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 - 오늘의 행복을 붙잡는 나만의 기억법
마담롤리나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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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그림으로 사랑 받는 일러스트레이터 마담롤리나의 첫 번째 에세이다. 마담롤리나는 예민한 감각 덕분에 섬세한 그림을 그리지만, 예민하기 때문에 깊은 좌절과 우울의 밑바닥을 경험했다. 이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별것 아니어도 미소를 짓고,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는 순간이 우울과 무기력함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마담롤리나는 의도적으로 웃는 순간을 보존하고 기억하기로 다짐했다. 웃음이 피어나는 순간, 주변의 풍경이 한층 밝아지는 것처럼 무채색 같던 일상에 색이 칠해지는 순간들을 그려 담았다.

이 책에는 일상을 좋은 날로 만드는 마담롤리나의 다양한 다짐들이 담겨 있다. 내가 처해 있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웃는 순간을 모아 하루를 좋은 날로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인생은 거창한 목표가 아닌 잘 보낸 하루들이 모여 만들어지니까. 다짐뿐만 아니라 나를 미소 짓게 했던 확실한 일상의 행복들도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를 따라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을 떠올리거나, 웃을 거리를 찾아 스스로 행복을 준비해 보자. 기억해 둔 행복들이 잊히지 않는 단단한 하루를 만들고, 오늘의 소소한 기쁨들을 찾는 태도가 훗날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서점>

 

 

우리는 무엇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지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나를 다년가 지켜본 결과, 샤워하기 싫은 날 욕실에 크게 음악을 틀어 두면 흥이 솟아 저절로 씻게 된다거나, 제철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 디저트카페의 문을 여는 즉시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스스로를 잘 파악할수록 나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우울할 때, 실망했을 때, 외로울 때의 나를 위해 각각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기분 전환의 메뉴얼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p21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영영 계속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마냥 행복할 때도 방심할 수 없고, 절망 속에서도 한 번만 더 힘을 내자고 마음먹게 된다.

굴곡 없는 인생을 살고 싶지만 쉽지 않다. 대신 출렁이는 변곡점의 파도를 탈 때마다 그만큼의 경험과 지혜들이 착실히 쌓인다고 믿는다. 고된 시기를 겪을 때는 지ㅌ친 날개를 접고 둥지에서 쉰 날을 기다린다. 힘든 시기를 이겨 내고 아늑하게 보낼 시간에 대한 기대가 차오른다. 오늘도 그날을 상상하며 견딘다. p111


걱정은 하면 할수록 부피와 힘이 커진다.

걱정을 걱정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

작업비가 계속 입금되지 않아 고소장을 쓰기로 결심하고 손이 먼저 나갔던 것처럼, 큰 문제가 닥치면 그때그때 몸을 움직여 해결하면 될 일이다.

프리랜서인 지금은 여전히 불안에 떨면서도 다음에 일어날 일이 궁금해 셀레는 삶을 살고 있다. 만약 걱정하는 최악의 상황들이 실제로 벌어지더라도 의연하게 해결해 나가며 아몬드처럼 단단해지고 싶다. p187


나를 열렬히 사랑하지 않는 내가 못 미더울 때가 있었다. 자기애사 부족하면 제대로 된 관계를 맺기 힘들다는 심리학 서적을 읽은 후 거울 앞에서 "나는 나를 사랑해!"라고 소심하게 외쳐 보기도 했다.

하지만 흉내에 불과한 노력들은 소용이 없었고, 결국 억지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나'로 바꾸기보다 자의식 과잉과 결핍 사이에 서 있는 지금 이대로의 나를 받아 들이기로 했다.

좋아할 만한 점이 생기면 좋아하고, 싫어하는 부분이 있다면 혐오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리기로.

저마다 맞는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긍정하면 되는 것이다. p193


나를 미소 짓게 하는
확실한 행복의 조각들.


*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 듣기만 해도 흥이 솟아나는 플레이 리스트
* 제철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 디저트 카페
* 기분이 좋아지는 칭찬과 응원의 말
*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들
* 말이 잘 통하는 친구와의 피로감 없는 수다
* 반려 식물의 여리고 부드러운 새잎
* 주말 오후의 달콤한 낮잠
* 옷 안으로 불어드는 초여름의 신선한 바람


"당신을 웃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제목에 끌려 구입한 책

'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

이책은 일러스트레이터 마담롤리나의 첫 번째 에세이라고 하는데

표지부터 알록달록 넘 예쁘다.^^


책장을 넘기며

겁도 없이 그림일기로 100일 위젯미션을 시작해서인지

웃는 순간을 보존하고 기억하는 수단으로 선택된 그림, 

자신의 생각을 시기적절한(?) 색채로 표현하는 작가가 부러워진다.



"나를 웃게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 아침일과후 마시는 차가운 아이스커피 한 잔

* 비오는 날 듣는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음악들
* 시간마다 다른종류의 식빵을 구워내는 동네빵집

* 기분이 좋아지는 이웃들의 공감과 댓글

* 느긋하게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
* 말이 잘 통하는 친구와의 여행
* 반려 식물의 여리고 부드러운 새잎
* 해질녘의 석양과 시원한 바람

* 아직도 "엄마~"하며 뛰어와 안기는 꼬맹이


 

좋은 일만 기억하기로 했다.

스스로를 더 사랑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귀엽고 멋진 할머니로

늙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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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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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상가 모리스 리즐링은 말한다. “결국 인생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하지만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우리는 수시로 깨닫는다. 여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고 답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친 철학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삶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받는 것은 어떨까?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몽테뉴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이자, 그들의 삶과 작품 속의 지혜가 우리 인생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매력적인 글솜씨로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는 평가를 받는 에릭 와이너가 이 여행의 동반자로 나선다.

[알라딘 제공]


우리는 우리가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정보와 지식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지혜를 원한다. 여기에는 차이가 있다. 정보는 사실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고, 지식은 뒤죽박죽 섞인 사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혜는 뒤얽힌 사실들을 풀어내어 이해하고, 결정적으로 그 사실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영국의 음악가 마일스 킹턴은 이렇게 말했다. "지식은 토마토가 과일임을 아는 것이다. 지혜는 과일 샐러드에 토마토를 넣지 않는 것이다." p6


우리는 명백한 것은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간과가 실수라고 생각했다. 명백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더 시급하게 물어야 한다. p57


쇼펜하우어는 사람을 멍하게 만드는 소셜미디어의 소음을 미리 보여준다. 소셜미디어 안에서 진정한 소리는 새로움이라는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 쓰인 것이 늘 더 정확하다는 생각, 나중에 쓰인 것이 전에 쓰인 것보다 더 개선된 것이라는 생각, 모든 변화는 곧 진보라는 생각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p178


나는 이것이 노년의 최종 과제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물길을 좁히는 것이 아니라 넓히는 것. 꺼져가는 빛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이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계속 타오를 것임을 믿는 것. 카이로스의 지혜. 모든 것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 심지어 물러나는 것에도. p474




인생에서 길을 잃는

수많은 순간마다

이 철학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간절히 여행을 떠나고 싶은 때이여서일까

6월이 시작되며 읽을 책을 고르는 내게

가장 먼저 눈에 띄인 책은

표지에 마치 만화같은 기차그림이 그려져 있던

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였다.


이 책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몽테뉴까지 

열네명의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로

그동안의 읽었던 철학책들처럼 무겁게 다가오는 책은 아니었음에도

책의 진도가 좀처럼 나가지 않아 책을 다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우리의 인생에 도움이 될 철학자들의 이야기중

내가 가장 공감되었던 섹션은 13장이다.


"꺼져가는 빛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빛이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계속 타오를 것임을 믿는 것."


1. 과거를 받아들일 것

"추억에는 일종의 마법, 나이에 상관없이 느낄 수 있는 마법이 있다."

"현재 나는 내 삶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잊어버린 기억을 되살리고, 지식의 불안전한 조각들을 다시 읽고, 다시 보고, 깍아 내고, 간극을 메우고, 모호한 것을 명확히 하고, ㅅ한산이 흥터져 있는 요소들을 하나로 붙이고 있다.


2. 친구를 사귈 것

"보브아르는 마치 모든 것을 잊기로 한 것 같았다. 그녀는 우리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관계가 삶을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고, 살아갈 이유를 주었다고, 살아갈 이유를 주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난 너를 위해 살지는 않지만 너 덕분에, 너를 통해서 살아.' 우리의 관계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3.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 것

나이가 들면 특이하고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생각에 신경 쓰지 않게 되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애초에 다른 사람들은 내 생각을 안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4. 호기심을 잃지 말 것

여행을 통해 보부아르는 계속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보부아르는 여행길에서 평화를 느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영원을 품은 순간을 산다. 나 자신의 존재도 잊어 버린다."


5. 프로젝트를 추구할 것

"노년이 이전 삶에 대한 터무니없는 패러디가 아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 즉 개인과 집단에, 대의명분과 사회적.정치적.지적.창의적 작업에 헌신하는 것이다."


6. 습관의 시인이 될 것

"하루의 리듬과 내가 하루를 채우는 방식,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의 하루는 언제나 비슷하다. 하지만 나에게 내 삶은 침체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7. 아무것도 하지 말 것

활동을 위한 시간이 있다면 게으름을 피우기 위한 시간도 있다. 카이로스다. 우리 문화는 후자가 아닌 전자만 중요시 한다.


8. 부조리를 받아들일 것

스므살의 시지포스는 어쩌면, 어쩌면 이번에는 돌이 언덕 아래로 굴러 내려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놓지 못한다. 일흔다섯 살의 시시포스에게는 그런 환상이 없다.


9. 건설적으로 물러날 것

"더 넓고 덜 사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자아의 벽이 조금씩 약해지도록, 자신의 삶을 점점 더 보편적인 삶에 어우러지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


10.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

프랑스의 평론가 폴 발레리가 시에 관해 한 말은 우리 삶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 삶에는 결코 끝이 없다. 그저 포기할 뿐. 끝마치지 못한 일은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세상에 끝마치지 못한 일을 남기지 않고 떠나는 사람은 삶을 온전히 살아낸 것이 아니다.



요즘들어 부쩍 자주 잘 늙어야겠다는 고민을 하는 중이어서인지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은 많은 생각과 함께

이런저런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오늘 실천할 일은 '7. 아무것도 하지 말 것'이다.

백신 접종한 김씨 보호자(?)로

유난히 고단했던 주말을 뒤로 하고

오늘은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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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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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음악과 함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 그 중에서도 오늘날 우리가 특히 사랑하는 뮤지컬과 오페라의 상당수가 고전 문학을 원작으로 한다. 이에 그러한 고전 문학을 엄선하여 〈허밍버드 클래식 M〉으로 선보인다. 고전 작품을 읽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는 시리즈는 작품 고유의 품격을 충실히 살린 텍스트와 모던한 클래식 감성을 담은 표지로 완성됐다.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은 《드라큘라》. 트란실바니아의 성에서 ‘죽지 않는 자’로 살고 있는 드라큘라 백작, 그를 물리치려는 반 헬싱 교수와 동료들의 이야기를 서간체 형식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흡혈귀 문학의 원조’라고 일컬어질 만큼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드라큘라》의 독창성으로 완성된 캐릭터와 설정, 탄탄한 내러티브,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해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호텔 안주인이 어찌나 불안해하는지 아무리 안심시키려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그녀는 무릎을 꿇더니 가지 말라며 애원하기까지 했다. 정 가야겠으면 적어도 하루 이틀있다가 가라고도 했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나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나는 맡은 일이 있었고,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없었다.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가능한 차분한 말투로 걱정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맡은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주인은 일어서서 눈물을 닦고는 목에 걸고 있던 십자가 묵주를 내밀었다. P19


이곳에 온뒤로 늘 뭔가 찜찜했는데, 백작이 가까이 있으니 그 불편한 느낌이 배가 됐다. 거울을 통해 면도칼에 베인 상처가 눈에 들어 왔다. 상처에서 난 피가 턱으로 흘렀다. 나는 면도칼을 내려놓고 반찬고로 쓸 만한 것을 찾으려고 반쯤 돌아섰다. 순간 백작이 내 얼굴을 보고는 난데없이 내 목을 움켜쥐었다. 그의 눈은 광기 어린 분노로 이글거렸다. 내가 뒤로 물러서자, 내 목에 걸려 있던 묵주의 구슬이 그의 손에 닿았다. 그러자 삽시간에 그가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분노가 어찌나 빠르게 사그라드는지 그가 조금 전 분노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P59~60


그녀가 힘겨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이 동쪽 하늘이 밝아오며 세상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하커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 동안 밝아지는 세상과 달리 그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아침 첫 햇살이 방 안에 스미는 순간, 나는 깨닫지 못하는 사이 그의 머리칼이 하얗게 셌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얗게 센 머리칼이 대비되어서인지 그의 안색이 유독 어두워 보였다.

우리는 다음 행동을 취할때까지 한명씩 돌아가며 하커부부를 지키기로 했다.

이것만큼은 확신한다. 저 태양이 오늘은 절망에 빠진 우리를 비췄으나, 앞으로 다시는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다!P619~620


기적과도 같은 장면이었다. 숨 한번 들이 마시는 사이에 우리의 눈앞에서 백작의 몸뚱이가 먼지가 되어 무너져 내렸다.백작은 소멸하는 찰나 평안을 얻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가 그런 표정을 지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그 표정을 확인했으니 내 남은 삶은 행복하리라.

붉게 물든 하늘 위로 우뚝 솟은 드라큘라 성이 보였다.

저물어가는 해를 등진탓에 부서진 성벽이 하나의 거대한 바위 같았다. P809~810



어지간한 책은 별다방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후딱 읽어내곤 했는데

이책 드라큘라는 책두께의 압박에 읽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 ^^;


어려서부터 익히 알고 있는 캐릭터였기에 잘안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드라큐라

창백한 피부, 송곳니, 입가에 피, 십자가, 마늘...


소설속 드라큐라는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드라큘라와는 많이 다른 인물이었는데

여러명의 등장인물들의 일기를 통해 입체적인 드라큘라를 만나 볼 수 있는 시간...


섬뜻하고 비밀스런 낯선 존재의 상상을 넘어선 공포

인간만이 가능한 지치지 않는 용기

선과 악,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역사상 가장 도전적인 소설

- 드라큘라


더운 여름 읽기 딱 좋았던 책으로

호텔 여주인이 십자가를 건네주던 그 대목부터 긴장감이 일기 시작하더니 면도칼에 베이고 백작이 목을 움켜쥐는 장면부터는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뮤지컬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찌 궁금해 관련기사를 찾아봤는데 뮤지컬은 40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를 보여주는데 더 집중하는 듯 하다.



드라큘라로 분한 김준수, 전동석, 신성록의 공연중 신성록을 선택했는데 

그가 사랑한 미나는 두도시 이야기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임혜영을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질 않는다. 일단 신성록과 박지연 커플의 드라큘라를 먼저 보기로...

책으로 예습은 마쳤으니 이젠 뮤지컬 드라큘라를 만나는 일만 남았다.

엄청 기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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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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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타인의 고통을 내 손에 못 박은 채로 살아갈 수는 없다. 연민은 쉽게 지치고 분노는 금세 목적지를 잃는다. 이 책은 취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의 순간들을 그러모은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거요.
이 고요함, 산딸기와 우유, 저녁놀에 물든 당신들의 얼굴,
수레 안에 곤히 잠든 미카엘, 류트를 타는 요프,
그리고 우리들이 나눈 이야기를 기억할 테요.
신선한 우유가 철펄 넘치는 그릇처럼 내 두 손에 조심스럽게
간직할 것이오.
이 기억은 나에게 커다란 충만함 그 자체가 될 것이요.

 


이 책을 읽는 그대가 책장을 넘기다 어느 구절에선가 자기 삶에 누군가가 새겨 넣었던 혹은 누군가의 삶에 자신이 선물해주었던 그런 반짝이는 한순간을 복기할 수 있다면 기쁘겠다. p9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만 고유한 의미를 갖는, 내가 살아 있음을 충만히 느끼게 해준 어떤 선율 어떤 장면, 어떤 냄새나 맛을. 생을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찾아들 때 그 기억이 수호천사처럼 그대에게 깃들어 다음 걸음을 떼어놓게 해주기를 빈다. p62

 


어느 일본 애니메이션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가시 많은 고슴도치는 가까워지고 싶어 다가가다 상대를 찌르고 자기도 마음에 피를 흘린다고, 성장한다는 것은 찌르지 않을 안전거리를 가늠해 유지하는 거라고, 그렇다면 가시 많은 자는 상처 주지(받지) 않기 위해 평생 데면데면 평생선을 유지  해야 하는 걸까. 마음 닫고 입 꼭 다물어야 할까. 그렇지 않음을 아니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이렇게 쓴다 하여 달라지지 않으리란 것 또한 안다. 내일과 모레 어제와 그거께 그랬듯이 엎어져 눈물을 터트릴지도 모른다. 질리게 만들어 자책하고, 반복 되어 마음 부서지고, 그러고도 다시 웃으며 마음을 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 쯤엔 주름진 얼굴의 할머니가 되어 있더라도 세상에 머무는 동안 서로 사랑하는 삶이 나에게 허락되기를 기도한다. p151

 


어두운 터널 끄트머리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깨닫는 듯하다. 어떤 의미에서 그 터널이야말로 찬란했음을. 그리움에 사로잡혀 뒤돌아보던 우리 머리 위로 반짝이는 순간들이 하늘의 별처럼 가득했었다는 사실을. 이 역시 훗날 또 다른 그리움으로 남을 것임을.

나는 안다. 끝이라 생각해온 어느 지점은 끝이 아니다. 거기에 빛나는 것들이 새로이 채워 넣어질 것이다. 두근거리며 기다릴 무엇이 더는 남아 있지 않을 것만 같은 시기에도 우린 저마다 아름다운  시절을 하나 더 통과하는 중일 수 있다.

어쩌면 오늘도 그럴지 모른다. p241

 

 

 


별것 아닌 선의

 


새로 나온 신간을 살펴보다가 눈길이 멈춰선 제목,

아니 이 책은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 온 듯 하다.

 


어둠이 찾아온 시간,

낯선곳에서 길을 잃고 두려워 하는 내게 누군가 다가와

소리없이 다가와 내 갈 길을 밝게 비춰주고 있는 것 같은 그림에

이미 마음을 빼앗겼던 것 같다.

두고두고 고마워 할꺼야 하는 마음과 함께...

 

 

 

착한척...

모태신앙인 나는 주일이면 제일 깨끗한 옷을 찾아 입고

예배시간을 마치고도 온종일 교회에서 보내며

나도 모르게 말씀 속에 또 율법 속에 살았던 아이였다.

 


그래서일까?

난 이 책을 읽던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꼭지가

'조금 질리게 하는 데가 있어도'이다.

늘 주위의 눈치를 살피고 착한 척하느라 마음이 힘들었던

애어른 어린시절의 나와 마주했다.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까지 살아오게 해준 건 가족들 외에도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이 있음을...

 


어느날 갑자기

내 든든한 버팀목이자 나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해 주시던 엄마가 돌아가시고

그 상실감과 허전함에 꽤 오래 힘들해 하던 시간이 있다.

 


추운 겨울날 나 혼자 세상에 남겨진 것 같은 두려움...

창밖에  하얀 눈만 내려도 펑펑 눈물이 나고

수강생이 따뜻할 때 드시라며

어머님이 손수 만드셨다는 만두를 내밀어도 눈물이 나고

심지어 교실에서 멀리 보이는 굴뚝의 연기만 봐도

왠일인지 눈물이 나곤 했다.

 


별것 아닌 선의...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수강생 중 하나가 검푸른 바다로 나를 데려가 주었다.

산책을 하고 올테니 울고 싶은 만큼 여기서 실컷 울어도 좋다고...

파도 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동안 목놓아 서럽게 울고 나니

그제서야 마음이 좀 편안해진 듯 했다.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이 마음이 힘들어도

홀시아버님의 밥상은 차려야했고

상을 치루자마자 직장으로 돌아가

강의를 해야만 했던...

그동안의 어쩔수없이 겪어내야 했던 힘들었던 마음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그제서야 파도소리속에 잦아들었던 것 같다.

 


얼마후 돌아온 D는 차 뒷자석에서 포장해온 유부초밥과

따뜻한 캔커피를 내밀었다.

그날의 음식은 고마움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그해 겨울 입시학원 교무실이 생각난다.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이 귓가에 맴돈다. 가난했던 나는 그 미소한 배려들이 얼마나 세심히 마련되었을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채 주는 대로 받아 가졌다. 받아 가진 자로서 무얼 하면 될지, 은혜 갚은 까치의 시점에서 골똘히 생각해본다. 생의 여정 중 맞닥뜨릴 고단한 이들에게 몸을 누일 열차 칸을 그때그때 내어놓는 것, 그리고 주는 대로 받아 갖는 누군가를 만나거든 나 또한 ‘그럼에도 재차 뭘 내미는’ 것. 이는 일생을 두고 행해야 할 작업이므로, 일단 오늘 밤엔 하늘의 별처럼 많은 고마움들 가운데 하나를 글로 옮겨 사람들과 나누기로 한다.”p26

 


 

'나 답게 살고 싶다'에 이어

베푸는 삶을 살고 싶어졌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은혜 갚은 까치의 시점에서 고민했던 시간...

 

 

 

"착한 척한다고 비난하면 달게 받겠다.

나는(도) 냉소보다는 차라리 위선을 택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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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사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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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뉘앙스'를 섬세하게 포착한 사전. 시인 김소연이 만들었다. <표준국어대사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언어학적인 정의, 보편적인 정의를 과감히 배제한 채, 총 300개 낱말들을 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렸다.

무려 십 수 년 전부터 '마음 관련 낱말 하나하나에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말해왔다는 김소연 시인. 그간의 공력으로 완성된 <마음사전>은, '마음의 바탕을 이루는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과 그 언저리의 낱말과 사물들'을 찬찬히 둘러보게 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자존심:자존감
자존심은 차곡차곡 받은 상처들을, 자존감은 차곡차곡 받은 애정들을 밑천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지켜내는 것이 자존심이 되고 누군가가 불어넣어주는 것이 자존감이 된다. 자존심은 누군가 할퀴려 들며 발톱을 드러낼 때에 가장 맹렬히 맞서고, 자존감은 사나운 발톱을 뒤로 두고 집으로 돌아와서 길고 긴 일기를 쓰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쁜 결과 앞에서, 자존심은 어차피 모든 걸 예감했던 듯 독해지며, 자존감은 모두들 어디로 갔을까 하며 세상이 독하다는 사실을 난생처음 깨닫고 만다. 자존심이 강한 자는 이기심이라는 커다란 호주머니를 달게 되고, 자존감이 강한 자는 자기애라는 목도리를 목에 감게 된다. 호주머니는 무엇을 채워 넣으려는 속성을, 목도리는 온기를 주고자 하는 속성을 예비한다. 자존심의 결말은 신문지라도 덮고 추운 겨울밤을 견뎌야 하는 노숙의 운명이라면, 자존감의 결말은 행복한 왕자의 동상과도 같이 어깨에 시린 눈발이 쌓여가도 허리를 펴고 서 있느라 다리에 쥐가 날 운명이다. p193

솔직함과 정직함
솔직함은 자기감정에 충실한 것이고, 정직함은 남을 배려하려는 것이다. 솔직함은 전부를 다 풀어 헤친다. 이율배반적인 것들과 대책없는 것들과 막무가내인 것뜰까지 그냥 다 뱉어낸다. 솔직함은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의도하지 않는다. 이율 배반적인 것들 중에서 일관성을 찾아 정리하고 있으나 고집스럽고 편집적이다. 정직함은 가리는 것이 있다. 의도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믿음을 주겠다는 신념아래에서 의도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정직함이다. p200


따뜻함
그는 열 번 중에 딱 한 번의 기회를 아주 잘 포착하는 귀신이다. 아홉 번은 무심하다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다가와 위로 한마디를 툭 던진다. 대개 '거봐'라고 시작되는 걱정 한마디다. '거봐'라는 한마디 때문에, 무심한 줄 알았던 그가 꽤 오랫동안 내 문제를 속으로 걱정해왔겠구나 감동하게 한다. 그는 그 어떤 말들도 효력이 없다고 믿는 편이어서, 말을 아껴왔다가 슈퍼맨처럼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준다. p263


호방함
남들이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지,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들을지, 어느 식당이 음식을 맛있게 하는지를 생각해두는 순간에 그는, 우주는 어떤 방식으로 팽창하는지, 지구의 종말은 어떤 형태로 닥칠지, 세계 인류의 언어는 몇 종이나 되는지, 다음 차례의 빙하기는 몇 년도에 시작될지를 생각해두느라 바쁘다. 호방함은 간혹 도를 넘어서, 당구를 칠 때에도 옆 당구대로 공을 훌쩍 넘겨버리고는 공이 사라지는 묘기가 가능해졌다고 기뻐한다. 그에겐 당구대는 물론이고 이 우주가 너무 좁다. p264



아주 오래전 나만의 단어사전을 만들고 싶었었다.

하지만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온 마음을 다해 꾹꾹 눌러 담아도

몇장의 종이를 채우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흘러

정여울작가의 서재에서 이 책을 추천하신걸 우연히 보게 되었다.

김소연작가의  '마음사전'


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린 마음의 낱말들,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다! 



작가는 십 수 년 전부터 “마음 관련 낱말 하나하나에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말해왔다고 한다.

마음관련 이렇게나 많은 단어들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중에서 두고두고 곁에 두고 다시 읽어보고 싶은 단어 몇개를 발췌해 봤다.



자존심.자존감


 자존심은 차곡차곡 받은 상처들을, 자존감은 차곡차곡 받은 애정들을 밑천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지켜내는 것이 자존심이 되고 누군가가 불어넣어주는 것이 자존감이 된다.

느닷없이 이 한문장에 또 눈물이 왈칵...

그렇게 지키고 싶던 자존심이었는데...

누군가가 불어넣어주는 것이 자존감이라면

나도 누군가의 자존감을 애정으로 선물할 수도 있겠구나. ㅠ.ㅠ


솔직함과 정직함

따뜻함

호방함...



나 이렇게 이 책으로 마음경영하며 나이들고 싶다.

아프지말고 무탈하게 귀여운 할머니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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