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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전략 - 트럼프는 어떻게 세계와 맞서는가 ㅣ 그레이트 하모니 16
짐 슈토 지음, 이종민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8월
평점 :
1970년 3월 10일에 태어난 짐 슈토는 이탈리아와 아일랜드의 혈통으로, 부친은 어니스트 슈토이고 모친은 리즈 슈토입니다. 그는 뉴욕 맨해튼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소재한 남학생만의 예수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2년에 중국사학을 전공으로 예일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학위를 수여 받습니다. 켄터키 주 루이빌의 WHS-TV에서 영화 편집자로 일했던 어머니의 뒤를 이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간 시사 토크쇼인 PBS의 "The Student Press"의 진행자 겸 프로듀서로 언론계의 경력을 시작합니다. 또한 그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범 아시아 경제 뉴스 채널인 아시아 비즈니스 뉴스 Asia Business News, ABN의 홍콩 특파원으로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취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98년에 ABC에 입사하여 당시 펜타곤을 드나들며 취재에 나섭니다. 2007년에는 미얀마 내부에서의 잠복 취재로 뉴욕의 롱아일랜드 대학에서 매년 수여하는 언론상인, "조지 폴크 텔레비전 보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 그는 공무직으로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중 중국 대사였던 게리 로크의 비서실장 겸 수석고문으로 일했으며, 2008년에는 외교협회의 종신 회원으로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그의 이 책은 원제, "The Madman Theory : Trump Takes on the World"로 지난 2020년에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26년 7월,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슈토의 이 논저는 일종의 르포르타주 형식의 글로, 지난 트럼프 1기의 외교 정책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당시 정부에 관여한 관료들과 정치인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그 근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미 책 제목과 관련된 의미심장한 부제로 대략 논증의 흐름을 예상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언론인 특유의 집요한 탐구가 엿보여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게 글을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1기 행정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내놓은 글들이 있어왔지만 슈토의 이 글 만큼 도널드 트럼프의 민낯을 공개한 논저는 일찍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더욱이 1기 내각에 참여했던 참모들이 트럼프에 대해 증언하는 내용들은 충분히 사실적이고 그가 벌였던 외교 정책과 군사적 실패에 대한 거의 가감없는 증거와 분석이 수반되어 있어, 지금의 도널드 트럼프 2기를 규명하는데 어느 정도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일독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제가 자주 언급했던 스티브 배넌 만큼이나 1기 당시, 무역 고문을 지낸 피터 나바로의 영향력이 트럼프에게 비교적 지대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제가 국내에 번역된 『웅크린 호랑이』의 부족한 서평을 쓰기도 했습니다만 나바로가 단순히 반중 인사로 뭉뚱그려 보기에는 아주 명확하게 자신만의 중국을 보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즉,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중국을 세계 무역 기구의 틀 안에 자리를 마련하고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중국의 경제 발전을 견인한 것이 당시 정치경제 엘리트들의 패착으로 보는 점의 일반적인 극우 포퓰리즘적 시각이 유독 제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이 지점에서 나바로가 왜 트럼프의 지근거리에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트럼프와 같은 포퓰리스트들은 기존의 엘리트 지배 체제를 불신하고 그러면서 여기에 대한 아무런 대안 없이, 그저 이 시스템을 비난하는 것으로 일관하는 '선동'에 나섭니다. 피터 나바로 역시, 신자유주의에 협력했던 리버럴들을 포함한, (물론 이를 본격적으로 추인하고 주입시킨 것은 과거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이지만) 당시 세계화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나서면서 오늘날 중국의 부상을 당시 엘리트들의 책임으로 돌리는 수사를 어김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두 사람이 소위 '중국으로 인한 미국 경제의 추락'이라는 세계관에 상당한 의견 일치를 보이는 부분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미치광이 전략은 과거 리처드 닉슨이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마땅히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의 외교적 강경파 이상의 수사로, 오랫동안 닉슨은 이 '미치광이 전략'을 자신의 전매특허의 수사로 만들었지만 이는 포커판에서의 '블러핑'과 같은 개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정작 자신이 키신저를 통해 드러낸 진심 어린 의도 자체는 베트남에 핵무기를 쏠 이유는 없었을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당시의 닉슨을 얼마나 분석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닉슨처럼 혼잡한 국내 정치와 선을 긋고 그것이 무책임한 협박이라도 할 말을 하는 소위 '강한 지도자'의 면모를 동경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헝가리의 극우 포퓰리스트 빅토르 오르반을 누구보다 존중했다고 나오는 묘사는 마치 "다른 방식의 강력한 지도자"를 부지불식간에 떠올리게 만듭니다. 특히 글 서두에 저자인 짐 슈토는 자신과 인터뷰를 한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서 겪어본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진심으로 의심해 본 적이 있느냐"라고 묻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는 했습니다. 여기에는 "참모들의 조언과 충고를 의도적으로 그리고 거의 반사적으로 무시하는 태도" 자체로, 정작 중요한 외교 정책을 앞두고 소위 '트럼프식'의 강력한 자기확신적 행위를 비판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근거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이 글에서는 이미 수차례 이 트럼프의 부정적인 자기 확신적 태도에 기반한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정책 결정 과정이 거의 가감없이 폭로 되기에 이릅니다.
이런 트럼프를 좌우하고 하고 있는 세계관 가운데 그가 가장 확신에 사로잡혀 있는 생각은 "미국이 그동안 이용당해왔다"는 서사입니다. 마찬가지로 앞선 피터 나바로 역시 같은 나토 동맹인 "독일이 미국의 동맹이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독일과 같은 국가는 우리와 경제적 경쟁자라는 인식을 강조하면서 다소 모호한 태도로 일관합니다. 미국 내 극우들은 현재의 동맹 관계를 논하면서 과거 소련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확고한 동맹이었다는 식으로 그동안 70여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동맹국과 그리고 협력국과의 전반적인 관계를 재구축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어떠한 명확한 외교적 대안을 가지고 저런 발언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들이 보기에 미국의 외교 정책은 바뀌어야 하지만 냉전 시기를 포함한 과거 외교 담론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주된 행태인데요. 그래서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1기의 전직 참모는 트럼프를 일컬어, "동맹 관계를 대차대조표 장부처럼 관리하는 꼴"이라고 냉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에야 표면에 드러났지만 이때부터 캐나다를 향한 트럼프 무리들의 불편한 감정은 독일과 같은 나토 조약에 묶인 동맹국들과의 소위 "안보의 무임승차론"을 강화시킨 직접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1950년대부터 미국은 저런 동맹국들에게 이용당해왔다는 서사의 핵심이 트럼프와 그를 따르는 트럼프주의자들의 핵심 인식이었습니다.
저자인 짐 슈토는 국가의 대외적으로 중요한 정책인 외교 문제를 대통령의 자리를 사적 지위로 전락시킨 트럼프의 아무런 근거도 없는 소위 자기 확신적 태도는 과거 부동산 사업 이력으로 말미암아 국가간의 관계에서도 이득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식의 가치관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가 정치에 들어서기 이전에 정치인들로부터 받은 굴욕으로 말미암아 기존 정치 자체에 냉소하게 되고, 그런 연유로 오로지 자신 만을 믿게 되는 일련의 오만하고 경직된 사고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3장에서 분석되는 러시아와 그 러시아를 지배하고 있는 푸틴에 대해 보이는 트럼프 자신의 무력감은 잘 설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지난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한 것은 기정사실이었습니다. 심지어 이에 대해 CIA가 인정을 하기도 했는데요.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선거 개입은 그 나라의 정체를 뒤흔들 정도로 매우 심각한 문제였지만 트럼프는 그런 푸틴에 대해서 만큼은 비굴한 자세로 일관합니다. "푸틴의 비위 맞추기"라는 수사로 드러나듯, 2018년 7월, 푸틴과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의 굴욕적인 자세는 전세계에 알려지게 됩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 선거 개입에 대한 푸틴의 변명을 전격 수용한 트럼프는 공동 기자 회견에서 이런 푸틴의 변명을 일절 수용하게 됩니다. 더욱이 저자는 이런 러시아에 대한 결정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이끄는 행정부의 공식 대러 정책을 번번이 거스르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일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과거 참모들은 "트럼프가 푸틴이 가진 권력을 선망하고 그를 향한 찬사는 진심"이라고 폭로하고 이런 연유에서, "그가 푸틴의 여러 면모에 깊이 매료되어 있다"는 전체적인 평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와는 확연하게 반대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게 보인 태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젤렌스키와 그의 국민들에게는 굴욕적인 태도 그 자체였습니다. 커트 볼커 우크라이나 담당 특사, 피오나 힐 NSC 유럽, 러시아 담당 선임국장, NSC 소속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등 우크라이나 문제를 담당하는 여러 고위 당국자가 우크라이나 측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젤렌스키가 트럼프와의 정상 회담을 간전히 원하는 상황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바이든 일가를 우크라이나와 엮으려는 열망에 트럼프는 사로잡혀 있었다고 회고하고 있었습니다. 일찍이 트럼프가 민주당과 그곳의 정치인들에 대한 혐오와 경멸을 보였던 점은 다들 아는 유명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치적으로 대적의 위치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국익과 개인의 이해관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점은 상당히 위험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젤렌스키에게 트럼프는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대 바이든 조사"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하라는 요구까지 하게 됩니다. 당시 미국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했던 젤렌스키는 이런 백악관의 태도에 백기 항복을 하게 되는데요. 그것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와 그 아들이 몸담았던 우크라이나 가스 회사 부리스마를 겨냥한 수사"에 착수하라는 요구였습니다. 에둘러 말하는 것을 전혀 모르는 미 연방 대통령이 타국의 대통령 면전에서 저런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부러워 해야하는지, 아니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인 짐 슈토의 언급대로 트럼프는 대통령의 지위를 사익 추구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일종의 분석은 충분히 공감이 될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재 국가에 대한 선택적 분노, 구별되는 적대감으로 이해될 수 있는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앞선 피터 나바로의 대 중국 인식과 마찬가지로 트럼프에게 있어서, 중국은 단순히 세계 무대에서의 정치군사적 대결 구도에서 뿐만 아니라, 주된 대립은 거의 경제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중국을 악마화하면 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저자의 질문은 명확합니다. 과거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을 개방시켜 그들의 값싼 노동력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얻은 것은 서방 세계의 다국적 기업들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적 맥락은 이러한 틀을 답보하고 있고 이런 체제 자체가 바로 세계화의 핵심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데이빗 코츠 심지어 마틴 울프까지 이러한 세계화의 과정을 분석하기도 했지만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중국의 개방에는 일정 부분 미국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신자유주의들의 예견대로 중국에게 경제적 번영이 이어진다면 자연스럽게 독재가 사라지고 자유화가 추동될 것이라는 기대는 완전히 무산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전후까지, 중국은 미국의 기조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미국 국채에 재투자를 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2008년 전까지 미국 국민들이 무분별한 신용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지점에는 FRB의 저금리와 통화 발행 때문이 아니라 막대한 중국계 자금이 미국에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2001년부터 최근까지의 중국 경제 매커니즘이 무조건적으로 미국에게 해가 되었다고 보는 관점은 미국과 중국 경제가 서로 얽혀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글 5장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2019년 5월의 양국 실무진의 협상에서 당시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거의 들어줄 생각도 갖고 있었지만 막판 시진핑의 뒤집기로 말미암아 이후 협상과 대화 자체는 무산되기에 이릅니다. 이때부터 양국은 서로를 향한 관세 전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어지는 북한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일관되지 못한 태도, 그리고 동맹국인 한국에 희생을 강요하는 전반적인 이 시기 백악관의 행보는 우리 국민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당시 북한의 비핵화 회담 자체의 무산이 볼턴의 책임으로 끝나게 되었지만, 이때 미국이 김정은을 제한적 타격을 가해 정권을 무너트리겠다는 계획까지 논의되었습니다. '코피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지만 나중에 이 작전으로 말미암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미 국방부의 분석 자료를 보고선 완전히 백지화가 되지만 만약 트럼프가 (현재 이란에 보이는) 그 즉흥적 태도로 미 공군에 의한 평양 폭격을 이도저도 없이 추진했다면 과연 문재인 정부라도 이를 막을 수 있었을지는 불명확합니다. 여기에다 오랜 동맹국인 한국에 미군 주둔비와 관련된 청구서를 실무자들을 포함한 압력을 행사해 우리 정부를 당혹하게 만든 사건에 대해, 저자와 그가 인용한 정치인들의 평가를 통해, "동맹국 한국에게 가하는 가혹한 처사", "동맹을 그런 식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8장에서는 ISIS 격퇴과정에 놓여 있던 당시 시리아에서 섣부른 철군 논의는 전투에 나서고 있던 쿠르드인들과 거기에 조력을 하고 있는 미군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동시에, 중동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부적으로 공화당 인사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을 반대하기까지 했는데요. 결국 한 번의 번복을 거쳐,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는 완료됩니다. 이것의 내막에 대해서도 저자는 트럼프가 당시 튀르키예 대통령이었던 에르도안의 소위 감언이설에 넘어가, (물론 트럼프 역시도 아무런 고민 없이 철군하고 싶어했지만) 현재 시리아 북부 일부는 사실상 튀르키예의 영향력에 들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저자인 짐 슈토가 에르도안이 트럼프를 잘 구워 삶았다고 내심 그리 생각하고 있는지는 불명확 하지만 이 때의 철군은 과거 오바마의 행정부의 중동의 출구 전략 및 아시아 회귀라는 명목하에 이뤄진 이라크 철군과 동일한 패착으로 규정되기에 이릅니다.
끝으로 저는 도널드 트럼프를 통해 무엇보다 극우 포퓰리스트의 진정한 면모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제2차 세계대전 전후로 독일의 나치가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에서 저열한 측면을 끊임없이 충동시킨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 포퓰리스트들 역시 유사한 매커니즘을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뤄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해 "노동자들과 저학력자들에게 분명한 피해를 끼쳤다"는 인식으로 표를 얻어, 엘리트 지배 체제 자체를 경멸하고 타파해야 하는 무언가로 지목했지만 정작 저들은 아무런 대안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은 그저 상상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입니다. 일전에 샹탈 무페가 말한 것처럼 "그저 권력 의지에 따른 권력 자체를 단순히 쟁취하려는 시도"에 있어, "개인의 욕망과 자신의 이해관계만이 중요하다면 그것의 결과는 사회에 득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는 충분히 귀담아 들을만 합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는 이것을 명확히 설명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이지만 인간 자체는 선동에 너무 취약한 측면이 있는데 이를 인간 본성이라는 미명하에 방치하게 된다면 자신의 인생 대부분과 그가 속한 사회 전반이 소수의 선동 정치인들에 의해, 시스템이 좌지우지 될 가능성이 현저합니다. 굳이 극우 포퓰리즘이라는 틀로 설명하기 보다는 이미 인류의 역사에서 우리는 그런 사례들을 이미 많이 목격했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이 글 2장에서, 한 전직 고위 참모의 입을 빌어 드러난 "한반도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 배경 조차 전혀 알지 못해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은 저로서도 쉽게 납득이 되질 않았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게 있어 저 서사모아나 나우루와 같은 지위의 국가도 아니거니와 특히 70년 동맹관계와 더불어, 우리측 인사들은 어디에서나 미국을 '혈맹'이라고 거의 자랑스럽게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혈맹 국가의 수반이 저 정도의 무지라니 저로서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나는 이 책을 위해 인터뷰한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서 겪어본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진심으로 의심해 본적이 있는지 물었다.
동맹 없는 미국은 어떤 존재인가? 모든 관계가 철저히 이해타산에 좌우될 때 국제 관계란 어떤 의미인가? 정책 결정 과정이 폄하되고 무시당한 결과 사실상 대통령 한 사람이 곧 정책이 돼버렸을 때 미국의 외교정책은 어떻게 되는가?
"그에게는 지정학이나 동맹에 대한 낭만 따위는 없습니다."수전 고든의 말이다. "오로지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는 데 철저히 몰두하고 있죠."
일부 트럼프 옹호론자들은 워싱턴에서 아웃사이더임을 자랑스러워하는 당선인이 단순히 그 정책 자체를 몰랐거나, 통화가 대통령의 공식 소통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미처 알지 못했을 뿐이라는 늬앙스를 벌써부터 풍기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피오나 힐 전 백악관 NSC 유럽, 러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청문회에 출석해, 대통령이 ‘국내 정치용 잔심부름‘을 위해 미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유일한 진짜 적국인 러시아와 전쟁 중인 핵심 동맹국의 절박한 요구를 희생시켜 버렸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한 전직 고위 참모는 한반도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 배경조차 전혀 알지 못해 충격을 받았다고 내게 털어놓았다.
전 세계에 생중계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푸틴 옆에 나란히 서서, 러시아 정부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하는 러시아 지도자의 주장을 덥석 받아들였다.
손들랜드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줄리아니가 매달리는 바이든 부자 조사처럼 자신의 개인적 이익이 걸린 큰 건들"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고 홈스에게 말했다.
당시 결정은 오마바 행정부 당국자들조차 훗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IS가 세력을 키우는 데 빌미를 제공했다고 인정했을 만큼 뼈아픈 실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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