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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난 책을 잘못 고른 줄 알았다. 소설로 알고 있었는데 이건 수필이 아닌가? 다시 한번 책 표지를 들여다 보았다. 분명히 ‘김연수 소설’이라고 쓰여있었다. 이 소설은 마치 작가의 스무살 시절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김연수의 초창기 작품이기에 문체는 요즘 작품들에 비해 다소 거친 느낌을 주지만, 오히려 <스무 살>이라는 제목에 더 어울리는 문체라고 생각한다. 스무 살은 무엇이든 서툰 시절이 아닌가? 이런 문체들이 스무 살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스무 살은 무엇이든지 서툴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시절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무 살은 어느 때보다도 눈물을 많이 짓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눈물들이 나중에 스무 살 이후를 살아갈 우리들이 앞으로 닥쳐올 일들에 대해 너무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어준다. 김연수의 이 소설은 그러한 스무 살 시절의 눈물, 그리고 스무 살 이후 시점에서 바라보는 스무 살을 생생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열심히 무슨 일을 하든, 아무 일도 하지 않든 스무 살은 곧 지나간다. 스무 살의 하늘과 스무 살의 바람과 스무 살의 눈빛은 우리를 세월 속으로 밀어넣고 저희끼리만 저만치 등 뒤에 남는 것이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보다도 더 빨리 우리 기억 속에서 마르는 스무 살이 지나가고 나면, 스물한 살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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