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한국의 우울 - 앞으로 10년, 증세는 계속된다
오니시 유타카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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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비교정치학자 및 한국정치관련 학자로 유명한 오니시 유타카의 이 책은 한국의 IMF구제 금융 이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및 박근혜 정부의 정치, 경제 및 사회의 흐름과 변화를 일본 국내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썼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의 체계적인 분석과 이해가 대부분 일본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보는 독특한 시각이 있어서 최대한 이 점을 배제하고 한국 정치 그 자체 본연의 모습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취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는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한국은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으며 그와 관련된 여러 지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한국인들은 크게 느끼지 못할수도 있으나 한국 자체로서는 OECD국가이고 경제 상황이나 정치 상황이 세계 선진국들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섰다고 보고 있네요. 국내의 적지않은 학자들도 이러한 저자의 평가에 동의하리라 생각되어집니다. 실제로 IMF구제 금융 이후 노무현 정부 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긴 이후 이명박 정부를 거쳐 한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한국의 경제, 사회를 김대중 대통령 시대부터 잘한점과 부족한 점을 여러 도표들을 사용해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객관화된 정보들인데요. 또한 번역도 나무랄데가 없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IMF구제 금융 상황에서도 사회민주주의적인 복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호남과 영남이라는 특유의 지역주의에서 충청도의 김종필과 연대해 정권을 쟁취했으며 정권 내내 소위 보수 정치인들과 언론의 심한 견제로 원하는 사민주의적인 개혁을 다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통을 이어받은 노무현 정부는 엘리트주의적 정치로 돌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고졸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하고 있으며, 기득권 세력 뿐만 아니라 정부 여당의 정치적 뒷받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정권 내내 힘든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행정 수도의 세종시 이전이 무산됐으며, 한미 FTA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본디 지지층인 진보 계층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되고 그의 개혁 또한 미완에 그치게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잔보 정권임에도 복지 예산이 크게 늘지 않았으며, 의료 보험 개혁도 절반의 성공에 그쳐 그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고 봐야 합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대형 토건 산업이라는 구태의연한 프로젝트를 준비했으나 국내적으로는 광우병 촛불 시위와 그에 따른 정치력 소모 등 한국인들로부터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한미 FTA 를 인준하고 여러 국가들과 FTA협상과 비즈니스 외교로 일본을 비롯한 여러 주변국에게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대강 사업에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으며 사회 기반의 복지 제도도 후퇴했으며 엘리트주의로 표현되는 한국 기득권 정치의 폐해를 나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정부인 노무현 정부의 정책들을 계승한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다음 정권인 박근혜 정부도 이와 비슷한 정치적으로 진보에 가까운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세워 특이한 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박근혜 정부는 보수 정권이 내세울 공약이 아닌 경제민주화 및 복지 공약을 내세워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차별적인 면이 없었으며 그로인해 박근혜 정부가 탄생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고 보고 있더군요. 물론 공약으로 내세웠던 소위 진보적인 정책들이 정권이 둘어서자 마자 전부 후퇴를 하거나 유명무실해졌으며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등 한국 사회 내부의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그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리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2015년도에 출판되어 박근혜 정부의 최악의 결말에 대해서는 언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사회 복지 제도의 시급한 요구라든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복지 제도가 미흡하기 때문에 그에 관련된 제도 정비가 필요하고 서울시 무상 급식과 무상 제도에 대한 소개가 글의 끝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의 이 책도 손에 한번 잡게 되니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치우치지 않는 꽤 객관적인 글로서 일본 정치학자 치고는 균형적인 시각으로 한국 정치 상황을 왜곡하지 않고 풍부한 도표와 지표들을 사용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이었습니다. 번역도 나무랄데가 없어서 술술 읽으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독을 권유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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