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 62세계가 나를 사랑해주기에(잔혹한 방법으로 때로는 상냥한 방법으로)나는 언제까지나 혼자일 수 있다내게 처음 한 사람이 주어졌을 때에도나는 그저 세계의 소리만을 듣고 있었다내게는 단순한 슬픔과 기쁨만이 분명하다나는 언제나 세계의 것이니까하늘에게 나무에게 사람에게나는 스스로를 내던진다마침내 세계의 풍요로움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나는 사람을 부른다그러자 세계가 뒤돌아본다그리고 내가 사라진다
9월의 노래당신께 말할 수 있다면그건 슬픔이 아니지바람에 흔들리는 맨드라미를말없이 바라본다당신 곁에서 울 수 있다면그건 슬픔이 아니지파도 소리 반복되는 저 파도 소리는내 마음 늙어가는 소리슬픔은 언제나낯설다당신 탓이 아니다내 탓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