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의 종말 - 우리의 일자리와 경제구조를 바꿔놓을 중국의 변화 키워드 10
숀 레인 지음, 이은경 옮김, 박한진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중국 시장과 관련한 시장 자문을 해주는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창립자이자 전무이사인 숀 레인은 포브스를 비롯한 여러 언론사에 중국 관련 칼럼을 쓰는 등 중국에서 활동하는 서양 학자 중에서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 꽤 공신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연유에는 아마도 그의 부인이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역임한 예졘잉의 외손녀라는 사실이 중요한 이유일 지도 모릅니다. 또한 그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맥길 대학을 거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중국 경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바 있습니다. 그의 이 책은 지난 2011년 ‘The End Of Cheap China’라는 원제로 출간되었으며, 국내에는 2013년 번역 출판 되었으나 현재는 절판된 상태입니다.

우선 본격적인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책의 제목과 관련된 저자의 생각을 먼저 밝혀둬야 할 것 같습니다. “값싼 중국의 종말은 서구의 기업 경영자들이 공격적이고 실전에 단련되어 있으며 풍부한 자본력을 갖춘 경쟁회사의 도전에 맞설 준비를 해야한다는 뜻”으로 독자들이 다소 오해할 소지를 줄이고자 본문에 그 의미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책의 2장에서도 논의되고 있는데요. 즉, 중국은 더이상 일회용 제품이나 값싼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가 아니라 통신장비 및 휴대폰, 전자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부가가치 수출국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단순한 1차 소비재만을 특유의 노동집약으로 생산하고 있는 국가로 치부하고 있는데요. 이것이 중국에 대한 이해의 부족인지 아니면 중국의 발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글의 1장에서 다음과 밝히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공포감 조성, 잘못된 정보, 히스테리가 매일 같이 미국 방송의 전파를 타면서 이성적인 담론을 흐려놓고 있다”면서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는 이 ‘중국대두론’의 병적인 현상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성공한 제품을 베껴서 똑같이 만들거나 돈을 벌기 위해 단순히 지적재산권을 훔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서양 분석가들의 일반적 통념이 이에 한 몫을 한 것”으로 저자는 이같이 파악하고 있는데요. 물론 중국이 그동안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게서 벌인 지적재산권 탈취가 아주 허위의 주장은 아니지만 너무 나가서 중국 산업 전반을 낙후되고 발전없는 것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약간의 반론으로 저자는 이와 같은 서구 평론가들과 언론인들의 중국에 대한 편견에 대해 이탈리아 사례를 특별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글 10장에서는 이탈리아의 명품 소재 기업들이 소모품이나 저렴한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고가의 제품은 이탈리아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판매 부진을 중국에서 생산한 보다 저렴한 제품으로 생산 다양화를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무조건 중국의 대두를 불안한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과는 별개로 저자는 중국 내부의 여러 문제들을 꼬집어 비판하고는 있는데요. 특히 지방의 공무원들이 부패에 연루되어 있는 점과 자국민을 상대로 한 식품 안전성이 너무나 위협의 상태에 있어서 2011년 ‘멜라민 분유’ 파동과 같은 사태와 집값과 관련한 중국 부동산 가격 불안정 등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3장에서 문화대혁명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다 현재의 중국 국민들이 자유로운 발언을 위한 소셜 미디어에 대한 당국의 단속에 대해 시나웨이보와 바이두 등도 충분히 개방성을 갖고 있고, 중국인들이 자유로운 접속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아직도 ‘천안문’이라는 단어가 검색 금지인 것만 봐도 당이 주도하는 인터넷 검열은 아직도 진행중인 것은 분명합니다. 해외의 언론사 사이트 몇 곳이 직접 접속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일종의 ‘인터넷 자유’로 여기는 것은 매우 동의하기 힘든 의견이었습니다. 또한 어느 외국인 사업자의 입을 빌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의류나 운동화같이 비교적 단순한 제조업에는 효율적인 시장이지만, 침실가구 세트나 최신 전자기기와 같이 복잡하거나 분초를 다투는 제품 생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평하면서 반대로 “중국의 사회기반 시설은 세계 최상급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주장에도 역시 동의하기 힘들었습니다. 단순히 생산지에서 항구로 전달하는 국한된 사회 기반 시설의 평가라면 모르겠으나 이것을 독자들이 오해하게끔 저런 주장을 펴는 것은 객관적인 평가라고 인정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당국과 사법체계와 관련해 몇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중국 공산당은 체제의 안정을 위협하는 국민의 시위를 국가를 전복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이에 대한 강경한 대응과 현재까지 중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요식 체인점의 따라 베끼기 영업과 관련한 중국 사법 당국의 철퇴에도 불구하고 중국 법원의 판결 집행이 미비해서 벌금과 영업정지 판결에도 피의자들이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적 재산권과 상표권에 대한 인식이 물론 중국 당국에서도 분명 이해하고는 있으나 사법 당국이 일부러 늦장을 부리는지 아니면 법 체계상의 문제인지는 이 글을 통해 정확히 알기는 힘들었습니다. 만약 일처리를 그런식으로 한다면 중국 사법 당국을 신뢰하기는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저자는 1장 도입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을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이 자유 무역 기조를 훼손해 보호 무역으로 회귀하려고 하는 내부 움직임이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더군다나 대통령이 되기 전의 도널드 트럼프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려야한다는 발언도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꽤 놀라운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중국 권력층이 문화 대혁명을 거치고 나서 권력 분산에 많은 공을 들여서 견제와 균형에 이르렀다고 보고는 있으나 지금 시진핑의 움직임을 보자면 정치적 공식이 매번 일치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이었던 저자의 언급은 “독일 정부가 온라인에서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를 사용했다”는 부분은 저로서도 쉽게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독일 정부가 제3세계 권위주의 독재 국가나 할 법한 일을 벌인 것이었으니 이것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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