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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특권 - 여성혐오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케이트 만 지음, 하인혜 옮김 / 오월의봄 / 2021년 8월
평점 :
호주 출신의 여성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케이트 만은 호주 멜버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도미해 메사추세츠 공과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습니다. 현재 그녀는 코넬 대학의 철학과 부교수로 일하고 있는데요. 익히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그녀는 여성 권리에 대한 보편적 지지와 더불어 현재까지도 각 사회들이 관습과 가부장제에 따른 여성들의 사회적 권리의 침해에 대해 폭넓은 비판을 지속하고 있는 지식인이기도 합니다. 그와 같은 그녀의 다른 주장들 가운데, "성차별이 전통적인 가부장적 체제를 지지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라고 강조한 것이 그녀가 크게 유명세를 타는 데 이바지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그녀의 주장들은 기존의 여러 형태로 알려져 있는 남성 특권들을 분석하고 진보적인 측면에서 여성의 권리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그녀 스스로의 저술 활동의 주요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선 부분은 여성의 지위 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들이나 동성애자들 및 인종 혐오가 없는 평등한 사회를 위한 일종의 필수 불가결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물론 지금 글을 쓰고자 하는 이 "남성 특권"이라는 책을 통해 좀 더 면밀하게 알게 된 사실이기도 합니다만, 오늘날의 미국이라는 '자유 아메리카'가 얼마나 그와 같은 진보와 극심하게 멀어져 있는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국 사회의 실제적인 단면을 독자들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케이트 만의 이 책은 충분히 그 몫을 다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 책은 원제, "Entitled : Hpw Male Privilege Hurts Women"으로 2020년 8월 출간되었으며, 국내에는 2021년 8월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케이트 만의 이 책은 '여성 혐오'라는 것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작동하는 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를 통해 여성들이 알고 있어야만 하는 여러 불편한 사회적 관습과 남성 전반이 항유하고 있는 '특권적 인식'에 대해서도 논증하고 있습니다.이 '여성 혐오' 소수의 여성차별주의자들이나 여성 혐오주의자들에게만 국한된 '혐오론'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불건전한 사회적 인식속에서 비롯된 사회 문제로서 저자인 만은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글의 2장에서 '인셀, 즉 비자발적 독신상태'에 있는 욕구 불만의 평범한 남성들의 여성 혐오가 단순히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젊은 여자들을 폭력의 타겟으로 삼고 심지어 증오하는 수준에 이미 도달해 있다고 서술합니다. 이들은 내심 여자를 너무나 만나고 싶어하고 또한 매력적인 여성과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고 있으나 이들이 평범한 젊은 남성임에도 스스로 실패할 것을 두려워 해 데이트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저 스스로의 소극적 태도의 문제 삼지 않고 극단적인 여성 혐오로 발화시킨 이들은 진취적이고 매력적인 남자들을 만나고 있는 주변 불특정 여성들의 생명을 빼앗는 폭력으로 이르게 되는데요. 물론 이들이 "만화에나 나올 법한 우스꽝스럽고, 우스운 존재들"이지만 여기서 문제는 이들이 '인종차별주의자'와 마찬가지로 터무니 없게 자신을 옭아매는 절망에 기대 극단적인 폭력성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특정 다수들에게 실탄을 쏘아 치명적인 상해를 입힌 엘리엇 로저와 스콧 비얼리와 같은 자들이 단순히 반사회적인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저자가 글에서 강조하는대로 "여성 혐오가 순전히 사회구조 내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며, 사회적 관습, 정책, 넓은 의미의 문화적 통념에 작동되는 것"으로 단순히 저 인셀들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뒤이어 진술되는 가부장적 인식과 남성 특권에 대한 과도한 믿음에 비롯되어 있다 봐도 크게 이상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불특정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남성에 의한 강간 시도와 데이트 강간, 여성을 향한 성폭력 등이 삐뚤어진 남성들의 특권 의식에 있다고 저자는 다시 한 번 꼬집고 있는데요. 다만, 그러면서도 이런 상황에 대한 저자의 인식 전반이 남성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여성의 권리에 대한 사회 전반의 잘못된 인식과 그 반대로 내재되어 있는 남자와 여자간의 권력 관계 및 전자에 의한 특권적 관념이 '여성 혐오'를 통해 물리적인 폭력과 사회적인 억압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술되고 있습니다. 소위 남녀가 정상적인 교제 관계에 있다 할지라도 남성의 섹스 시도에 대해 통념적인 여자들의 '좋은 여자'가 되고 싶은 내면의 강요 때문에 이를 자신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남자친구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하기 마련이고 심지어 나중에 교제가 끝나게 되는 상황에서 '리벤지 포르노'나 이별을 통보받은 남자 친구가 휘두르게 되는 심각한 폭력 상황에 여자들은 처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남성들이 평소에 쉽게 겪어보지 못하는 경험으로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끔찍한 사례에 대해 심정적으로 공감을 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저자는 3장에서 '가해자 감싸기' 즉, 힘패시 himpathy 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를 아주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강간 피해자들에 대한 일종의 '피해자 지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강간과 관련해 기소되는 비율이 매우 저조한 것은 단순히 '무고죄'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그리고 기소와 법정 다툼에서 남자 가해자들에 대한 만연된 동정심을 부여받는 것에 있다고 저자는 법정 사례를 통해 논증하고 있었는데요. 또한, 낙태와 관련된 6장에서 저자는 '적법한 강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만 강간에 대한 남성들의 무지는 대체로 심각한 수준이며, 남들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진 강간 가해자 남성을 미국 법정에서 기소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글의 전반적인 진술을 통해 입증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앞선 3장에서. "권력을 쥔 남성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권력을 쥔 남성은 별다른 대가를 치르지 않고 세상 모든 사람을 성적으로 '소유할' 권리를 인정받는다"고 서술되고 있었습니다. 즉, 이는 미국 사법 시스템 하에, "처벌에 대한 염려를 없이 여자들을 강간할 남성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라고 첨언되고 있기까지 한데요. 이러한 왜곡된 성인식을 가진 남성들을 기본적인 도덕적 관념만으로는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 오늘날 가장 큰 현실적인 문제로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앞에서 3장을 통해 잠깐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만, 데이트 관계에서 여성들이 자신들의 마땅한 성적 권리가 교제하는 남성을 위한 일종의 '섹스 봉사'로 인해 스스로 자결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은 익히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여성들이 관계 전반이 무너질까봐 스스로 원치 않는 시기임에도 섹스를 거부할 수 없었고 그것을 그냥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여성들이 많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것은 가부장적 관념이 뿌리 깊은 사회일수록 심각한 편이고, 국제 사회로부터 남녀 평등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미국에서 조차 이것은 여성들에게 내면화되어 있었습니다. 원치 않는 섹스로 인한 임신의 중단을 위해 필요한 낙태권은 오랫동안 미국 사회의 갈등과 사법 체계의 모순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실 수많은 사형수들을 '독약 주사'로 처리하고 있는 미국 사법제도가 어떻게 낙태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 생명 윤리를주장할 수 있는지는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인데요. 저자는 이를 교묘한 정치적 논리라고 평가하고 있었습니다만 여성의 몸에 대해 무지한 비전문가들의 터무니없는 주장들과 임신의 문제가 오로지 여성의 문제라고 보는 보수적인 종교관에 의해 강요되어 왔다는 것은 거의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단순히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허울좋은 정치적 다툼이라기 보다는 여성의 성을 매개로 일종의 사회적 헤게모니가 걸려있는 것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여기에 강간을 제외한 일반적인 섹스 자체에 있어서 피임 기구를 사용하는 데 있어 남성들의 동의가 정말 중요할 수밖에 없는지는 이젠 거의 언급할 필요가 조차 없습니다. 물론 낙태 자체를 여성의 성적 결정권으로 소급 적용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보는데요. 단순히 생명에 대한 존중을 떠나서 임신에 이르게 된 여성에 대한 좀 더 전반적인 이해와 더불어 정치적 논리로 비화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여성의 건강권과 최소한의 신체적 안전 보장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미국 내의 정치에서는 낙태와 관련된 소모적인 논쟁을 통해 특정 단체와 진영 논리로 비화되어 왔고 이것은 시민들의 권리 내지는 여성들의 자결권과는 전혀 하등 상관이 없는 쪽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끝으로, 교육 받은 여성에 대한 대다수 남성들의 내재된 반감은 미국 사회 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관념이 남아 있는 다른 사회에서도 여전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진보에 있어서 그리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있어서 남녀의 동등한 권리와 평등은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단순히 여성 혐오가 반여성주의라든지 여자 전반에 대한 터무니 없는 반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국한시켜 이해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개선되지 않는 불편한 사회적 관념에 기대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우리와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남성의 특권이 대체 어딨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서 아직도 극심한 차별을 보이고 있는 가사 분담이라든지 여성이 거의 의무라고 여기고 있는 남성 배우자 혹은 남자친구, 파트너에 대한 사회학적인 성적 관계라는 '재화'가 소위 마땅히 거래되는 것이라고 은연중에 여기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선 논증과는 약간 상반될지라도 케이트 만의 이 책을 마냥 '여성 혐오'라는 키워드에 집중해서 읽어서는 안되는 부분이 여럿 있기도 한데요. 특히, 현재 미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색 인종의 여성들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과 인종주의적 인식은 결코 허투르게 이해되서는 안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백인 여성이 강간 피해자일 경우와 그렇지 않은 흑인 여성과 유색 인종 여성일 경우 미국 경찰과 사법제도가 대응하는 수준이 다르다고 언급하는 부분은 이를 여실히 입증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처음 도입부에서 저자인 만이 여성 혐오주의자가 어떻게 인종주의자로 연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에 대해 저는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이 글의 마지막 장까지 일독 하고 나서 그러한 인식의 가능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여성 차별과 여성 혐오에 대한 문제는 성적 소수자와 인종 차별의 문제와 다름없다는 것에 거의 동의하고 이것은 민주주의적 가치에 반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진정한 사회적 진보와 인간의 진정한 평등은 아직 거쳐가야 할 장애물이 많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글과는 전혀 상관없이 막시무스님이 다시 와주셔서 뭔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북플러들 중에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막시무스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성혐오란 순전히 사회구조 내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며, 사회적 관습, 정책, 넓은 의미의 문화적 통념에 의해 작동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수십 명의 여성들을 강간하거나 성적 괴롭힘을 일삼았다는 타당한 혐의를 받았지만, 현재 미국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채우고 있다
반성적 사고를 통해 여성이 온전한 인간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깨닫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권력을 쥔 남성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권력을 쥔 남성은 별다른 대가를 치르지 않고 세상 모든 사람을 성적으로 ‘소유할‘ 권리를 인정받는다
여성들은 자신을 가해하거나 학대한 남성들을 감싸지 않는 것에 대해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낀다.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해를 입히거나 남성들을 실망시키길 원치 않는다
가스라이팅에는 인식의 측면 뿐 아니라 특유의 도덕적 측면이 존재한다. 가스라이팅의 피해자는 가해자의 시각으로 재구성 된 사건과 서사 혹은 그 자신만의 이야기에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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