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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ttoman Army 1914–18 (Paperback)
David Nicolle / Osprey Pub Co / 1994년 3월
평점 :
1차대전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군대에 대한 개론서.
저자는 오스만 투르크 군대가 독일군 장교들의 지휘에 의존했던, 무능한 군대라는 이미지를 깨고 싶다고 말하며, 이러한 이미지는 서구권에 소개된, 오스만 투르크 군대에 대한 자료가 대부분 독일군 장교들의 수기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책 내용을 보면 독일군 장교에게 의존을 한건 오해라고 쳐도 무능한 군대 이미지는 깨기 힘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마찬가지로 오스만 투르크도 다민족 국가였기에 명령 의사소통에 문제가 많았고, 무엇보다 아랍 민족주의 봉기가 일어나면서 아랍 출신 병사들의 충성심이 의심받는 상황까지 일어나게 되었다. 게다가 아르메니아 등 정교도 출신들 중에는 러시아에 동조하는 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탈영률도 어마어마하게 높았다.
압둘 하미드 2세 치하 때부터 군대의 근대화 바람이 불었지만, 1차대전이 발발할 때까지도 군대의 근대화는 요원했다. 오스만 투르크가 뒤늦게 동맹국으로서 전쟁에 뛰어들자, 독일이 군사 지원을 하긴 했지만 정작 독일도 양쪽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터라 그 지원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육군은 중포, 기관총이 부족하여 현대전을 펼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였고, 해군은 대부분 19세기에 건조된 함선과 전노급 전함들을 운용하고 있었다. (독일로부터 순양전함과 경순양함 1척씩을 양도받고 각각 <술탄 셀림 야부즈>, <미딜리>로 개명해서 운용했지만 이 함선들을 제외하고는 연합국 해군과 전투를 벌이기가 민망할 정도의 전력이었다)
무엇보다 제일 문제였던 것은 극악에 가까운 교통망이었는데 독일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만든 아나톨리아, 바그다드 철도가 있었지만 이들 철도는 운영이 부실해 대규모 군사 수송에는 부적합하였다. 도로망이 잘 정비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스만 투르크 군대는 주로 도보에 의존해서 이동하였고, 이것은 후일 코카서스 전선에서 전투 이외의 요인으로 대규모 병력 손실을 입는 원인들 중 하나가 된다.
책을 읽고나서도 오스만 투르크 군대의 이미지는 기존에 알고 있던 이미지 그대로였다. 다만 ‘오스만 투르크 군대’라는, 1차대전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소재를 다루었다는 점, 그리고 군복, 군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화려한 칼라 삽화가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