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쟁과 대만해협 위기 - 남북한은 동맹의 체인에 연루될 것인가
길윤형.장영희.정욱식 지음 / 갈마바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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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에서 정치 외교학을 전공하고 현재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길윤형 국제부장은 과거 도쿄 특파원을 지냈을 정도로 일본 국내 정치에 대해 해박한 인물입니다. 더불어 중국에 의한 대만 사태가 발생했을 시 일본의 군사 외교적 대응에 큰 관심을 갖고 특강과 기고를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중국 연구의 중요한 기점이 되고 있는 성균중국연구소의 장영희 박사는 국립대만대에서 박사 학위를 수여 받고,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중국 정치와 한중 관계에 대한 여러 강의를 수행했습니다. 또한 그는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평화네트워크'를 설립해, 전쟁이 없는 평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정욱식 대표는 여러 일간지와 방송에 출연해 군사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기도 한데요. 특히, 한반도 문제와 북한 핵개발과 관련된 주제에 있어 그가 단독으로 이름을 올리거나 혹은 공저자로 참여한 여러 논저들이 시중에 팔리고 있기도 한데요. 어느 정도는 미국과 주한미군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한국을 진실로 지향하는 그는 한미 군사 동맹과 동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미군의 패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 역시 미국에 대한 일방적인 친미(親美)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용미(用美)가 가능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 그런 측면에서 한국이 단순한 친미국가로 대내외에 인식되는 것은 국가 이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소개해 드릴 이 책은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동아시아 지역에서 비상 상태가 될지도 모를 대만 해협의 위기 가능성에 대한 분석과 현재 이 지역의 군사 지형에 대해 상세히 논하고 있는데요. 많은 독자들이 대만의 위기는 우리와는 별반 상관없는 문제로 치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정욱시 대표가 언급하고 있듯이, 우리는 미국과의 군사 동맹으로서 '동맹의 연루"라는 측면에서 국가 이익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지점에 위치해 있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지역의 지정학적 위치가 우크라이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임을 새삼 깨닫게 되는데요. 과연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이 이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5년 간의 정치적 선택이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이 글은 대만 해협의 위기라는 주제로 앞선 3인의 짧은 글을 수록한 것으로서, 올해 7월에 출판되었습니다.

이 글을 그저 단순한 형식적인 구조로 나눠 본다면, 각각의 글들은 앞으로 위기로 격상될 지 모를 대만 해협의 사태에 있어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내 정치적 상황과 군사 외교적 입장에서 이 부분을 다루고 있다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이미 서방 세계에도 잘 알려져 있는 엔쉐퉁의 2023년은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앞지르게 되는 해로 인식되었는데요. 이 세계 패권의 첨예한 대립이 시작될 시기가 전세계적 코로나 사태와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격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 전략적인 측면에서 중국을 단순한 관여 engage 에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계산적인 수순에 기인한 것은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현재 바이든 정권에 이르러 이제 미국은 중국을 '미국이 주도한 자유 민주주의 질서의 도전자'로 규정하고,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의 대결 구도'라 해석하기에 이릅니다. 바로 이러한 국제정치적 변화의 흐름 속에 대만이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대만의 위기는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 공산당이 주장하던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에 사실상 반기를 들고 '대만 독립'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군사 외교적인 정책을 감행하면서 발생한 것인데요. 이를 무조건 대만의 책임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중국 공산당이 중국 인민들의 배타적인 민족주의적 열망으로 인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 주변국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시진핑이 공공연히 대만과의 통일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 지역의 주요한 군사적 안정이 균열을 일으키게 된 것입니다. 더욱이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터무니 없는 야욕과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에서의 긴장 강화도 마치 도미노 현상처럼 대만인들의 위기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바로 최근의 차이잉원 총통의 연임은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정치군사적으로 첨예한 분단국으로서 어느 정도 안보를 미국에 의존해 온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의 주한미군의 존재나 좀 더 넓게 보면 주일미군의 존재 역시 한반도 안정에 기여한 바가 있는 것은 분명한데요. 그동안 주한미군의 역할론에 있어 과거 키신저가 저우언라이에게 정치적으로 확약한 바대로 철없는 한국을 제어하고 주일미군의 존재 역시 일본의 군사적 야욕을 미국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밝힌 바가 있는데요. 우리에게는 별로 달갑지는 않지만 그런 의미에서 주한미군이 지역 내의 군사 정치적 균형을 지속해 왔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주한 미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북한에 대한 억제인데요. 이런 주한 미군의 기존 역할론이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욱식 대표가 우리의 제주 해군 기지에 대해 언급하면서, 유사시에 미군이 동해로 진입하는 중국 해군의 뒤를 끊으며, 일종의 중국 봉쇄의 전진 기지가 될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었는데요. 한반도에 주둔한 이 미군이 대만 유사시에 지원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유는 평택에 있는 미군 기지의 존재 때문일 겁니다.

이에 장영희 연구원은 중국이 대만 상륙에 대한 실효적인 체계를 갖추게 되는 2025년이 분수령이 되는 해가 될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대만 침공을 본격적으로 결정하게 될 요인에는 '미국 정치 지도부의 정치적 능력을 무시하고 군사력 투입에 대한 가능성을 오판'할 시기가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길윤형 기자는 대만이 일본에게 의미하는 정치적 위상과 더불어 현재의 일본 평화 헌법을 우회하면서까지 미국과의 군사 협력에 힘쓰고 있는 일본 정치계가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일 미군의 존재감 만으로도 일본 내의 자국 안보에 대한 미국 의존도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었는데요. 대만과 자신들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 열도가 해상에서 지척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본은 어떤 식으로든 대만 위기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일본에게 있어 미국과의 미일안보협력지침의 3차 개정이 자신들의 안보와 지역 내의 군사적 지형에 큰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전에 일본은 앞으로 이어질 중국과의 직접적인 대결에 있어 일본 국민 상당수와 자민당 내 정치인들에게도 신중한 접근과 미중간의 균형적인 노선을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사실상 이러한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우리 역시도 동맹 외교에 있어 연루의 위협이 존재하는 데요. 만약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탈취하기 위한 직접적인 행위에 나선다면 선제 조치로 평택의 미군 기지에 둥펑 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택에 있는 미군 기지가 엄연한 우리 국토임을 감안해 보더라도 우리가 베이징과 어떠한 관계가 될지는 대충 예측이 가능합니다. 물론 북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지경에 이르러서도 우리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습니다만 미국이 중국과의 전면 전쟁을 각오한다면 (여기의 필자들도 대만 사태에 있어 경제 제재라든지 외교적 문제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원치 않을 결정을 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중국에 대한 한미일 삼각 공조가 이러한 맥락이고, 일전에 바이든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에서 백악관이 일본과 한국 두 나라에 대만 문제에 대한 언급을 공동 회견에 넣자고 압력을 넣은 것도 그러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그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지점에서 우리와 일본이 여전히 미국의 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느껴졌는데요. 앞으로 미연에 있을지도 모를 대만 사태와 중국 봉쇄에 있어 우리나라의 운신의 폭이 보기보다 좁을지도 모르겠단 우려가 들었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행정부가 과연 이 외교적 부담을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대만 해협의 평화적인 항행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가 이 뱃길로 움직이기 때문일 겁니다. 중국은 최소한 제 1 도련선을 봉쇄한다는 이유를 들어 우리와 일본을 경제적으로 항복시켜 미국을 이 지역 내에서 영원히 퇴출시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삼 이런 부분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역외 균형 offshore balancing' 전략이 단순히 미국의 패권 유지에만 필요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 중입니다. 물론 정욱식 대표의 언급대로 현재 미국의 패권이 예전 같지 않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군사력이 동아시아에 전혀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들이 그렇게 외치는 균형자적 지위가 어떠한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피터 자이한의 주장대로 항공모함 전력을 비롯한 미국의 군사력이 우리와 일본의 번영을 가져다 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본의 지금과 같은 군사력 증강과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은 자신들의 욕망대로 어느 정도 동상이몽에 근거한 것이지만 우리는 일본과는 엄연히 다른 입장에 서 있습니다. 과연 앞으로 2025년이 어떠한 식으로 귀결될지 우리 모두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 정부 또한 무엇보다 가장 용미用美와 용중用中을 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기 만을 바랄 뿐입니다.



- 몇몇 분들이 오역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지만, 지난 날 부통령 시절의 바이든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는 한국에게 베팅하고 있으니,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일종의 외교적 수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의 보수 세력이 자신들이 친미親美 그룹인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유사시 대만 해협의 위기는 국익을 위한 결단의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 주도의 반反 러시아 결속이 명확해지면서 냉전시대에 버금가는 외교적,경제적,군사적 봉쇄 정책이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에게 큰 딜레마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미국은 한국의 중립적 태도가 사실상 중국 편을 드는 것이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으며,그런 이유로 대만해협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국도 모종의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

대만 사회의 연론과 민심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홍콩 문제를 다루는 방식 때문에 일국양제 방식의 가능성은 완전히 훼손되었다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한국의 전쟁 연루 가능성이 역시 커지고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커트 켐벨 백악관 국가 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이 도쿄를 극비리에 방문해 공동성명에 대만 언급을 집어넣도록 강하게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이고 만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들과 미국 쪽으로 확실히 입장을 정해야 한다는 이들 사이의 내부 논쟁에서 후자가 승리를 거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만 사태는 미중 간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일본이 섣불리 개입했다간 일본열도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이처럼 미국이 필요에 따라 주한미군 전력을 한반도 역외로 전개하는 것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라고 부른다

만약 대만 유사시 미국이 오산 공군기지 등 주한미군 기지를 대만 군수지원을 위한 발진기지로 삼는다면, 한국이 미중 충돌에 연루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즉, 중국이 미국을 선제적으로 공격하지 않는 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국의 군사적 원조 의무는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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