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 시골촌뜨기에서 권력의 정점에 서다
소마 마사루 지음, 이용빈 옮김, 김태호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며칠전에 이곳을 통해 리뷰했던 샹장위의 글 ‘시진핑과 브레인‘에서 시진핑 주석에 관한 개인사적인 측면의 설명이 조금 부족한 듯 싶어 그를 분석한 다른 책을 검색하다가 일본 내에서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알려진 소마 마사루의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마사루는 중국 문제에 능통한 언론인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더불어 그는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남다른 식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시진핑이 리커창 등 다른 정치적 경쟁자들을 누르고 중국 최고위의 자리에 오른 것은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경쟁 관계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물론 제가 설명한 이 부분이 전체적인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그 외에도 태자당과 상하이방, 그리고 그가 근무했던 여러 성의 관료들, 모교인 칭화대 인맥 등 다방면에서 고루 지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인 마사루도 일견 언급하고 있지만 중국의 정치는 소위 인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인치는 여러 의미를 갖고 있지만 특히 정계와 당을 아우르는 여러 인간 관계의 중요성은 크게 가치가 부여됩니다. 시진핑은 이러한 측면에서 큰 수혜자인데요. 특히 아버지인 시중쉰의 인맥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들인 온화하고 따뜻한 미소의 이미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인화는 그가 하방을 통해 맺게되는 여러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큰 호감을 느끼게 만드는 강점이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지금의 시진핑이 그 자리에 있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쩡칭홍입니다. 그는 본디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의 사람으로 시진핑과 마찬가지로 태자장의 인물입니다. 상하시의 일인자였던 천량위 문제를 계기로 장쩌민과 갈라서고 후진타오와 협력하게 됩니다. 물론 그로 인해 장쩌민의 본노를 온몸에 받아야 했는데요. 이후, 후진타오의 후계 구도를 놓고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잠정적인 대결에 나설 시기에 후진타오가 적극 추천했던 리커창 카드를 무르고 장쩌민이 원했던 시진핑을 옹립하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이 쩡칭홍입니다. 그는 이 시기 전후로 화려하게 모든 공직에서 은퇴하게 됩니다.

이렇게 당과 권력에 정점에 서는 시진핑이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꽤 고난의 시기였더군요. 부친인 시중쉰이 문화대혁명 시기에 10년이 넘는 고초를 당하자 시진핑을 비롯한 그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데요. 베이징에서 제법 윤택한 생활을 했던 시진핑은 어린 나이에 산시성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그 시절부터 그는 각 지방을 돌며 행정과 정치력을 쌓게 되고 칭화대를 거쳐 그야말로 은인자중의 자세로 몸을 굽히고 많은 당과 권력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시진핑 주석의 모습을 티비 화면이나 인터넷 기사로 접했습니다만 어린 제가 보기에도 그의 얼굴과 풍모에서 깊은 연륜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많은 해외의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속내는 겉에 드러나는 것과는 다를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는데요. 이 책의 저자인 마사루도 2009년 광둥성에 있었던 위구르인들의 차별 반대에 따른 격렬한 시위에 대한 인정사정 없는 진압과 2010년 10월 16일 부터 3일간 일어난 격렬한 반일 데모에도 그가 뒤에 있었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의 민족주의 데모에 중국 당국이 알게 모르게 지원한다는 가설은 많이 있었는데요. 과거 구 유고의 중국 대사관에 대한 미군의 오폭으로 베이징에서 격렬한 반미 데모가 일어났을 때 일부 학생들을 중국 공안당국이 차로 시위 현장까지 일일이 지원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중국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의 심각한 중국의 내부 갈등을 완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중국민들의 민족주의적 발동을 당국이 관리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가지 호기심이 들었는데요. 시진핑의 과거사적인 행적들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은 그의 민중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알 수 있는데요. 현재 자신의 주민들을 기아에 내몰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을 과연 어떻게 여길지 그것이 궁금하더군요. 물론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와 북중 관계로 봤을 때는 자신의 마음에 스며드는 김정은에 대한 지극한 혐오를 끝내 감추고는 있겠죠. 지금의 핵과 미사일 사태로 발생된 심상치 않은 한반도 사태를 더이상 악화시키는 것을 방지해야 하는 중국의 국익이 걸린 상황으로서는 김정은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 인간 시진핑은 어떤 기분일지 그것이 몹시 궁금하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