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비밀편지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2
레니아 마조르 지음, 이정주 옮김, 김은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기린처럼 키가 크고, 운동을 잘 하는 열한 살 소녀 에바의 사랑찾기를 그린 <뒤죽박죽 비밀편지>는 읽는 내내 얼굴 한가득 미소를 머금게 한다. 초등학생 아이에게 어느날 향기나는 편지 한통이 배달된다면 온통 세상은 핑크빛으로 물들겠지~~ 읽기도 쉽고 어린시절도 생각나게 만들었는데 ,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의 일상을 살짝 엿보는것 같아 매우 유쾌하다. 요즘 아이들은 성장이 많이 빠르다. 에바의 책상에 놓여진 편지로 인해 학급의 모든 아이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한사람 한사람 탐문해 가면서 편지를 쓴 장본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는데 소녀들의 감성을 잘 나타낸듯하다.

힘도 세고, 스스로를 꺽다리에 매력 없는 사람으로 단정지은 에바가 언제쯤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낼 수 있을까. 

어디를 가든 한 학급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존재한다. 내 어린시절은 수줍음 많은 소심한 아이였고, 내 짝은 내 물건을 자주 빼앗는 악동중의 악동이었으며( 그 옛날 한반의 개구쟁이 남자애는  여자 화장실을 넘보다가 재래식 화장실에 풍덩 빠지는 웃지못할 사건도 기억난다.ㅋ ) , 여자 친구들의 치마를 들추며 ’아이스~케~~키~" 하고 다소 짖꿋은 장난을 치는 아이도 있었다. 운동을 잘 하는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필기를 잘 하는 아이, 얼굴이 예뻐 자뻑 공주를 자칭하는 아이, 그리고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똑똑 부러지게 발표를 잘 했던 아이가 그립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오래전 지나버린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니 생각나는 친구들이 참 많다. 그리고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유쾌한 책이므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질수도 있을듯하다. 

내 아이만이 가지는 매력을 발견해 보기도 하고, 엄마도 어린시절이 있었으며 그시절의 추억담을 하나씩 꺼내어 말해주고,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 싫어하는 친구, 아이 자신이 느끼는 자신만의 매력, 엄마가 느끼는 아이의 매력, 오래전 초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지우개 사건, 스티커 사건, 재래식 화장실 사건,, 무궁무진한 옛이야기를 아이와 이야기하며 뒹굴뒹굴 웃어보는 행복한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아주 좋은 매개체가 될수도 있겠다.

에바가 비밀 편지의 주인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학급의 아이들 모두를 용의자로 단정하고 심문해 나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독특한 학급의 아이들은 독서의 즐거움을 증가 시키고 있다. 옷을 잘 입고 예쁜척을 하는 마르고, 마르고를 바라보는 샤를리, 짖굿은 개구쟁이 앙조와 마티스,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줄리앙, 에바의 절친한 친구 마리, 한사람씩 탐문을 해 보지만 비밀 편지를 쓴 주인공은 쉽게 찾을수가 없다.

마리와 함께 나눈 대화중 에바의 열등감이 살짝 엿보인다. 119p -
" 그래, 넌 상큼한 오렌지 같아, 마르고는 예쁜 딸기같고, 나는....그저 길쭉한 바나나야."  
" 그렇게 자꾸 자기를 낮추지 마! 너도 예뻐. 남자 애한테 편지를 받은게 그 증거잖아. 난 한 번도 못 받아 봤는데.."
씩씩하지만 사랑스러운 에바의 매력을 먼저 눈치채고 여자친구가 되어달라는 편지를 보낸 주인공이 궁금해진다.

저녁까지 대답을 달라고 했던 편지를 뒤로하고 마지막 수업인 컴퓨터 시간이 돌아왔다. 선생님은  글자를 뒤죽박죽 쓰고, 그 글자들을 옆짝꿍과 바꿔 제대로 맞춰놓는 시간을 가진다. 짝의 뒤죽박죽 글자를 본 순간  에바는 언제나 마음속에 그렸지만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글자의 조합을 통해 비밀 편지의 주인공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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