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의 운명
한용섭 지음 / 박영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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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국방대학교 한용섭 교수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다른 전문가들과는 달리 상이한 관료 경험을 한 학자로 볼 수 있겠는데요. 근래에는 자주 미디어에 출연하여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또한 북핵 문제에 직무적으로도 참여한 경험이 있기에 약간 흥미를 갖고 읽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판문점에서 있었던 남북 정상간의 순조로운 평화회담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정전 협정을 맺고 이후 평화 협정까지 이어지는 기대감까지 모두가 품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출간된 이삼성 교수의 글을 읽고 다소 느낀 점을 밝혔습니다만, 우리가 원하는 그런 행복한 결말이 이뤄지길 저 역시 바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한용섭 교수는 여기에서 지금까지 이어온 북한의 핵개발 역사가 진보와 보수, 미국 어느 누구의 책임이 아니며 사실로서 밝혀져 온 북한의 핵개발 역사는 1952년 이후로 구소련의 원자력 연구소에 꾸준히 인력을 파견하고 우수한 원자력 관련 인재를 꾸준히 교육시켜 왔다는 점에서 증명되어집니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약소국이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핵개발에 나선 것은 북한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이 그러했고 그중에서도 북한은 종래의 NPT체제 안에 있던 국가가 국제 협약을 무시하고 핵개발에 나선 최초의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1990년 대 초반 미국 CIA가 북한의 핵개발 움직임을 파악하고 나선 이래 1994년의 제네바 합의 1998년 이후부터 6자 회담등이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한 시도로 이어졌지만 각각의 합의와 회담은 뚜렷한 한계점을 남기고 최근인 2017년 북한 6차 핵실험이 국제 사회에 어떠한 파급을 초래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김씨 왕조가 김일성 이래로 김정일 부자대에 겉으로는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속으로는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에 나서 그 1990년대 이후부터 사실살 실질적으로 핵개발을 멈춘 시기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여기 한교수의 주장입니다. 일견 주장이랄것도 없이 대부분 사실로 밝혀진 것이죠. 북한 핵개발에 적잖은 도움을 준 파키스탄의 핵물리학자 압둘 카디드 칸의 실질적인 원조 행위가 어느선 까지였는가가 조금 의혹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어찌됐든 명백한건 파키스탄이 핵기술을 제공하고 북한이 이란과 파키스탄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한 것은 여러 매체와 글들에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단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해야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1992년 한반도 비핵화 합의 이후에 한국만 철저하게 이것을 지켜왔고, 이 선언적 합의를 무시하듯 북한은 그 와중에도 핵개발을 지속해 왔습니다. 한교수는 남한과 북한이 양자 핵보유가 된다면 재래식 충돌로 국한되겠지만, 한쪽의 일방적인 핵보유 상태라면 양상은 전혀 다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현실이 남한내의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의 책임도 아니고, 미국의 대화 단절로 인한 책임도 아니라고 하는 것은 북한은 물밑으로 핵개발 노선을 멈춘적이 없기 때문일겁니다.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단이 전무했다고 봐야겠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북한의 전통적인 기만 전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체제 유지와 안전을 위한 정당성으로 여기는 오래된 사고의 한 방편이라 생각됩니다.

2016년 이전까지 북한의 핵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던 중국 당국과 그로 인한 6자회담의 실패, 끈임없이 미국과 국제사회에 기만전술로 북한이 보유한 원자로들이 전력 가동을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해왔지만 한번도 그 원자로들에게서 전력을 송출한 적도 없고 오로지 재처리와 무기화의 결과로 원자탄을 만든 이런 결과물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은 뭔가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연유로 한교수는 ‘비핵화’라는 표현보다 ‘핵폐기’라는 단어를 글 전체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 (CVID)를 위해 앞으로 남은 북미 회담과 남북미 회담에서 경주해야 할 것이며, 만약 이러한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다른 수단들을 다시금 고려해야할 것입니다. 회담 무산을 핑계로 북한 정권에게 외과 수술적 처방을 벌이려는 미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말려야 하겠고, 한미간의 동맹 강화와 미국의 확장 억제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야겠죠. 일방적으로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만 좋지 않은 결과가 도출될 경우에도 마땅한 대응 방안이 준비되어야 하겠죠.

정보 부족이 명백한 리뷰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얇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개발 및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보와 그동안에 있었던 북한과의 대화와 합의의 도출 한계, 앞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을 이 책은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화해 무드에 다시 이런 주제의 책을 읽는 것을 떨떠름하게 여기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한반도 해빙 분위기와 관련된 다른 이해 정보가 없는 분들은 한번 시간내서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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