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마법에서 깨어나라
존 던 지음, 황미영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원제는 Breaking Democracy’s Spell 인 이 책은 지난 2014년 에 출판된 것을 2015년에 ‘민주주의의 마법에서 깨어나라’ 라는 제목으로 2015년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저자는 세계 정치학계의 거두라 칭할 수 있는 존 던 인데요. 그는 영국의 ‘옥스브릿지’ 중 캠브리지 대학에서 학위를 마치고 하버드 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주로 정치학계에서 활발한 연구를 해왔는데요. 존 던 교수가 예일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고 출판사측에서 소개하고 있는데요. 단순한 강연록인지 아니면 강연을 바탕으로 새로 논문 형태로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강연에서 좀 더 명확한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에 어떤 영감을 받은 모양입니다. 제가 이렇게 느낀 연유는 글 전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와 한계, 역사적 배경 등 왠지 모르게 일반 시민들이 알아야만 하는 개념을 저자 스스로 정확히 알려야겠다는 의지가 느껴져서죠. 약간의 확대해석이 가미된 저의 억측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의 체제의 확립과 확장은 아마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힘을 잃은 유럽을 대신해 미국이 소련과 더불어 패권지향국이 되면서 동시에 찾아온 극심한 동서냉전시기와도 맞물려 도래했는데요. 이러한 배경보다도 더 중요한 요인은 미국이 스스로 민주주의 국가의 본류로 자임했기 때문일겁니다. 작게는 니카라과와 파나마, 그레나다, 좀 더 크게는 한국전쟁,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의 한결같은 구호는 민주주의였습니다. 존 던 교수는 우리가 갖고 있는 오해에 대한 시작으로 ‘민주주의가 곧 좋은 정부’ 라는 식의 선입견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먼저 꼬집어 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고대 그리스에서 태동했다면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민주주의 이념이 다소간 확장되었던 그 특수한 역사적 배경이 오늘날 민주주의의 시대의 대두를 이끌었으며,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권역이 스스로 자멸함으로써 사실상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반성이 부족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체제 자체가 스스로 만능이 아니고 모든 사회 갈등요소를 해소 할수는 없으며, 물론 민주주의가 부의 재분배에 대한 문제에 고민은 하고 있지만 사회 내의 부의 집중 문제는 아마도 자본주의의 모순이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다수의 시민을 이끄는 정치 체제의 한 형태인 민주주의에 대한 너무나 큰 기대나 과도한 찬양을 보일 필요는 없겠죠.

그는 또한 현재 중동의 많은 시민들과 일부 유럽의 시민들까지 민주주주의가 자신들에게 안정과 번영, 실존적 안정을 제공해준다고 전적으로 확신하는 이는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정부가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좋은지 평가할 책임은 전적으로 국민 전체에게 있다는 선을 그으면서 저는 이 부분을 민주주의를 좀 더 개선하고 발전시킬수 있는 역할은 해당하는 시민들이 스스로 해내야하는 부분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느꼈는데요. 다만 오늘날 현대 민주주의는 통치의 정당성과 권위를 시민의 위임을 받은 통치 권력에 부여함으로써 국가를 통치하게끔 하는 역할로 표현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입장이 대의제 민주주의의 모습이라면 실질적으로 일반 투표권만으로는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권력을 제대로 견제하기란 아직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민주주의는 많은 학자들이 인정하듯이 오도되면 심각한 중우정치와 포퓰리즘 심하면 파시즘까지 잉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존 던 교수가 마지막 부분에 강조하듯이 교육이 차지하는 역할이 실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이게도 인터넷의 발달로 시민들의 거의 즉각적인 정치적 반응이 이뤄질 수 있는 현실은 그나마 위안을 가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시민들이 실제적으로 정치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평등 선거에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이 평등 선거가 가장 공정한 토대이므로 이 부분은 인정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오늘날 미국의 정치는 거의 ‘금권 정치’ 로 왜곡되었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의 정치학자들이 이 부분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수 이익 집단에 대한 무차별적인 의회와 행정부에 대한 로비를 민주주의에서 당연히 용인되는 시민들의 정치적 의견 정도로 볼 것인지 아니면 명확하게 선거와 투표로 그 통치권이 부여되지 않은 이익 집단들이 고용한 하수인들의 매우 심각한 민주주의 침해인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할 것 입니다. 의료 보험 개혁이라든지, 복지 문제 등 시민들의 실생활에 밀접한 안건들에 대한 나쁜 간섭들이 바로 이러한 금권 정치에서 비롯되니까요.

저의 설명이 약간 미진한 듯 하지만, 존 던 교수의 이 글은 실로 적절한 시기에 나온 저작이라고 생각됩니다. 중동에서의 민주화 바람과 그 절반의 실패, 미국과 유럽의 수수방관적 태도 등 오늘날 민주 진영들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기에 오늘날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가 더욱 필요한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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