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인류학 - 유전자를 타고 가는 시간여행
존 H. 릴리스포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기존에 해결 못했던 인류학적 수수께끼들은 20세기 후반 생명과학의 급격한 발전에 의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mitochondria DNA 분석은 모계 조상의 뿌리를 추적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유전학은 모든 수수께끼의 답을 주지 못한다. 애초에 유전자풀이라는 것이 다양한 변수에 의해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류학의 수수께끼들을 완벽하게 해결할 줄 알았던 유전학이 다른 수수께끼를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시베리아 인들과 북아메리카인의 일부 유전자가 동일하고 일부 유전자가 다르다고 가정해보자.  이 자료는 시베리아인과 북아메리카인의 유전적 관련성을 설명해줄 수도 있고 오히려 그 역을 설명해줄수도 있다. 일부 유전자가 다른 이유는 격리, 유전적 부동 같은 변화에 의해 유전자풀에 변화가 생긴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애초에 시베리아인과 북아메리카인의 유전적 연관성이 적어 다른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유전학은 스스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이 책은 유전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 유전학은 오직 해석을 요하는 도구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저자는 유전학을 인류학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기존 인류학자들에게 요구되었던 덕목인 문화, 역사적 이해와 상상력임을 재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Biological anthropology를 이해하기 위한 교양서적으로서 값어치를 하고 있는 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부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초의 아메리카인>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에게서 발견되는 단일집단 X가 왜 훨씬 이전시기에 유럽인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폴리네시아인은 남아메리카에서 이동했다고 주장하는 헤이허달의 견해를 저자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하지만 그 근거가 제시되고 있지 않다.

그 밖에도 여러 곳에서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띄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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