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신용 -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가
클리포드 H. 더글러스 지음, 이승현 옮김 / 역사비평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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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학에서 꽤 독특한 위치를 차지고 하있는 클리포드 H. 더글라스의 ‘사회 신용‘을 일독했습니다. 더글라스의 이 책은 1924년에 처음 출간되었는데요. 이번에 우리나라에 1933년 개정판을 베이스로 역시비평사에서 최근에 완역 출간을 했습니다. 출간된 해가 2016년인데, 그동안 잠시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구해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더글라스는 전공을 수료한 학자 출신이 아니라, 웨스팅하우스의 엔지니어로 일과 관련해 미국과 인도 등의 현지 경험하는 등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웨스팅하우스라면 원자력 발전으로 유명한 그 회사인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뒤늦게 31세 나이로 캠브리지에서의 학업을 시작하지만 대학과정을 다 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어떤 개인사가 있을법 한데,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그의 이 책, ‘사회 신용‘에 대해 케인스가 과소소비론과 관련해 언급하고 있는데요. 약간의 상상에 기대면 그가 제도권과 주류 학자가 아니어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계의 기득권은 꽤 배타적인 법이라 할 수 있죠.

책을 전체적으로 요약해본다면, 시장 경제 시스템에서 금융과 이를 수단으로 삼는 금융권력에 대한 경각심과 전통적인 경제학에서의 기본적 이론들을 다시금 재론하는 것이 맥락입니다. 이런 토대에 고용과 산업 전반, 저축 문제, 세금 등을 서로 연계해서 다루고 있는데요. 이번에 국문으로 번역된 책에는 일종의 부제로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가‘ 라고 나와있는데요. 물론 더글라스가 논의를 하는 부분에서 개인의 소득 문제와 그것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개인 소비 욕구와 생활에 대한 언급이 나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고찰이라고 평가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꽤 독특한 도덕적 상벌 이론을 경제와 시장에 인용해 해석하는 것은 신선한 부분이지만 개인의 경제 시스템하에서 노임과 봉급, 배당 시스템에 긴밀하게 얽혀있는 것이 도덕적 규율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조금 맞지 않는 분석이라고 해야겠죠. 뭐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를 제어하고 규제할 수 있는 것은 법률이 효과적이 되어있고, 정부와 기업도 마찬가지로 이런 법률에 기반하는 것이 거의 정설이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문제는 실제로는 완벽하게 법률의 적법성대로 돌아가지 않는 현실이겠죠. 이 부분을 여기서 깨내 들면 매우 장황한 글이 될 듯 싶어서 이 정도로 언급만 하겠습니다.

이처럼 이 글이 나온 시점이 1차 대전과 사회 경제 시스템이 정부에 의존해야만 하는 즈음이라 면밀하게 지금의 시점과 맞아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그가 완전한 자유체제의 시장 자본주의를 옹호만 하지는 않았다는 점이죠. 실업자도 살 수 있는, 즉 고용되지 않고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대책을 도입하는 일이란 부도덕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도덕적으로 타락시킨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나, ‘노동‘에 의해서만 생계 수단을 얻을 수 있다면, 이들이 일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는 기껏해야 자살할 수 밖에 없을 따름이다 라고 하는 등 이것 말고도 금융 권력에 의한 소위 ‘금권 정치‘에 대해서도 에둘러 비판하고 있습니다. 제도권의 학자들은 이러한 더글라스의 ‘금권‘ 에 대한 언급을 다소 음모론적인 의미로 제한에서 받아들이고 있는데 약간 다른 상황이지만 지금의 미국 의회의 로비스트들을 고용한 각종 이권 단체들의 의한 이익 다툼이 ‘금권‘ 정치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폐해를 보이고 있는 현실이죠.

뿐만 아니라 경제를 다루는 이러한 금권이 기존의 ‘정치 권력‘에 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으며, 종내에 그는 ‘현재 금융 및 사회 시스템의 붕괴는 확실하다‘ 고 결론 내며, 다시 1914년 이전으로는 돌아가기 힘들 것이다 라는 당시의 상황을 비장하게 말하는데요. 아마도 더글라스는 본래의 시장이 전통적인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자연적인 자정 능력이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말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금권력을 각 금융기관들이 집중시켜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화폐와 구매력을 더욱더 제한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싶군요. 특히 전세계의 많은 보수 우파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소위 보수 우파들은 과거 대처가 말한 것처럼 자본주의에 대안은 없으며, 자본주의 주체가 모순이 없는 뫈벽한 것이라고 믿고 있는 권력과 기득권이 존재하는 것은 매우 사회 현실상 매우 위험하며 이를 단순하게 ˝분배 문제와 실업 문제는 상당 부분 망상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하는 더글라스의 언급은 우리가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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