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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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경영 석학이자, 프로앰(pro Am)의 등장을 알린 논문의 명성과 영국의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인 데모스 Demos의 연구원으로 유명한 찰스 리드비터의 이 글은 오늘날 리눅스 사례와 위키백과 등으로 널리 알려진 집단 지성에 관해 풍부한 자료를 바탕과 가까운 미래의 예측까지 담고 있습니다.

도입부에서 저자는 유튜브에 이름을 널리 알린 한 한국인 기타리스트를 소개로 시작하고 있는데요. 전문 작곡가를 비롯한 연주자들과 전문적인 음반 회사의 쳬계적인 시스템상이 아니라 일종의 공개된 악보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기타 연주가 어떻게 전세계인들에게 소개되어 이슈가 되었는지에 대한 관점을 집단지성의 흐름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개인은 현명하지 못하지만 집단은 현명할 수 있다는 명제로 특히 지식 분야에 있어서 큰 획을 그은 위키백과를 예로 들며 모두가 참여하는 오픈 액세스적 환경에서 각자 저마다의 지식을 업로드하고 수정하고 완성하는 과정이 기존의 전문가들이 권위를 갖고 독접했던 지식 산업 체계에 일대 전환이 된 사건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웹은 우리가 진실과 허구, 지식과 가설, 사실과 뜬소문을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 프로페셔널, 각종 연구기관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정보의 접근성이 뒤쳐지는 아프리카 국가 등에서 오프라인 형태의 위키백과를 다운로드하여 교육 일선의 활용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일종의 우려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언급하며 앞으로의 집단지성의 발전이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임을 독자들에게 이와같이 인식시키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리눅스 사례 역시 ‘공유된 지식’을 바탕으로 누구나 참여해 확장하고 개선시켜 완성시킴으로서 이러한 오픈 리눅스가 없었다면 리눅스를 기본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는 구글과 같은 기업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웹, 전자, 일반 경영, 과학, 교육 등에서 이러한 집단지성의 성공 여부는 다수의 유능한 기여자들을 협업 활동에 열중하게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고, 또한 현실 정치적인 측면에서 집단지성의 확장은 민주주의 정치에 이론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단지성에 참여하는 각각의 개인들이 끊임없는 사고와 성찰이 없이 특정한 그룹에 몰입하는 것은 군중심리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경고하고 있는데요

이미 앞서 간략히 소개해 드린대로 공유와 협업의 집단지성은 각 분야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고 있고, 산업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자본주의 발전 시기의 포드로 설명되는 고도의 분업화와 자동화 수준의 결과는 아니며 집단지성의 참여와 확장으로 나타난 결과물들은 과학과 산업 전반의 혁신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 사례들을 저자는 언급하고 있는데요. 의료산업과 과학분야 개성있는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여러 게임회사들의 오픈 소스의 공유와 같은 오픈 액세스와 혐업과 유저들의 피드백과 같은 긍정적인 부분을 일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현실정치에 있어서 집단지성은 일부 안보전문가들은 “웹이 혼란과 위협, 무질서와 통제 이탈이 갈수록 심해지는 세계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물론 선진국들에 있어서 정당 정치가 갈수록 쇠퇴하고 있는 시점에서 웹에서 정치 논쟁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개 자신과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반대에 있는 사람들과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라 할 수 있는 공개적인 토론을 기피하는 것은 문제라 할 수 있을것입니다. 이러한 디지털이 무조건 민주주의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과 중국의 웹 정치 토론, 한국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봤을 때 정치 발전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분명 존재합니다. (찰스 리드비터는 본인의 의견으로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의 사례를 글에서 몇차례 언급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저자는 이러한 집단지성과 정치애 대한 파급효과에 대해 낙관론이나 회의론 중에 어느 한쪽의 의견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히고는 있습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웹을 통해 좀 더 광범위한 이슈, 사상적인 측면에서 대화와 토론, 현실 정치의 참여 등과 같은 그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이와 같은 변화들이 비교적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는 듯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각 개인들의 의사가 면밀히 반영이 되지 않았던 환경의 폭력적인 시기의 군중심리 보다는 개인들의 사유와 성찰을 통한 민주주의적 발전의 본체인 정치적 토론들이 활발해 질 수 있는 기회는 분명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미 앞서 집단지성의 발전과 확장에서 공유와 협업의 정신이라는 큰 틀을 이해했기 때문에 정치 발전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군요.

일독하고 나서 문득 드는 생각은 정보와 지식의 접근이 과거와는 달리 일부 지식 전문가 그룹의 독점적 소유 형태에서 많은 개인들이 오픈된 형태의 참여와 공유로 이런 현상이 파격적으로 확장된다면 전통적인 지식 생산의 행위자들의 분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가공된 지식을 소비하는 차원에 국한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생산에 참여하는 것이 사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나아가 집단지성이 체제에 올바른 결정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유권자로서 참여하여 정치 발전에 기여하는 것보다 사유를 바탕으로 한 생산적인 토론과 개방적 참여, 의견 개진 등을 통해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욱더 건전하게 만들 수 있는 큰 토대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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