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 - 박연준 산문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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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속성이 속절없음이라고 말하는 시인 박연준의 첫 산문 『소란』 개정판이 난다에서 출간된다. 2014년 초판 출간 후 받아온 꾸준한 사랑을 옷감 삼아 새 옷을 입게 되었다. 『소란』은 ‘어림’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여림, 맑음, 유치, 투명, 슬픔, 위험, 열렬, 치졸, 두려움, 그리고 맹목의 사랑 따위가 쉽게 들러붙는(10~11쪽) 어림의 시절.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 우리는 누구나 그 어림을 경험하고, 어른이 되고 나서도 어림의 시절은 꿈처럼 따라붙어 우리의 약한 부분을 헤집는다. 시인에게 그 시절은 감정 과잉과 열망이 엉켜 소란하고, 걱정과 불안이 고약하게 활개를 치는 시기였다. 눈물이 흐르지 않는데도 우는 것처럼 보이던 때, 시인은 슬픔이 그를 침범하도록 그대로 두었다. 슬픔이 활활 타오르는 죽은 나무(191~192쪽)인 채로 시를 쓰고, 또 시를 버렸다.

가장 격렬한 슬픔과 치명적인 아픔만 골라 껴안았던 이십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때의 슬픔은 이미 폭죽이 터지듯 사라졌으나 그렇게 한철 사랑한 것들과 그로 인해 품었던 슬픔들이 남은 삶의 토대를 이룰 것임(196쪽)을 시인은 믿는다. 그리하여 시인이 어림을 아끼고 늙어 죽을 때까지도 몸 한구석에 어림이 붙어 있길 원하는 것(11쪽)은 곧 연약한 어림의 날들을 꽉 끌어안고 발버둥치며 살아가겠다는 어떤 약속과도 같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여전히 나는 작은 일에도 쉽게 화가 나 평정을 잃고 방방 뛸때가 많지만 서른이 넘었으므로 이내 괜찮은 척, 기다리는 척 한다. 마흔이 넘어서는 뭘 하는 척해야 하나? 쉰이 넘고 예순이 넘어서는? 중요한 건 생각은 갑자기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늘 무언가를 생각하고, 준비를 해야 어른인 '척'도 하고, 잘 사는 '척'도 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안심시키는 '척'도 할 수 있을 테니까.

아무쪼록 잘 사는 일이란 마음이 머물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순간의 시간을 온전히 할애해주는 것일지 모른다.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삶이라면 될 수 있는 한 ' 잘 대접해서' 보내주고 싶다. P86~87

마음이 고단할 때, 어디 내장 기관 깊숙한 곳에 구멍이라도 하나 뚫린 것처럼 몸속에서 자꾸 휘파람 소리가 들릴 때, 겨울 바다에 가고 싶어진다. 가서 속에 고여 있는 온갖 찌꺼기들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휙, 던지고 싶다. 바다는 넙죽넙죽 폐기된 마음들을 집어삼킬 것이다. 투정하지 않을 것이다. 엎질러진 머리칼들이 시원하게 뺨을 때려줄 때, 뺨이 투명한 생채기로 물들 때, 위안을 받을 수 있겠지. 때론 말없이 그저 고요하게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정말 고마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P92

때때로 계단은 무릎을 꿇은 것처럼 보였는데 꿇어앉은 무릎이 몇 개나 될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세워놓은 내 무릎의 둥근 모양이나 손바닥으로 쓸어보았다. 창백한 무릎이 한없이 펼쳐진 밤이었다. 조용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P169

무용수가 점프를 할 때 그의 몸을 타고 뛰어오르는 두려움이나 슬픔, 격정과 환희의 감정은 몸을 통해 실제 높이를 입는다. 무용수가 사랑을 연기할 때, 그는 발가락 끝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사랑을 소용돌이처럼 이끌고 돈다. 관객에게 알린다. 사랑이라고, 내가 사랑이라고! P181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을 때, 구멍으로 찬바람이 들어와 배꼽이 저릿저릿할 때 노라 존슨의 <12월 December>이란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다. 책상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시간이 뭉개지며 흐를 때까지. 공책에 음표나 화살표 따위를 그리며 낙서에서 낙서로 이어지는 달리기에 빠진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아주 먼 곳으로 잠깐 다녀온 기분이 든다. 무언가를 끼적이다 별안간 떠오르는 당신 생각. 허공에 매달아놓은 달덩이 같은 옛 생각, 눈발에 묻어둔 지난 일들이 떠오른다. 바람에 날아가기도 흩어지기도 하는 상념들을 무방비 상태로 흘러다니게 두어도 좋다. 별것 아닌 기억들로 인해 눈물이 핑 돌아도 좋다. P224

풀어준다고 받은 안마가 말썽이었을까?

안마 받은 다음날부터 몸살처럼 온몸이 아프더니

아직까지 왼쪽 어깨가 너무 아프다.

이 나에도 침을 맞기가 무섭지만,

내일도 차도가 없으면 한의원에 들려봐야겠다.

오늘도 거센바람에 노란 융단처럼 깔린 은행잎을

밟으며 별다방에 와있다.

"그러나 누구도

너무 많이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란

박연준 시인의 문장들을 좋아한지가 꽤 오래되었다.

그동안 다섯편 남짓되는 책을 읽었고,

이번에 '소란'이 개정판으로 나온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예약했다가 얼마전에 받았다.

바람이 부는 스산한 오늘 같은 겨울날 읽기 딱좋은 책...

잠시 기말고사 걱정도 내려놓고

집에 쌓아논 일들도 잠시 잊고

작가의 이야기에만 귀기울이는 시간이다.

전혀 닮지 않은 우리인데도

아버지, 고모, 할머니이야기가 나오면 자꾸 눈물을 찔끔거리게 된다. ㅠ.ㅠ

바다에 가고 싶은 날이다.

파도의 위로를 듣고 싶은 날...

집으로 돌아가면 노라 존스의 12월을 나도 들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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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미술관 - 마침내 우리는 서로의 뒷모습이 된다 아무튼 시리즈 80
이유리 지음 / 제철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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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시리즈’ 여든 번째 책.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기울어진 미술관』 등으로 독자들과 소통하며 미술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이유리 작가의 신작 에세이로, 오랜 시간 미술관을 오가며 보고 느낀 마음들을 솔직한 언어로 풀어냈다.

그의 전작들이 주로 화가와 작품을 둘러싼 권력 구조 및 불평등에 관한 문제의식을 짚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아무튼, 미술관』은 보다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선사한 잊지 못할 순간들을 복기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어떻게 위로받고 성장했는지를 내밀하면서도 담담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그렇게 자주 그림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트인다. 대부분의 미술관에서는 비슷한 시대의 작품을 모아서 전시한다. 작가는 달라도 주제나 소재가 비슷해 어느 순간 공통의 패턴이 눈에 들어오고, 그림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자연스레 감지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나는 스틸 라이프(Still Life)라는 단어가 ‘정물화’를 뜻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런데 16~17세기 네덜란드·플랑드르 전시관에 가니 해골과 꽃, 촛대가 나오는 작품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게 아닌가. 그림 속 촛불은 꺼지고, 꽃은 시들고, 과일은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누구도 내게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비슷한 작품을 줄곧 보다 보니 자연스레 그림들이 내뿜는 허무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 나중에야 그것들이 라틴어로 공허, 가치 없음을 뜻하는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아무리 많은 부와 명예를 갖고 있더라도,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진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네가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교훈을 주는 그림 장르가 바로 스틸 라이프, 정물화였다. p19~20

불편하고도 진실한 예술은 그런 것이다. 비겁한 나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와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편견의 머리채를 잡고 뿌리까지 사정없이 뜯어내는, 바로 그런 존재. 미술관은 그래서 때때로 성찰의 장소가 된다. 예술작품을 보러 들어갔지만, 끝내 나 자신과 맞닥뜨리고 나오는 곳. p38~39

나 역시 '지식이라는 갑옷'을 두른 채, 그림을 건조하게 관념적으로만 접한 건 아니었을가. 이제야 깨닫는다. 미술관으로 가는 시간은 작품을 매개로 밀려오는 내 감정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수락의 여정'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기다린다. 작품이 내 견고한 세계를 깨뜨려줄 순간을, 그리하여 내 차가운 심장을 덥혀 주기를. 온몸의 감각을 활짝 열어둔채, 나만의 '작은 노란 벽면"을 만날때가지. P64

이렇듯 현대미술은 훨씬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 취향, 목표 등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들어간다. 그래서 작가는 관람객이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기보다 작품을 직접 '경험' 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만일 작품의 제목이 없다면, 관람객의 체험방식을 제목이 미리 제한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일 확률이 높다. 무언가가 우리를 뒤흔들 때, 굳이 그것이 무엇인지 딱 부러지게 알 필요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언어와 개념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적인 체험도 분명 존재한다. p102~103

어쩌면 누구나 자기만의 미술관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유년 시절의 꿈, 첫 실패의 기억, 사랑과 상실의 흔적까지 그 모든 삶의 파편이 차곡차곡 전시되어 있는 내면의 공간. 때론 먼지만 쌓인 채 오랫동안 닫혀 있던 그 방을 우리는 스스로 들여다보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어떤 계기만 생긴다면, 그 방은 다시 열릴 수 있다. p145~146

'잘 지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미술관에서 좋은 작품들을 만나며 내 눈과 생각을 훈련한다. 그 과정에서 자라난 근육으로 내 곁에 숨어 있던, 그래서 전에는 쉬이 놓치곤 했던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해본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던 머그잔 속 김 여름밤 모깃불 옆으로 퍼지는 촉촉한 공기, 귓가에 엷게 맴돌던 누군가의 콧노래... 오늘 내가 발견한 이 아름다움은 대리석 속에 잠들어 있던 천사처럼 내 삶 속 어딘가에서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내가 그 아름다움을 드러낼 차례다. 내 마음속 미술관에 뿌듯하게 전시할 그날을 위해 망치를 들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확신을 가지고. P161~162

미술관에는 이미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뒤표지까지 닫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건 대개 그들의 생애 말기에 그려진 소수의 작품만이 아니다.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채 인생이라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던 순간에 작가가 남긴 수많은 흔적도 함께 전시된다. 나는 그 앞에 서서 어떤 미래가 닥칠지 모르는 채 붓을 쥐고 있는 순진무구한 눈빛의 그들을 상상해보곤 했다. p167

요즘들어 통 잠을 못 잔다.

분명 이런저런 일들로 생각이 많아진 탓일텐데

심란한 마음에 들락달락 하다보니 김씨도 신경이 쓰이는지

약처방을 받아보면 어떻겠냐고 넌지시 이야기를 건넨다.

어제는 입맛도 잃고 잠도 잃고 기운없는 마누라가 딱해보였는지 퇴근길

요즘 서브웨이 에픽하이 광고로 유명한 '리얼 랍스터' 샌드위치를 사왔더라.

맛은 쏘쏘, 가격은 후덜덜한?!... >.<

그래도 든든하게 먹고, 양심상 그냥 누울수는 없어 핑계김에 열공모드....

돌아서면 잊어버리는게 늘 함정이지만 '노인복지론' 문제를 풀다 잠들었다.

이렇게라도 조금은 나아진 기분으로 오늘도 별다방에 와 있다.

점심시간, 소란해진 틈을 타 잠시 교재를 내려놓고

읽은 책 한 권 포스팅을 하기로...

아무튼, 여름

아무튼, 기타

아무튼, 쇼핑

아무튼, 피아노

아무튼, 명언

아무튼, 식물

아무튼, 메모

아무튼, 할머니

아무튼, 반려병

아무튼, 예능

아무튼,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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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동안 아무튼 시리즈를 꽤 많이 사랑해왔는데

이번에 여든번째 책으로 이유리작가의 '아무튼,미술'이 발간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아무튼 & 미술 이야기이니

안데려올 이유가 없었던...

이유리작가의 미술이야기는 미술 그 자체로도 좋지만

마치 심리학책 같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경우가 많았다.

비록 얇고 작은 책이지만 이번에도 미술관에서의 추억들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다.

뭉크의 그림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

루브르의 모나리자

오르세의 올랭피아...

지금 같아선, 얼른 기말고사가 끝나고

꼬맹이도 이사 잘 마치고

세밑엔 미술관을 다니며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싶다.

이전 좀 쉬었으니

다시 열공모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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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 결심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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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최소한의 선의』 등으로 합리적 개인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유쾌한 필치에 담아온 문유석. 2020년 판사의 법복을 벗고 프리랜서 드라마작가로 전업한 뒤 그의 두번째 삶은 어땠을까? 조직에서 자유의 몸이 된 뒤 경제적 자유와 동시에 정신적 자유까지도 쟁취하며 새로운 삶의 개척자가 되었을까?

누구나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을 터, 그 또한 두번째 삶을 결심하기까지 시간은 짧지 않았다. 양승태 대법원 시절, 판사 블랙리스트 등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법원의 결정적 순간을 목격한 뒤 그는 비로소 법관생활을 떠나기로 결심했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자유로운 삶’만이 아니었다. 조직 안에서 살아남는 것만큼이나 온전한 개인으로 살기란 만만치 않았고 ‘사회’ 속의 분투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그는 타인의 삶을 판결하는 일에서 질문하는 일로 업을 바꾸어, 그리고 드라마로 흐려진 정의를 묻는 삶으로 자리를 바꾸어, 새 삶에서 당면한 시행착오와 고민을 풀어놓는다. 재테크, 건강관리, 시간관리 같은 일상적 문제에서 드라마작가라는 직업인으로서 성장까지, 나아가 우리 삶의 바탕을 이루는 법과 민주주의의 작동까지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자신의 좌표를 가늠하고자 한다.

비록 삶의 터전이 바뀌었을지라도 작가는 시종일관 강조한다. “앞으로 내가 몇 번의 새로운 삶에 도전하며 살아간다 하더라도 이전의 생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성공이었든, 실패였든” “첫번째 삶과 두번째 삶은 단절된 것이 아니었다”라고. ‘문유석식 전업일지’라 할 만한 이 책은 두번째 삶은 첫번째 삶에 충실할 때만이 도래한다는 것을, 또한 두번째 삶의 실수와 좌절, 불안을 정직하게 쓸 때만이 새 삶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맡은 ‘일’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걸 하는 ‘사람’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닌데, 난 내가 대단히 중요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살았던 것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젊은 판사 시절의 나는, 실은 상당히 거창한 꿈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글로 적자니 손발이 오그라들고 부끄러워지지만, 아이고, 나이 오십 넘어서 창피할 건 또 뭔가 싶기도 해서 고백하노니,

나는 법원을 바꿔놓고 싶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를 바꿔놓고 싶었다. p29~30

나의 첫번째 삶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부터 시작되었다. 그 시스템의 일부로서 내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유감스럽게도 그 신뢰가 무너져내리면서 첫번째 삶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p80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내 삶의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앞으로도 크게 바뀔리 없다. 다만 '나이듦'의 세계에 접어들고 보니, 내가 살아온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여행자의 방식으로 새로움과 감각적 만족을 좇아 살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먼저 그 대상이 무궁해야하고, 다음으로 내가 영원히 젊어야 한다. 현실세계는 유한하고 한계효용은 체감한다. 어떻게 영원히 새로움을 좇을 수 있겠는가. 계속 새로운 매혹의 대상이 생겨난다 해도 그것을 향유할 의욕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p110

글쓰기가 즐겁고 좋아서 새 인생을 시작했는데, 거절당하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글쓰기가 두려워졌다. 재미있는 글이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또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누군가를 실망시키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글에서 도피하려는 비겁함이 되어가고 있었다. 시작을 하지 않고 준비만 하고 있으면 아직은 실패한 것이 아니니까. 영원히 차기작을 준비하는 작가로 남아 있을 수 있으니까. p138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일, 즉 넓은 의미의 정치보다는 나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었다. 나는 멋진 이야기 속 멋진 캐릭터로 살아가고 싶었다. 실제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똥밭에 구르고, 필요하다면 더러운 타협도 하고, 지긋지긋한 인간들한테 집요한 인신공격을 당하는 등의 희생을 할 의지는 없었다. 나는 독립영화나 다큐가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 속 캐릭터가 되고 싶었다. 그 욕심이 공명심이라면, 부인할 수 없다. 내가 파트타임으로만 정의로운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p236

몸이 넘 피곤하다.

특히 눈이...ㅠ.ㅠ

거의 하루 종일 책과 노트북을 껴안고 있는 탓일텐데

그대로 다행인 건 고지가 바로 조기라는 것...

비염과 천식약이 다소 졸리게 하는 관계로

오늘도 핑계김에 포스팅 하나 올리고 다시 공부를 하려한다.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나로 살 결심'

전작을 재미있게 읽었기도 하거니와

제목이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어서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예약했다가 배송받은 책인데 이번에도 흥미롭게 읽었다.

전직이 판사였고 이름대면 알만한 TV드라마와 베스트셀러를

세상에 내놓으신 작가와는 비교 자체가 어렵겠지만

나역시 요즘 이직을 앞두고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사회복지란 분야가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해서

일한 곳이 여러 분야로 나뉘어져 있고 업무도 그만큼 다양하리라 믿는다.

그나마 이전 직업상 컴활1급, 정보처리기사등 컴퓨터 관련 자격증은 다수 보유하고 있고

강의경험도 있으니 막연하게 노인복지관에서 실습도 하고 연이 닿으면

그곳에서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길 기대하는데

요즘 내 체력과 정신상태(?)론 기관에 폐나 끼치지 않으려는지?!...

당장 내년 2월로 계획되어 있는 실습이 문제인데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계의 작가의 두번째 삶에 대한 이야기지만

공감은 공감데로 고민은 고민데로 한숨이 늘었다. ㅠ.ㅠ

일단 급한 불은 꺼야하니 다시 문제집을 풀어보는걸로...

지금 쓰고 있는 <프로보노>는 장애인 인권, 성폭력, 동물권, 이주민 인권 등 공익소송을 전담하는 공익변호사들의 이야기다. 이 역시 이런 사건들을 재판하면서 대립하는 양쪽입장을 고민했던 경험이 바탕을 이룬다. 법정을 무대로 이상주의와 현실주의가 끊임없이 부딪치면서 힘겹게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판사의 일이 작가의 일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작가의 일이 그 자양분을 토대로 좋은 이야기라는 열매를 키워내는 것, 이것이 앞으로 나의 할일인 것 같다. p221

토요일 9시 10분 첫방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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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미술관 - 그림이 먼저 알아차리는 24가지 감정 이야기
김병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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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잊은 줄 알았던 기억, 깊숙이 묻어둔 상처. 그림은 이러한 마음의 조각들을 조용히 비추는 거울이다. 말없이 우리 앞에 놓인 그림을 바라볼 때, 사람은 오히려 가장 솔직해진다. 20여 년간의 상담과 치료 현장에서 정신과전문의 김병수 원장은 이러한 순간을 수없이 목격해왔다. 그는 환자들의 마음을 그림과 함께 열어가며, 한 장의 그림이 수많은 말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를 만나는 미술관》은 그가 경험한 치유의 장면들을 중심으로, 열정·고통·자존감·행복 등 24가지 감정과 이를 비추는 그림들을 엮어낸 내면의 처방전이다. 폴 세잔, 마크 로스코, 윌리엄 터너, 앙리 마티스, 필립 거스턴, 캐럴 웨이트, 에드워드 호퍼, 조지아 오키프 등 세계 미술사의 주요 화가들이 남긴 42점의 작품과 함께, 우리는 그림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시 찾아내고, 오래된 상처를 어루만지며, 진정한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흰 벽으로 둘러싸인 미술관에 들어가 조용히 작품을 바라보자. 스쳐 지나가듯 감상하지 말고, 한 작품 앞에 적어도 10분 동안 머물며 깊이 교감해 보자.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며 화폭에 펼쳐진 선과 색채를 바라본다. 작품 앞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기기보다, 단 10분 만이라도 한 그림에 온전히 몰두해 보자. 작품이 우리에게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주는 것이다. 미술 감상을 위해 특별한 지식은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눈 앞에 펼쳐진 그림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렇게 몰두하다 보면, 스쳐 가며 감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p15

감정은 계절이다. 지금은 따뜻한 봄일지라도, 등골 서늘해지는 겨울이 반드시 찾아오듯, 감정도 계절처럼 변한다. 감정이 들쭉날쭉하더라도 너무 놀라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즐거운 일을 경험하면 기분이 들뜨고, 슬픈 일이 닥치면 우울해지는 게 당연하다. 화가 나면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주는 연습'을 하면 좋다. 있지도 않은 일을 머릿속에 그리며 큰일 났다고 벌벌 떨게 아니라 "그건 어차피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흘러가게 놓아 두는 것이다. 추운게 싫다고 겨울을 몰아낼 수 없듯,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감정을 없앨 수는 없다. p51


세상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삶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괴롭다고 하루 종일 얼굴 찌뿌리고 있을 수 만은 없다. 파랗게 겁에 질린채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주어진 일과를 마치고, 운동도 하고, 음악고 듣고, 책을 읽고, 친구와 수다를 떨고,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기도하고, 가족과 함께 밥을 먹어야 한다. 이것이 비록 폭풍우를 잠재우진 못할지라도 상처 난 영혼을 어루만져줄 순 있다. 성난 바다를 떠도는 배 위에서 겁이 나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머물며 자기 삶에서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소중한 것을 위해 멈추지 말고 노를 계속 저어야 한다. P61

애써 외로움을 부정할 필요도 없고, 외로워지지 말라도 억지로 등을 떠밀지도 않는다. 심지어 사랑하는 뮤즈가 옆에 있어도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런 기분을 혼자 감당하라고 외치기 보다는 외로움은 누구도 떨칠 수 없는 보편 감정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게끔 해준다. 미술이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고통을 없애 주지 못해도 그것의 형태를 보여줄 수는 있다. 우리는 그것을 응시함으로써 고통을 견딜 수 있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미술이 우리에게 주는 조용한 구원이다. P121


프리드리히는 위로를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슬픔과 공존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사라진 이를 잊는 것이 아니라 그 부재를 품은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애도란 상처를 덮는 일이 아니라 그 상처와 함께 존재하는 법을 배워가는 작업이다. 시간이 그 깊이를 무디게 만들 수는 있어도 슬픔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잃은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밥을 먹고, 길을 걷고, 일을 한다. 그렇게 매일을 살아내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언제나 ‘그 사람의 빈자리’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슬픔을 지워내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곁에 남는 것이 애도의 본질이다. p168~169



지난 주엔 이상하리만치 많은 부고를 접했다.

동창들의 어머니 소천 소식도 마음이 아팠지만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나와 나이가 같은 둘째동생의 동서가

췌장암 말기로 하늘나라로 갔다는 것...

경제신문에 실린 정도로 여성 CEO로 바쁜 일상을 보냈던 동생의 동서가

지난해부터 사업을 다 정리했음에도, 집안대소사에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그뒤에 이런 사연이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더 놀라기도 했고,

혼자 얘기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을까하는

안쓰러움에 요며칠 뒤숭숭하니 우울하고 마음이 안좋다. ㅠ.ㅠ

집에 있자니 더 심란해서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삶의 많은 문제는 결국 '마음'의 문제다.

마음을 제대로 들여바돠야 비로소 실마리가 보인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병수 원장이 엮어낸

내면을 위한 그림 처방전

'나를 만나는 미술관'

이 책은 42점의 작품과 함께 24가지 감정들을 풀어낸 책으로

나와 늘 함께하는 우울과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서

이번엔 죄책감과 애도에 관한 부분이 가장 공감되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액상 프로방스의 풍경 생 빅투아르 산을 그렸다는 세잔,

감상자가 마티에르 matiere(화면 위에 물감이 두껍게 쌓이거나 질감이 도드라져,

눈으로 보기에도 만져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회화의 물질감)와 연결되기를 원했다는 로스코,

'날아오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추락하고 있는걸까?' 고민하게 만드는 이카루스를 그린 마티스,

제대로 허무를 느끼게 했던 어둡고 메말라버린 중년의 모습, 정원의 데이지를 그린 캐럴 웨이트의 작품등 24가지 감정이야기를 읽다보니 뒤죽박죽 헝크러진 내 감정도 조금은

정리되고 차분해짐을 느낀다.


저자는 행복해지기 위해

잘먹고, 햇빛을 보며 움직이고, 충분히 자야한다고 이야기한다.

뻔한 말이지만 우울과 함께 찾아오는 무기력에 빠지면

이 조차 쉽지 않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노력해보자.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으니...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천차만별.

사람은 각자 나름대로 살아간다.

그러니 정해진 답은 없다.

누구의 삶이 옳거나 그르거나, 그런 건 없다는 말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보탠다면 단호히 거부하라.

우리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양식으로 자기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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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 - 끝끝내 이기는 승부에 관하여
염경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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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장·감독으로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KBO 최초의 인물이자, 프로야구 역대 12번째로 600승 고지에 오른 명장. LG 트윈스 최초로 두 번의 통합우승을 달성한 감독 염경엽이 처음으로 자신의 야구와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는 자칭 ‘엉터리 선수’였다. 절실하게 노력한 적도, 인생에 목표도 없었다. 재능을 인정받으며 프로에 지명되고 주전 자리를 차지했지만, 작은 성공에 취해 야구는 뒷전이었다. 전성기는 짧았다. 점차 주전에서 밀려나 대수비 요원으로 뛰게 되었고 통산 타율 1할대의 초라한 기록을 남긴 채 10년 만에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바닥에 떨어지고서야 그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야구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벤치 신세였지만 오히려 감독의 시선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모든 플레이를 기록하고 밤새 분석했다. 야구 관련 책은 모조리 구해서 읽었다. 코치 자리를 얻지 못해 프런트 직원으로 입사한 후 ‘작은 일을 하더라도 염경엽이 하면 다르다’는 소리를 듣겠다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일했고, 그러는 동안에도 잠자는 시간을 쪼개 꾸준히 야구 매뉴얼을 만들었다. 지독한 노력과 공부를 통해 제2의 야구 인생을 쌓아 올렸다. 그렇게 만든 자기만의 특별함이 그를 코치로, 단장으로, 그리고 감독으로 이끌었다.

지도자로서 염경엽은 항상 트렌드를 앞서가는 야구를 선보이며 KBO의 판도를 흔들었고, 하위 팀이던 넥센을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시키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심한 안목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데이터와 전략을 중시하는 경기 운영으로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물론 좋은 날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SK 감독 시절 무거운 책임감에 스스로를 몰아붙이다 덕아웃에서 쓰러질 정도로 건강을 해쳤고, 결국 자진 사퇴를 해야 했다. LG 트윈스가 암흑기를 거치던 시절 오명을 쓰고 팀을 떠난 과거도 있다. 그때마다 그는 스스로를 바닥부터 돌아보고 다시금 일신했다.

벼랑 끝에서 다시 중심으로, 실패한 선수에서 최고의 감독으로, 자신을 증명해온 치열한 시간들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가치에 관하여 솔직하게 풀어낸 이 책에서 그는 단 하나의 진심을 전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한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 야구는 계속되고 인생도 계속된다.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는 결국 그의 시간이 온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나는 그걸 살아내며 배웠고, 이제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다. “생각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이 책이 조금이라도 당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그로 인해 당신의 인생도 바뀔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이 책을 썼다. p9

나는 실패 끝에야 절실해질 수 있었지만, 선수들에게 굳이 같은 과정을 겪으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도 있지만, 실패는 때로 그냥 실패로 끝난다. 가장 현명한 길은 남의 실패에서 배우고, 전성기 노력을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선수들에게 말한다.

“내 실패를 이용해라. 내 실패에서 배워라. 그리고 너희는 더 나은 길로 가라. 영리한 성공을 해라.”

그것이 내 야구 인생 전체를 걸고 전하고 싶은 진심이다. p47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단장도 할 수 있고, 수석코치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그리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켰다. 지금의 나는 코치와 감독, 단장을 거쳐 다시 감독이 되었다. 설령 감독으로서 실패하더라도 단장으로 오라는 제안을 할 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잘난 척 하려는 게 아니다. 그만큼 다양한 경험과 실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구단 행정과 운영 업무를 모두 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내가 타고난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다. 목표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원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그 길을 간 사람이 많지 않을 뿐이다. p86

누구나 삶에서 중요한 것을 잃는 경험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물건, 꿈꾸던 미래, 그것들이 갑자기 사라질 때, 우리는 깊은 상실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 상실감이 우리의 인생을 정의하지는 않는다.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 문이 하나 닫히면 반드시 다른 문이 열린다. 중요한 것은 닫힌 문을 바라보며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문을 향해 용기있게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현대 유니콘스는 사라졌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은 내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p94

나는 여전히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나를 잃지 않는 일, 그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남겨두는 일이다. 결국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내가 걸어온 수많은 날들의 과정이, 나의 선택이, 나의 태도가 지금의 나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니 어떤 결과도 끝은 아니다. 그것 또한 인생이 향해가는 더 큰 결과의 한 과정인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결과와 과정은 처음부터 하나였는지도 모른다. p211

긍정적인 생각이 좋은 루틴을 만들고, 좋은 루틴이 작은 승리를 만들며, 작은 승리가 모여 강팀을 만든다. 그것이 내가 '1할의 경영'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단순히 승률 이야기가 아니다. 위기의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에 빠질 때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지키겠다는 다짐이다. 단 10퍼센트의 가능성, 단 10퍼센트의 여유, 단 10퍼센트의 믿음, 그 작고 단단한 긍정이 결국 팀 전체를 다시 일으킨다. p246


주말에 온 꼬맹이가

주말내내 열이 안떨어지고 죽조차 못넘기더니

결국 월요일 아침, 독감진단을 받았다.

작년에도 독감으로 고생을 했었는데 이쯤되면

노년의 우리보다 젊은 꼬맹이가 먼저 독감접종을 해야할지 싶어지는...

다행히 오늘은 컨디션도 많이 좋아진듯하고,

입맛이 돌아오는지 엄마표 김밥과 떡볶이가 먹고 싶다기에

부지런히 만들어 먹이고 병원에 들렸다가 본인집으로 돌아갔다.

끝끝내 이기는 승부에 관하여

'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

꼬맹이 보내놓고 커피 한잔과 함께,

책한권을 꺼내 들었다.

올해 우승을 이끈 LG트윈스 염경엽감독의 신간으로

선수로 또 단장으로 현재 감독에 이르기까지

야구이야기이지만 인생전반이 담겨있는 책,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때마침 책이 도착할 무렵 시청한 유퀴즈에서 김현수선수와 동반 출연하신

염경엽감독을 만날 수 있어 책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는데

놀기 좋아하고, 운이 따랐던 선수생활을 지나

컴퓨터를 배우고, 매일 새벽까지 일하는 등 그동안의 삶과는 다른 모습으로

가족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여기까지 오신 감독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

솔직히 나의 4번타자는 김현수선수도 문보경선수도 아닌

노찬엽이다. 나의 국민학교 짝꿍이기도 했던...

다니던 국민학교에 야구단이 있어 일찌감치 야구룰을 익히고

장충리틀야구장으로 응원을 다니기도...

고교야구가 인기있던 시절이기도 했고

내기억이 맞다면 배제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 재학시절에도

4번타자였을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그후로도 오랫동안 LG트윈스의 팬으로 남아 있는데

이번 우승을 다신 한 번 축하하며

이 책을 통해 내년에 새롭게 도전하는 일에

좋은 생각과 좋은 루틴으로 잘 적응하고 인정받길 기대해본다.

'다 잘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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