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진실 - 객관성이 춤추는 시대의 보고서
파하드 만주 지음, 권혜정 옮김 / 비즈앤비즈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남아프리카 출신의 언론인이자 작가로 유명한 파하드 만주는 이기적 진실 True Enough 의 출판으로 당시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미국 주류 언론계에서 잘 다루지 않은 ‘대중이 자신의 입맛대로 받아들이는 객관적 진실‘ 에 대한 실체를 분석해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책에 소개되고 있는 여러 사례중에 흥미를 일으키는 것은 2004년 당시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의 베트남 파병 시절에 대한 공화당 진영의 전역 군인들의 진실이 왜곡된 반대적 홍보 활동, 2001년 9. 11 당시에 무역센터 남쪽 빌딩에 충돌했던 여객기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었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일인 블로거, 2004년 대선 당시 개표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다는 전문가 등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조를 하며 작위적으로 소위 ‘선택적 노출‘을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선택적 노출은 일종의 자신의 믿음을 부정하는 정보들에 대해 무시하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인지 상황에 인지 부조화를 피할 수 없지만 자신이 납득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진실 인양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인터넷 매체가 발달하면서 소위 정보의 홍수라는 표현이 수긍될 정도로 한 개인이 이성적으로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지요. 설사 명백한 진실이 존재하고 그것이 알려지고 있음에도 인지 부조화나 감정적 망연자실을 피하기 위해 사실이 아님에도 일견 수긍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흡연가들이 애써 무시하는 흡연의 나쁜점이라든지, 의학적 지식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보임에도 그것을 맹신하여 몸을 망치는 경우라든지 실제 주위에도 많이 목격할 수가 있지요.

이처럼 저자는 ‘객관성의 쇠퇴‘라는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정치나 언론의 홍보화와 그 수단이 잘 갖춰진 미국에서는 개인의 영향력이나 그 사람이 속해 있는 단체에 따라 명백하게 사실이 아닌것을 현재 주장하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동조하게 된다는 것을 주의깊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과거에는 발생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특히 자신이 믿어 의심치 않는 일에 반대하는 사람은 눈에 거슬리고 불쾌하게 느껴진다거나 자신의 의견과 어긋나는 답변을 하는 사람을 편파적이라고 보는 등 이런 무비판적으로 주입된 정보에는 이성적 판단을 하기란 어려운 법입니다.

그외에도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기업의 지원을 받아 편향적인 주장을 한다든지, 기업 자체적으로 홍보 수단을 만들어 진실과는 사뭇 다른 주장을 하는 등 시사하는 바가 큰 사례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저자의 자료 수집의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랄까요.

인간이라는 존재가 본디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위에서 설명한 대로 여러 사람들이 동조해 주장하는 왜곡된 것에 어떤 판단을 하기란 신중하기 마련입니다. 내 스스로 그것과 관련된 정보를 취합해서 사실 관계를 파악해 나가는 것은 요즘 같은 현대 사회에서는 무척 여러 여건이 어려운 법입니다. 그렇다고 전문가의 의견에 기대어 내 자신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도 뭔가 확실하지 않지요. 다만 최종적으로 어떤 사례에 판단을 하기 전에 충분히 신중하게 여러 자료들을 검토하고 특히 연관된 많은 책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너무나 왜곡된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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