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문학적인 서울 산책 - 근대소설 속 장소를 따라 걷는 도시 인문학
이순자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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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명작소설의 무대를 직접 발로 걸으며 그 시대 풍경과 역사, 인물들의 이야기를 추적하는 ‘도시 인문학’ 교양서다. 문화유산 해설 분야에서 20년의 연륜을 쌓아온 저자가 윤동주, 현진건, 박완서, 염상섭, 방정환, 박태원 등 걸출한 문인들의 작품 속 배경을 치밀하게 고증하여 독자들을 매혹적인 시간여행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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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는 혜화에서 인력거를 끌었고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구보는 청계천변을 휘적휘적 걸어 다녔다. 종로에 서면 ‘이 길을 이상 시인도 걸었겠구나’란 생각이 들고, 기차에서 막 내린 일곱 살 박완서가 두리번거렸을 서울역의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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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소설 속 배경과 현실의 서울을 겹쳐 보여준다는 점이다. 박제되어 있던 근대문학이 생명력을 얻고 교과서 밖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이다. 1930년대 윤동주가 거닐던 명동과 오늘날 쇼핑백을 들고 바삐 오가는 사람들의 명동, 김첨지가 하루 벌이를 위해 인력거를 오르내리던 성북동 언덕과 이제는 배달 오토바이들이 달리는 언덕. 인간 삶에 대한 열망과 에너지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이 책은 넌지시 일러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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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박완서, 방정환, 윤동주, 현진건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을 따라 다녔습니다. 같은 장소라도 전혀 다른 풍경과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새로웠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이 다양한 것처럼, 여섯분의 작가 중에는 독립유공자이시거나 문화훈장을 받은 분도 계십니다. 반면에 친일 행위를 하거나 월북한 작가도 계시지요. 비슷한 시대 속에서도 저마다 다른 선택과 길을 걸어가는 작가들의 삶을 함께 엿볼 수 있었습니다.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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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싱아’라는 풀을 보거나 맛본 적이 있나요? 싱아는 주로 아시아 등 온대지방의 산기슭에 흔히 자라는 식물로,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을 벗겨내고 씹으면 신맛이 난다고 합니다. 저는 싱아를 본 적이 없어서 95세이신 어머니께 여쭤봤어요. 어머니는 싱아를 기억하셨고, 맛이 너무 셔서 ‘싱아’라 부를 정도로 신맛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한대요. 눈살이 절로 찌푸려질 정도라고 합니다.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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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으며 첫머리의 “서울 명동 진고개”라고 쓴 부분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일제가 붙인 수도의 공식 명칭이 ‘경성’인데, 굳이 순우리말인 ‘서울’을 썼다는 점에는 무언가 의미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일제는 대한제국 때 지어진 이름 ‘한성부’를 ‘경성부’로 바꿔 부르고, 지위를 경기도의 행정구역 중 하나로 격하시켰습니다. ‘경성’은 그만큼 식민지의 서글픔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인 것입니다. 작가는 이런 역사를 기억하고 자긍싱을 지키기 위해 우리 민족이 오랜 세월 불러온 '서울'이라는 표현을 고집했습니다. P1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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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바로 앞이었던 육조거리는 조선 시대 나라를 이끌던 핵심 관청들인 의정부와 육조, 사헌부 등이 줄지어 서 있던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며 이 거리의 성격은 참담하게 달라집니다. 광화문 바로 앞에는 전차 종점이 생겼는데, 이는 경복궁 안에 짓고 있는 조선총독부 건물의 건축 자재를 나르기 위한 화물용 철로였죠. 즉, 조선의 국정을 이끌던 핵심 공간이 일제의 식민 통치를 완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 것입니다. 이 길은 일제강점기에는 '광화문통'으로 불렀고, 광복 후에는 '세종로'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곳을 '세종대로'와 '광화문 광장'이라 부르고 있는데, 여전히 대한민국의 중심지이자 시민들의 상징적인 공간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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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군산댁으로도 10여년 살았고

지금 살고 있는 부천에 머문지도 20여년이 지났지만

내고향은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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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삼중당문고로 재미있게 읽었던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과 'B사감과 러브레터'

그외에도 박완서와 방정환과 윤동주와 박태원의 소설 속 서울 그 장소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다니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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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영화속 장소는 찾아가본 것 같은데

소설 속 장소는 가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어린시절 소풍하면 빗겨가지 못했던 창경궁,

친구가 살았던 계동에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한옥마을

비교적 약속장소로 자주 선택되는 인사동과 광화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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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음악이 흐르는 거리 명동과 충무로,

저자가 학탕시절을 보냈다는 명동은 나또한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라

한문장 한문장이 옛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아침과 밤이 다른 거리풍경

화려한 패션의 거리는 등교길엔 지난밤 취객들의 흔적과 악취로

외면하고 싶은 풍경을 자아낸다.

한일관은 친정아버님이 냉면을 좋아하셔서 자주 들렸던 곳이고

오비스캐빈은 저자처럼 친구들과 맥주잔을 들고 사랑과 인생을 논하던 곳이라

더 반가왔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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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선바위

왕비의 무덤들로 만든 다리 광교

교복을 사 입던 화신백화점

익선동과 커피 한약방

근대소설과 함께 소설 속 장소를 따라 걷는 이 시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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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친구들과 약속이 생기면

명동에서 만나야겠다.

명동예술극장자리에 생긴 카페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그렇게 멋있다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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