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의 한중, 어떻게 설 것인가
한중비전포럼 엮음 / 한반도평화만들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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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에 출범한 학술 재단인 한반도평화만들기 산하 한중비전포럼의 기획으로 출간된 이 글은 한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모색을 담은 논문 모음집입니다. 여기에는 앞으로 다가올 미중 대결시기에 우리가 찾아볼 수 있는 외교적 해법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 중에 누구보다 저명한 중국 전문가인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의 글을 필두로, 여러 전문가들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햇수로 1년이 넘은 시점에서 우리 나라의 외교가 염두해 두어야 할 부분들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근 몇 년 안에 중국이 곧 '하나의 중국'을 무력으로 쟁취하기 위한 시도를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그만큼 우리 국익에 있어 앞으로 몇 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그런 의미 가운데서 우리와 중국 정치는 서로 이질적인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서 각자가 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 책은 지난 2022년 8월 국내에 출간되었습니다.

중국 당국에 있어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근린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 나라입니다. 특히 전세계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중국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최근 미국의 외교적 행보를 고려했을 때, 우리가 얼마만큼 양자 사이에서 중간자적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국의 초미의 관심사일 겁니다. 이런 면밀한 과정 자체는 우리의 국익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데요. 미국의 요구대로 공급망의 재편 자체는 우리에게는 중국과의 교역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는 압박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의 윤석렬 정부는 전 정부인 문재인 정부와는 달리 아주 큰 틀에서 한미일 공조 체제로 점차 수렴해 나가고 있는데요. 정말로 현재의 정부가 앞으로 외교에서 한미일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고 있다면 그만큼 국익을 위해 미국과 일본에게 모든 수를 다 보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더군다나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말로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산업 기지의 탈중국화를 부르짖는다 하더라도 여기의 논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바와 같이, 단숨에 중국 제품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법입니다. 그 이유는 중국 제품이 갖는 저렴하고 쓸만한 상품성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체제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기업의 논리 즉, 이익에 대한 추구에 있어 현재의 정치가 매번 합당한 보조를 맞춰줄 수 있을지는 그렇기에 더 불확실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 있어 현 자유주의 국제 체제의 변수로 여겨지는 대국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의 대표적인 권위주의 국가들 중 하나 입니다. 지난 1972년에 미국과 중국은 각자의 필요에 의해 관계 정상화에 나섰지만 1990년대를 거쳐 본격적으로 중국 경제에 신자유주의적 이행이 실현되고 나서 중국의 경제가 이를테면 세계 공장의 역할을 떠맡게 되는데요. 이후 중국의 번영과 함께 미중 간의 관계는 진정으로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전에 홍호펑과 데이빗 코츠의 언급대로 지금의 중국을 만든 것은 무엇보다 서구의 신자유주의였습니다. 이런 이행 가운데, 많은 민주주의자들은 중국이 경제적 번영을 통해 정치가 민주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실히 기대했지만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한 중국의 경제가 온전히 국방력으로 투입되면서 몇 년 전의 '도광양회'까지 사실상 철회되기에 이릅니다. 이에 전재수 교수는 "중국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와 운반수단을 확보하게 되면 미국과 군사 충돌을 회피하면서 현상 유지를 추구해왔던 현재까지의 전략이 공세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나 중국은 과거에 영국과 서구 열강 등에 당했던 제국주의적 침탈에 대해 민족 내면에 이르는 깊은 좌절감과 굴욕감을 맛보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과거를 극복하여 자신들의 국가가 대국에 걸맞는 대접을 전세계로부터 받기를 무엇보다 원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의 중국 공산당은 국내에 젊은 세대의 민족주의적 열망을 경우에 따라 조장하고 확대하는데 이미 당 아래에 있는 관변 언론들이 당의 요구를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 사태에 관련한 '한한령'은 이런 중국의 민족주의적 열망에 근거한 상당히 비틀리고 독선적인 해법으로 여기의 이욱연 교수가 분석한 우리와 중국 상호 간의 혐오 정서에 대한 어쩌면 중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우리의 경우, 내부에서 중국인을 밑으로 보는 배외주의가 원인인 것이 아니라, 과거 역사 왜곡 문제를 비롯 이웃 국가를 진정한 호혜로 보지 않는 중국 공산당과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중국인들에 대한 반감이 표출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원칙적으로 중국과 불협화음 없이 잘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여타 전문가들이 기대하는 중국의 역할론을 과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의 정치적 소통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더욱이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의 언급대로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 중국 카드를 갖고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브레진스키가 언급한대로 외교가 회색지대에 다름 아닌 것을 인정한다면 쉽사리 내가 가진 패를 모두 다 보여주고 시작하는 외교는 그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는 점도 모두가 쉽게 수긍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외교적 금언에 따르면 중국의 권위주의 국가와의 외교는 그만큼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봐야 할 텐데요. 다만 앞선 분석과는 별개로 여기에서 언급되고 있는 중국과의 교역이 아직은 우리 기업들에게 중요한 기반이기 때문에 섣불리 이를 악화 시킬 수 있는 정치적 행보를 가급적 피하는 것에 노력하고, 이런 인식 가운데 정부 당국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진실로 현명한 외교적 접근이란 우리가 미국과의 군사 동맹이기는 하지만 이 동맹이 우리의 외교적 운신의 폭을 좁히는 원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끝으로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논문들은 저와 같은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도 합리적인 한중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당면한 각 분야의 분석과 함께 이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학자들은 1992년에 첫발을 내딛은 한중 관계의 초심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하고 이에 양국이 서로를 면밀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는 소위 미국에 의한 '중국 봉쇄'와 더불어 중국이 군사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참단 산업에 대한 자유 진영의 조치는 외교, 군사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과 전세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이 자국 이익의 셈법대로 사실상 동맹 관계를 이용해 우리를 사실상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은 마찬가지로 우리의 국익을 위해, 중국과 심지어 미국조차도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 사드 사태 때 벌어진 중국의 비합리적 제재에 있어 미국 정부가 그저 수수방관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뭐 일부 사람들이 마치 신념처럼 미국과의 외교에 무엇보다 '신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미 잘 알고 있는데요. 한미 동맹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아주 생생하게 알고 있지만 현 시점에이르러서는 외교가에 무엇보다 용미(用美)가 더욱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이를 테면 북핵 문제를 위해 중국을 적극 이용하는 관점이나, 현 시점의 경제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과 같은 수출 다변화를 꾀하는 등의 민활한 기법이 마찬가지로 외교에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외교 당국자들에게 좀 더 현명한 사고와 신중한 실행을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2025년 이후 격랑의 외교가 동아시아에 닥칠 가능성을 미리 염두해 두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국 외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중국은 탈냉전기 미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러한 사실을 강조해왔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미국식 자본주의가 도덕적 해이를 가져왔고 세계경제에 위기를 가져온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러시아는 물론 많은 권위주의 국가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주축이 되는 리더십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권위주의 연대가 성립하여 미래 세계질서의 대안을 내놓기는 더욱 쉽지 않다.

미중 경쟁이 경제와 가치 영역을 넘어 군사 부문으로 확장되고 있고 이는 미중 전쟁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생사의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은 미중 경쟁이 힘, 특히 군사력을 겨루는 관계가 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미중 간 군사충돌을 배제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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