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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소사이어티 - 디지털 혁명 시대,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 것인가
마르크 뒤갱.크리스토프 라베 지음 / 부키 / 2019년 7월
평점 :
이 글의 공저자 중 한 사람인 마르크 뒤갱은 세네갈 출신의 프랑스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및 정치비평가입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 ˝La Chambre des Ofiiciers˝로 큰 명성을 얻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라베는 프랑스 주간지 르 푸앵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서 국방과 국가 정보 활동 등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크리스토퍼 라베는 동명이인의 투자 전문가인 장-크리스토프 라베의 정보만 구글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제가 프랑스어는 전혀 알지를 못해 그에 관한 좀 더 상세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이 책은 원제, ˝L‘homme nu˝로 지난 2016년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19년 7월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우선 이 책이 독자들에게 밝히고자 하는 점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개인들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사실상 안보에 결부시키는 ‘빅데이터 수집 거대 기업‘들이 사실상 정부와 민주주의를 불신하고 오로지 근원적 이데올로기로서 자유지상주의와 세계화를 대체불가능한 가치로 여기고 있는 등의 이들의 권력화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 서두에서 저자들은 ˝빅데이터 사회는 훨씬 교묘하면서 고통이 없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통제한다˝고 전제하고 수많은 개인들이 쌓아온 데이터들을 그저 거저 거둬들여 자신들의 이익 창출해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산업 전반의 행태에 대해 날을 세워 비판합니다. 물론 이런 빅데이터 수집 기업들의 영리 활동과는 다소 별개로 2001년 9월 11일의 미국 뉴욕 테러로 말미암아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정보 우위 information dominace‘의 논리에 따른 총체적인 데이터 수집에 나섬으로써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미국의 행정부와 빅데이터 수집 기업들이 거의 무분별한 결탁에 이르렀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실 건전한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각 시민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는 매우 엄중하고 중요한 주제임은 모두가 잘 아실겁니다. 그런 연유로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 제안을 시도하고 있는 페이스 북과 구글의 움직임은 이렇게 각 개인들의 누적된 ‘프로파일 데이터‘를 통해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제한하는 데 이르는 결과로 이르렀다 봐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과거 NSA의 전세계 감청 프로그램인 ‘에셜론‘ 등을 폭로한 스노든의 사례에서 정보당국과 국가 주요 인사들의 사실상의 연합체인 과두제 상황에서 탐사 전문 보도 기자들의 집요한 취재활동은 입안에 가시와도 같았을 겁니다. 특히, 이 글에서 설명되고 있는 바와 같이 행정, 사법, 입법 체제에 +1인 언론계에 대한 이들 빅데이터 기업들의 교묘한 획책은 이미 유명한 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 독점 체제를 용인하는 언론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는 이들의 행태는 과거 프랑스에서의 구글의 언론 프로그램과 유사합니다. 다만, 앞서 제가 언급한대로 이들의 거대한 기득권에 저항하는 탐사 보도 전문기자들의 재갈을 효과적으로 물릴 수 없기에 앞으로 대다수 시민들의 정치적 권리와 프라이버시 권리는 소수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언론들의 손에 달려있지 않는가 이 글을 읽고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쪽 업계에 대한 다양한 배경 지식이 없는 분들은 이게 무슨 터무니없는 음모론이냐 하실테지만 미국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대통령이 왜 구글의 회장인 에릭 슈미트를 영입하고자 했는지가 빅데이터 기업들이 단순한 영리 활동을 벌이는 전통적인 기업이 아니라 이미 정부 각료와 정보 당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임을 드러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외에도 NSA와 CIA의 여러 행적들과 미국의 정보 우위를 위해 이들의 일련의 지속된 작업들을 거의 여과 없이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데요. 이 부분도 이러한 관련 업계를 인지하지 못하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음모론으로 치부할 수도 있을겁니다.
사실 저는 과거에 마누엘 카스텔과 소극적인 재런 러니어를 통해 우리에게 놓여진 이 구축된 넷 망이 어느 정도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미 사법부를 사실상 꼭두각시로 만든 정보 관련 영장 집행이 불신의 원인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개봉된 스노든의 전기 영화와 티모시 스나이더와 하워드 라인골드와 같은 현 웹 기반 업계의 비판자들의 목소리를 너무 노골적으로 체화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적으로는 이러한 무분별한 정보 당국의 비대화와 거기에 결탁한 넷 기업들의 미래가 사실상 ‘전체주의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저자들의 지적에 실로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원칙적으로 민주주의 체제에서 비대한 권력을 마땅히 견제해야만 한다는 정치적 원리주의에 긍정하고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가는 건전한 민주주의가 바우만이 경고했던 디스토피아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이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안보와 안전에 대한 욕구는 결코 전부를 채울 수 없는 문제˝로 변화된 시대에 대한 일방적인 굴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주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먼저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넷 기반 산업과 이를 바탕으로 막대한 이윤을 얻고 있는 다수의 스마트 기업들이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국가에 대한 불신과 정치의 불필요성을 인지하고 밀턴 프리드먼의 손자인 패트리 프리드먼의 ˝기업은 권력을 초월한다˝는 말이 시사하는 바가 어떠한 것인지 충분히 짐작할 만 하다고 하겠습니다.
끝으로, 각 국 뿐만 아니라 거의 전세계의 현상이라고 봐도 무방한 현재의 웹 기반의 산업 전반에 대해 적절한 규제가 없이는 실질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암시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법부가 이러한 소수의 개인들을 더욱 살찌우는 다수의 데이터화에 대해 확실한 기준을 갖고 이를 견제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소위 전문가들에 의한 독재를 은연중에 지지하는 이들의 사고 전환을 위해 빅데이터의 이면에 놓여 있는 진실을 우리가 얼마간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소수의 탐사 보도 전문 기자들의 손에 이것을 맡기기 보다는 ‘세계의 작동 원리‘를 비롯한 수많은 알고리즘을 스스로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조지 오웰이 희화적으로 경고했던 미래의 감시 사회를 우리가 애써 무시하는 것으로 그것을 더 빨리 재촉하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모두가 경각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생성한 디지털 데이터는 우리에 관한 것이지만 우리 소유가 아니며, 기술 산업을 지배할 자들이 우리의 데이터를 거의 털어간다.
정보기관과 빅데이터 기업들의 융합은 비선출 권력이 지배하는 세계 정부를 예고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된다.
자동화 된 감시는 완벽하게 전체주의적인 성격을 띤다.
그렇게 쌓인 데이터는 소수 개인의 부와 감시 기관의 힘을 끝없이 키우는 데 사용된다.
2014년 페이스북은 프랑스에서 2억 6600만 유로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기술적인 재정 운용 덕분에 프랑스 국세청에 낸 세금은 정상적인 금액의 109분의 1도 안 되는 31만 9167유로에 불과하다.
빅데이터 기업의 꼭두각시들은 언어를 빈약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면서 의미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세상에 대한 이해 방식을 단순화, 획일화한다.
세상을 수량화하고 측량하고 눈금을 매겨서 규격화하는 것, 이것이 빅 데이터 기업들의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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