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전략적 지역주의 - 중-일 경쟁과 중견국가의 역할 아연동북아총서 24
최영종 지음 / 아연출판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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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전략적 지역주의라는 제목의 이 책은 지역 내의 중국과 일본의 경쟁과 그 속에서 한국의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상세한 내용들입니다. 저자는 가톨릭대학교 교수이며, 현재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력과 더불어 국제 정치와 동아시아 내의 한중일 문제에 관심이 큰 학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책은 중견국가의 역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문득 중견국가론을 음미할 때면 고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는 참여정부 때 미국의 냉담속에 동북아 내에서 균형자론을 주장했는데, 당시 부시 행정부와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의 지지를 받지 못한 바가 있습니다. 비록 잠정적으로 실패한바가 있지만 우리 한국이 지향해야 할 부분이 미중일 삼국과의 관계에서 적절하고 타당한 중간자 내지는 중견국의 역할을 해야하는 것은 매우 자명한 부분일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바로 이 점을 저자는 중요시 생각하며 동남아 지역의 ASEAN의 창설과 초기 협력, 중국이 이 ASEAN애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오랫동안 기울인 노력과 ASEAN+3으로 확대되는 과정과 때로는 호주와 인도를 포함해 확장되는 국제 정치 및 외교의 현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뒤이어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지역주의에 관한 내용과 한중일 FTA에 관한 협의와 협상 과정, 중국과 일본의 FTA협상의 실패, 이후 대두되는 TPP에 한발 담그게 되는 일본이 한중FTA가 체결되고 충격을 받고 나서 미-일 동맹에 근거한 TPP참여와 지분확대를 위해 중국 카드를 들고 미국에 내미는 여러 과정들 또한 흥미진진하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저자의 방대한 자료 설정을 알 수 있었고 이러한 자세한 과정 설명에 저자의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화평굴기‘를 내세워 급격히 부상한 자신들의 위치에 맞는 대접을 바라는 중국과 전통적인 동아시아 내의 경제 패권국인 일본이 지역 내의 주도권을 위해 경쟁하는 원인과 그들 사이에 있는 한국이 지향해야될 외교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즉, 전통적인 동아시아의 안보는 무정부 상태에서 미국의 패권적 힘에 의존한 질서가 기반이었으며, 중국의 부상과 함께 미국의 패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에 국익이 있다고 믿는 일본이 미국의 지원을 발판삼아 중국과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강대국이 아닌 중견국이 지역 내의 제도화를 주도한다면 강대국들의 건전한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또한 평화적인 갈등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인이 충분하지만 우리가 속해 있는 동북아시아에는 북한이라는 변수가 존재해 한국이 제대로된 중견국 외교를 펼치기가 쉬운 환경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러한 중견국 외교가 우리 나라가 가야할 방향이지만 북한 핵, 미사일 문제와 오래도록 해결을 보지 못한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역사적 잔재로 인한 한-중, 중-일 갈등 등이 정리가 되지 못한다면 동북아시아 지역 내에 전략적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중견국 외교가 효과를 발휘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산적해 있는 중-일 갈등과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환경에 분명 한국이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고, 나아가서는 북한 문제 또한 이러한 협력적인 분위기에서 한층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외교가 가열차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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