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이 죽으면
선인장이 하나 생겨나요
그 선인장이 죽으면
사람 하나 태어나지요
원래 선인장은 널따란 이파리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것이 가시가 되었지요
찌르려는지 막으려는지
선인장은 가시를 내밀고 사람만큼을 살지요
아픈 데가 있다고 하면
그 자리에 손을 올리는 성자도 아니면서
세상 모든 가시들은 스며서 사람을 아프게 하지요
할 일이 있겠으나 할 일을 하지 못한 선인장처럼
사람은 죽어서 무엇이 될지를 생각하지요
사람은 태어나 선인장으로 살지요
실패하지 않으려 가시가 되지요
사람은 태어나 선인장으로 죽지요
그리하여 사막은 자꾸 넓어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