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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종교 이야기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믿음과 분쟁의 역사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4년 8월
평점 :
세 종교 이야기 │ 홍익희 │ 행성비 │ 2014. 08
서양의 역사는 결국 '종교'의 역사다. 서양사를 흔들어놓은 사건들을 떠올려보자. 십자군원정부터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홀로코스트,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서양의 역사엔 '종교'가 깊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종교라 한다면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이렇게 세가지 종교를 의미한다. 결국 이 세가지의 종교가 어떻게 반목과 대립을 해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서양의 역사를 살펴보는 한가지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책 '세 종교 이야기'엔 각 종교의 탄생과 성장 과정이 소개된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같이 현재에도 해결되지 않은 종교간 갈등 사례도 등장한다. 그렇기에 세 종교의 과거, 현재를 통해 나은 미래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세 종교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종교는 유대교다. 수메르 문명이 타락의 길로 접어들자 하느님이 타락한 세상에서 아브라함을 선택하고 그를 자신이 정한 가나안으로 보냈다는게 그 시작이다. 유대인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할례를 하고 제사를 지내며 유대민족의 축복을 약속받는다. 하지만 이후 이집트에서 유대인이 대거 노예가 되어 탄압을 받고 방랑의 시대를 살게된다. 고난과 탄압이 많아질수록 유대인은 율법을 지키고 그들끼리 연대하며 약속의 땅인 '가나안'을 위해 투쟁의 삶을 산다. 가나안에 이미 살고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과의 대립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유대교가 이렇게 '하느님'만을 신으로 본다면 기독교는 그와 다르게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이자 신이라고 믿는다. 또한 유대민족만의 종교가 유대교라면 기독교는 예수가 구세주이며 하느님의 아들임을 믿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종교다. 둘이 가지는 입장 차이는 훗날 두 종교 사이의 반목과 분열의 계기가 된다. 특히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뒤 힘을 얻으면서 유대교 박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렇다면 이슬람교는 유대교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슬람교는 610년 무함마드가 창시한 아랍인 종교로 아브라함의 하느님을 섬기는 종교다. 결국 이슬람교 역시 유대교와 그 뿌리가 맞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슬람교은 정치와 종교를 일원화하는 '신정일치'라는 특징을 가진다. 종교의 수장과 정치의 수장이 동일하기에 이슬람 세력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중앙아프리카, 북아프리카, 스페인, 인도 대륙까지 장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632년 무함마드가 죽으면서 이슬람교는 분열이 시작된다. 무함마드의 뒤를 이을 칼리프 선출에 대한 입장 차이가 종파 분열을 가져온 것이다. 이슬람교엔 가장 큰 종파인 수니파, 그 다음으로 큰 분파인 시아파 등 다양한 종파가 존재한다.
이 세 종교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넘어 가장 관심있던 부분은 각 종교들이 부딪혀 낳은 반목과 갈등의 역사였다. 그중에서도 유대교는 한마디로 고난의 역사였다.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과정에서 이들은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그들만의 연대를 공고히한다. 유대교가 유대인이라는 민족에 국한된 점, 그리고 하느님이 자신들만의 유일신임을 주장하는 점이 기독교와 이슬람교에겐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또 유대인들은 특별한 가치관과 그들만의 연대 방식으로 막대한 경제적 부를 거머쥔다. 이역시 반유대교 정서를 자극하는 계기가 된다. 로마제국의 유대인 박해, 이슬람교의 유대인 박해, 나치의 대학살 등 유대인의 역사는 탄압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유대교는 반목과 갈등을 조장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중동전쟁이 시작됐다. 이후 1988년 팔레스타인이 독립을 선언했지만 2003년 이스라엘이 두 나라의 접경지대인 가자지구를 공격하면서 두 나라의 전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집권 세력은 광신적 시오니스트로 이들은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무자비한 공격을 일삼고 있다. 한편 종교 내에서 반목과 갈등이 나타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슬람교의 경우 분열된 종파 내에서 벌어지는 내전으로 현재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선 수많은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책은 묻는다. 진정 '종교'가 나아가야할 길이 무엇인지를. 수천년간 종교 내,외의 반목과 갈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그리고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참혹한 현실이다. 한 뿌리에서 나온 세 종교가 자신만이 옳음을 내세우고 무력으로 굴종시키는게 옳은 일인가. 또한 이슬람교와 같이 내부에서 분열돼 서로를 죽여도 되는 것인가. 저자는 책을 통해 역사는 자신과 다른 입장이 모두 틀렸다는 극단적인 입장을 취할때마다 쇠퇴의 길을 걸었다고 말한다. 책 '세 종교 이야기'가 들려주는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의 역사가 그 사실을 증언해준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는 '종교'의 의미도 미래도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