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fi 문학과지성 시인선 511
강성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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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도시에서 사람들은 영원히 젊어 보였다
죽음이라는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누구도 거절하지 못했다
죽어야만 가장 먼 곳을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달에 다녀온 사람도 알지 못했다
때로 깊은 밤
극장의 어둠 속에서만 눈물을 흘렸다
창밖으로 미끄러져가는 빙하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한여름에도 녹지 않는
지구만큼 오래된
한없이 깊은 잠

그런 밤이면 연필을 깎고
나는 백지 속으로 들어갔다

너무 오래 잠들어
꿈이 나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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