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독도를 덮다 - 독도밀약의 실체와 독도문제의 해법
이재석 지음 / 개마고원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이 글의 본질을 알려주는 듯 의미심장한 이 책의 저자는 KBS기자로 재직중인 이재석씨입니다. 일단 글을 더 쓰기에 앞서 이 말을 언급하고 시작하고 싶습니다. 헌법 제 66조 2항엔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닌다 라고 명시 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박정희이라는 이름에겐 더욱 더 의미심장한 문구일 테지요.

독도는 우리 국민과 과거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우리 영토로 한반도의 부속도서로서 함께한 섬입니다. 조선시대에 잠시 공도 정책과 일제시대,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등 얼마간의 공백기를 제외하고는 줄곧 우리 영토였습니다. 기자인 저자는 1960년대 한일 수교 협상 당시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간에 독도에 관한 밀약의 가능성에 대해 논하고 이것의 실체를 찾고자 합니다. 한일기본조약을 막후 협상으로 진전시키려고 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의지가 결과적으로는 졸속으로 처리되어 현재에도 상당한 고통을 국민들에게 남겨주고 있죠. 경제 개발을 위한 자금을 얻으려고 했다는 그 당위성을 섞은 주장을 좋은 의도라고 하더라도 얼마간의 돈으로 미래의 한국 정부의 입을 막은 셈이 되었으니 통탄할 만한 일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독도 밀약설이라는 것은 ‘일단 덮어둔다‘ 라는 의미이고 그와 관련된 4개의 항목을 찬찬히 살펴보니 1972년 중국과 일본이 수교 협상을 벌이면서 ‘센카쿠/댜오위다오에 관해서 지금은 언급하지 않고 다음에 해결한다‘ 는 중일간의 합의가 오버랩되었습니다. 센카쿠/댜오위다오 와 독도는 현상황까지 아주 유사해서 중국이 센카쿠/댜오뒤다오에 대해 ICJ에 가자고 하지만 일본측에서 무시하고 있는 중이죠. 저는 일본이 벌이고 있는 독도 분쟁화에 대해서 일본이 자국이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센카쿠/댜오위다오에 대해 중국측에 실제로 행동하고 있는 것을 독도 문제에 대해서 우리 외교통상부 동일하게 ‘너희들도 그렇게 하고 있지 않느냐‘ 라고 대응해주면 좋을 듯 싶습니다. 최소한 논리적 대응은 되지 않을까 싶군요. 더불어 책에서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한일 기본 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벌였던 양국간의 막후 협상과 당시 한국과 일본의 정치인들의 행적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끝으로 역사의 기시감이라는 것은 한편으론 놀랄만한 일인 것 같습니다. 한일 수교 협상도 당시에 워싱턴이 한일 양국에 압력을 넣었는데 2015년 일본 측에서는 타결되었다고(?) 주장하는 위안부 협상에도 배후에는 워싱턴이 있었으니까요. 전자는 첨예하게 고차고하 되는 냉전시기에 미국의 동맹국들이 화해할 필요성이 있었고, 후자의 경우에는 북핵과 중국의 군사강국화에 대해 마찬가지로 한미일 삼각 공조가 필요했으니 위안부 문제는 미국에게는 아주 짜증나는 문제였을겁니다.

독도는 일단 우리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이상 일본쪽에서는 무력 행사를 제외하고는 현 상황을 타파하기 힘들 것입니다. ICJ는 현명하게도 우리 정부가 무대응으로 하고 있으니 계속 실효지배하고 있는 세월만 쌓이고 있습니다. 아주 좋은일이죠. 다만, 일본의 다케시마 논란에는 우리 언론이 너무 일본 쪽 반응을 너무 과격히 기사화하지 않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일본 반응이 한국에 들어오면 또 우리 여론이 안 좋아지고 일본에서는 또 그걸 기화로 용광로가 됩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국제 외교에서는 우리 나라가 아직 일본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ICJ 수장이 일본인이기도 하고 G7의 일원국이고 UN에서의 외교력도 우리 나라보다 한 수 위일 것입니다. 이를테면 영국에서는 일본을 자신들의 동맹국인 미국과 더불어 서구 국가의 반열에 놓고 적지 않은 분야에서 지지 입장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독도를 일본이 원하는 대로 여론을 악화시켜 국제 사회에 분쟁화시키기 보다는 철저히 계산된 대응으로 현명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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