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졸렬하고 부족한 서평이 200편이 넘어가던 즈음에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진 능력이 시원찮아 생애를 보낸 이 사회에 일개 개인으로서 뭔가 흔적이라도 남길게 있나 했는데 여기 리뷰들은 제가 땅에 묻혀도 알라딘이 망하지 않는 이상 남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사뭇 안도감이 들더군요.
각자의 인생이 서로 중요하게 여기는 다른 가치들로 빛난다면 제 인생에 있어서 책등을 마주하고 손으로 끊임없이 책장을 넘겨나가게 해주는 현재 직장의 존재와 가정이 없는 저의 현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만하면 저의 책중독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아마도 독서생활자의 삶을 위해 다른 것은 다소 희생시킨 괴랄한 한 남자의 인생이 바로 제가 아닌가 하는 뼈아픈 회고를 끄적여봅니다.
이대로 아픈데 없이 가늘고 길게 살면서 더 많은 책을 보는 것이 이제 제 마지막 소원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