권 시기의 자행된 매우 불합리한 사건으로 비판 받아왔고 단순히 미국 행위의 동조하는 많은 이들이 이것을 눈감아 왔는데요. 남미 지역을 포함한 아메리카 전역이 미국의 영향권으로 봐야되지만 여기에 속한 국가들이 미국을 신뢰하지 못한 것은 아르헨티나와 영국간의 포클랜드 전쟁 당시 미국이 잠정적으로 영국의 편을 든 선례를 남겨 앞선 그러한 비합법적인 공작과 개입과 더불어 이 지역의 미국의 평판과 신뢰에 금이 간 것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오늘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과 같은 배경에는 이러한 측면이 분명 작용했다고 봐야겠죠.

이후 클린턴 정부 시기의 모니카 르윈스키로 비롯되는 성추문과 애초에 이것이 언론에 알려졌을 때 순순히 시인을 했다면 국내 여론이 심각하지 않았을 문제를 완강히 부인하다가 나중에야 시인해 이 사건의 여파가 작지 않았고, 북미자유협정안에 대해 민주당의 핵심지지층들이 반발을 보여 이에 따른 문제도 있었습니다. 클린턴 정부 동안은 대체로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렸으나 그 이면에서는 증시가 버블 상태에 있어서 이 점을 살펴보지 않고 경제적 호황만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를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 주 개표 논란으로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던 당시 개표 조작 사건은 조지 W. 부시에게 최종적으로 백악관의 열쇠를 손에 건넸지만, 정국 초기에 이러한 논란 등으로 당선된 신임 대통령이 의회와 국민들에게 보다 겸허한 자세로 나설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많은 득표를 배경으로 당선된 대통령처럼 부시 자신이 그렇게 행동했으며, 이러한 정치적 기조는 2001년 9. 11 테러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거치며 부시는 미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논란에 서게 됩니다. 이라크 전쟁 당시 주요 동맹국이라 불리우는 프랑스와 독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UN의 입장을 거부하면서까지 이라크에 대량 살상 무기가 있다는 실제적 증거 없이 개입해 쿠바 관타나모 기지 등에서의 국제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포고 고문 사건까지 드러나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외면을 받았습니다. 현재의 트럼프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의 이러한 미국 우선주의에 향수를 느끼고 이를 본받으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양 국가의 개입에 막대한 전비를 쓰고서도 해당 국가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지도 못하고 오히려 내부 갈등만 더 심화시킨 결과로 이어진 것은 교훈을 삼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딘 베이커는 여러 행정부의 주요한 사건들에 비교적 상세한 자료를 갖다대며, 강한 비판을 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부시 행정부 다시 카트리나 허리케인의 루이지애나 상륙 당시 부시는 재난본부 인사를 그에 맞지 않는 측근을 임영시키고 휴가를 갔다가 3일만에 백악관에 등장해 그 지역 대부분의 피난민이 흑인이었던 상황에 대응 실패로 1000명이나 되는 희생자가 발생하게 된 것은 미국 사회가 얼마나 인종적 편견과 사회 안전 기반 시설이 얼마나 되어 있지 않은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그동안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적지 않은 글들을 접해봤지만 지금의 미국은 시민들의 안전과 인간적 권리에 대한 의식이 정치권에서는 특히나 결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고 더불어 보편적 복지에 대한 미국인들 자체의 극심한 편견과 이기주의적 입장이 팽배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전세계 민주주의의 대형 내지는 수장이라고 봐도 무방한 미국이 나날이 ‘금권 정치화’ 되고 있는 현실이 우리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이익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적 소외의 범위에 있는 많은 미국 시민들이 나날이 마땅히 누려야 될 인간적 권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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