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세기의 종언 - 아시아의 전쟁 위험 및 경제·무역·정치·인구 문제 대해부
마이클 오슬린 지음, 김성윤 옮김 / 오르마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미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원제, The End Of The Asian Century 인-아시아 세기의 종언’ 의 저자는 과거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였던 마이클 오슬린입니다. 현재는 미국기업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디렉터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역사학과의 교수를 역임한 경력이 흥미롭게 느껴져 구글에서 검색을 했더니 학부는 조지 타운 대학에서 수료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책에 수록된 저자의 흑백 사진보다 웹에 올려져 있는 컬러 사진을 보니 뭔가 배우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사실 한국에 번역 출간된 이 책의 제목이 조금 의구심이 들어 책 겉표지에 원제가 씌어 있음에도 다시 검색을 해봤는데요. 원제가 맞는 것 같더군요. 그러니까 다시말해 개인적인 의문은 요즘 세계 역사에서 과연 ‘아시의 세기’가 도래하긴한건가 라는 문제였는데요. 책을 천천히 읽어보니 아마도 저자는 과거 일본 제국시기와 근래 중국의 대두로 비롯된 분위기를 빗대어 지칭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2차대전 당시 일본 제국시기와 관련해서는 서구 문물을 받아들여 성공적으로 산업화를 일본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요, 이를 대단하게 해석하는 것은 뭔가 확대해석의 오류가 될까봐 저어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뒷맛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하여튼 덩샤오핑의 중국이 가공할만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경제 2위에 오른 이 분위기와 그 (다소 긍정적인) 여파에 대한 평가를 ‘아시아의 세기’ 라고 부른다면 이 관대한 표현의 시기가 과연 얼마나, 끊임없이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예측과 분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로 다루고 있는 국가와 지역은 한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지역, 인도가 중심입니다. 아무래도 현시점에서 대국의 대접과 과거의 영향력을 복원시키려는 중국의 대두와 이를 어떻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관리해야되는지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 이 책에 실려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미국의 주도로 이 지역의 안보에 영향력을 끼쳤던 ‘소위 미국 중심의 부챗살 동맹’ 이 냉전 시기부터 지역 안정의 기여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중국에 의한 세력 변동의 균형을 저지하지는 못했다는 한계로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인의 입장으로 자신의 국익에 걸맞는 평가라고 볼 수 있겠으나, 사실상 미국의 동맹국들로 지지되는 지역의 안보적인 답보로 우리 나라를 비롯한 지역 국가들이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의 번영을 누린 것은 얼마간 사실이니 인정을 해야될 부분일 것입니다. 더욱이 정치, 경제, 사회적인 측면에서 동북아시아 3국과 동남아시아, 인도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비평한 것도 꽤 인상이 깊었는데요. 저자인 마이큻 오슬린은 실제로 아시아 각국의 주요 인사들과 대담과 만남을 통해 현지의 분위기 등을 토대로 글을 마련했던 것으로 느껴지는데요. 개인적으로 문장들이 설득력이 높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정치권력과 경제를 거머쥔 기득권 층들의 부패 문제, 조만간 이 모순이 내부에서 터질 경우 가뜩이나 권력의 정당성 문제에 고심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아주 손쉬운 방법인 ‘중국 인민들의 민족주의 열망’에 한발 담궈 해소할 가능성은 매우 큰 리스크라 보고 있고, 한국과 일본의 고령화 문제, 인구 감소로 비롯되는 심각한 경제 노동력 감소, 노년층의 빈곤 문제와 복지 문제 등이 앞으로 양국의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관건이 될 사항이며,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다소 과다하게 투입되고 있는 사교육 비용을 비롯한 교육 비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첨언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질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중견국 한국’은 북쪽에 근본적인 안보 불안의 원인인 북한 문제가 중국과 일본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환경에 더욱 도움이 안되고 있는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충분히 강국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머리 위의 북한의 문제가 한국의 군사 외교적 측면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임을 우리에게 다시금 기억시키고 있습니다.

꽤 조심스런 평가이긴 하지만, 저자인 오슬린도 앞으로 혹시 있을 모를 지역내 중국의 패권 지향과 영향력 확대에 대하 관리가 필요함을 말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한국과 일본, 태국 이 3국이 서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미국과 연계하여 사소한 충돌로 직접적인 무력 충돌로 확대될 중국발 위기에 면밀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아시아 전체를 꼽아도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 문제와 일본의 평화 헌법 개정을 비롯한 군사 대국화 발걸음에 나서는 것에 대한 아주 전반적인 불신을 갖고 있어 양국의 관계가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도 별로 좋지 않은 것이죠. 물론 이것은 사소한 해석이고 대국적인 측면에서 이 지역내의 안보를 위해서는 미국과 앞서 언급한 이 3개국이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과거사 사과를 인정한 고노 담화를 끊임없이 무력화 시키려고 하고 있는 아베의 정치적 욕망과 정당하고 인정받을 만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실된 인정을 자신들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 이라고 평가하는 일본의 우익들과 대다수의 정치인들의 속셈임을 이미 많은 책들을 통해 알고 있어 한일간의 필요한 관계 정상화는 앞으로도 요원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아베의 수정주의적 역사관은 미국의 여론마저도 불쾌하게 만들 정도니까요.

즉, 종장에서 오슬린이 밝히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아시아의 세기’ 가 근본적으로 한반도,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정말 사소한 대립으로 유럽이나 납북 아메리카의 경우와 같은 공동 안보 대화 협의체가 거의 전무한 이 지역의 현실로 봤을 때, 지역에 있는 각국의 정치권들이 이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 리스크 자체가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는 사뭇 평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슬린의 이 글은 이 곳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뼈아픈 충고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지에 거의 30만에 육박하는 군사력과 첨단 무기들을 배치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도 예측하기 힘든 권위주의적 독재체제의 중국에 대한 관리가 이러한 복잡한 배경 때문에 더 힘든 것이 아닌가 봐야 겠구요. 그래서 머리를 짜내어 도출할 수 있는 해결책은 점진적으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민주주의를 더 확대 하는 수밖에 없는 것으로 저자는 결론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2020년 이후 중국의 민주화와 북한의 핵포기가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의 필 수 요소가 될 것임은 아주 자명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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