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
개번 맥코맥 지음, 박성준 옮김 / 이카루스미디어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호주 출신으로 법학과 역사학을 전공한 개번 맥코맥의 이 책은 원제가 ˝타겟 노스 코리아 Target North Korea˝입니다. 원제에서 한국에 출판된 책을 ‘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으로 정한 것에는 책의 내용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는 다른 서양의 아시아 전문가들과는 달리 연구하고 있는 상대 국가들에 대해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지 서양인 학자의 시선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자신의 깊은 통찰력을 담고 있습니다.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된 것은 2006년인데 시기로 봤을 때는 조금 과거이긴 합니다. 특히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이 북한문제와 북미관계여서 언급되는 배경은 한국인 경우 노무현 정부, 일본은 고이즈미 정권, 미국은 클린턴 행정부부터 부시 행정부까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애석하게 생각한 것은 이 책을 왜 당시에 접하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실로 내용이 잘 균형잡혀 있고, 북한과 북핵, 미국과 일본 등 당시 동아시아 국제 정치 행위자들의 행적들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저자의 현명하고 이해심이 바탕이 된 우리나라에 대한 과거 역사적 고통에 대한 연민과 북일 관계에서 일본의 위선, 그리고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이중 잣대를 비판적으로 잘 쓰고 있습니다.

북핵과 관련된 저자의 설명은 북한 정권이 한국 전쟁 이후부터 미국의 핵공격 위협을 받아왔고,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북한에 대한 소련의 핵우산이 사라지자 자구책과 정권 보존을 위해 핵개발에 나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 북한의 잘못들, 특히 일본인 납치와 약 500명 정도로 추산되는 한국인 납치, 또한 동시에 전세계에서 납치된 여러 나라의 국적자들과, 마약 밀수출, 위조 달러 공급과 같은 국제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일들을 정권 유지라는 명목으로 해온 것들 때문에 북한이 미국에게 받는 위협이 무시되고 있거나 상쇄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은 저도 일견 수긍하는 편입니다. 전세계에서 폐쇄되고 절대 군주제와 같은 세습 체계에서 도덕적으로도 그러한 일들을 저지르니 국제 사회에서 북한을 동정하는 국가들이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국력으로 봤을 때 세계 최하위 수준에 지나지 않은 나라를 상대로 자국의 안보를 위한 잣대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비판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동아시아 지역 내에 미국의 ‘사활적 이익‘ 이 걸려 있고 한국과 일본을 양자 동맹 축안에 넣고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 지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개입과 대두에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북한의 핵문제는 미국의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인식을 해야하는데 북한을 회담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에는 그동안 서울과 도쿄가 워싱턴의 압력에 필요 이상으로 동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일본은 국내적 상황이 좋지 않아 아베 정권이 ‘보통국가화‘를 수단으로 정권 창출과 기득권 유지에 힘쓰고 있는 관계로 미국의 주장에 계속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끝으로 현재의 북한 문제와 북핵과 관련해서 서울이 이에 대한 지렛대와 주도적 역할을 해야하며 미국의 동아시아지역의 ‘사활적 이익‘ 일본이 현재 ‘한반도 위기설‘을 퍼트리는 안보 야합 등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이 책에서 밝힌 저자의 주장대로 ‘북한에 대한 증오 보다는 합리적 계산‘을 바탕으로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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