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 - 벽을 깨고 스스로 빛이 된 예술가
이소영 지음 / 블랙피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누군가에게 나를 증명하며 살았다. 직장에서는 유능함을, 집에서는 책임감을, SNS에서는 일상의 행복까지 보여 주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그렇게 애를 쓸수록 정작 ‘진짜 나’는 사라지는 것 같은 공허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뒤처질까 조급해질 때, 삶이 불안할 때 우리는 어디에서 회복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매일 미술 작품을 탐독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한 미술교육에 힘써 온 이소영 저자는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구원하는 ‘예술의 힘’에 다시금 주목했다.

《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는 수많은 벽에 부딪히면서도 끝내 자신만의 빛을 찾아낸 예술가 20인에 대한 치밀한 기록이다. 저자 본인이, 삶이 길을 잃을 때마다 찾아갔다고 고백한 이 예술가들은 프리다 칼로, 김윤신, 에밀리 카, 토베 얀손 등 익히 알려진 작가부터 에텔 아드난, 조안 스나이더, 캐서린 안홀트 등 국내 독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으나 세계적으로 뜨겁게 사랑받는 거장들까지 아우른다.

저자가 ‘진정으로 닮고 싶은 예술가’라고 꼽은 이들은 모두 사회적 편견이나 신체적 고통, 누군가의 그림자, 무시와 혹평이라는 장애물 속에서도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고 지켜 낸 사람들이다.

미술계의 인정을 구하거나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고 그림을 그렸고 결국 100년을 건너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역사상 최다 관람객을 동원한 힐마 아프 클린트, 30대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해 노년의 나이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에텔 아드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인기 캐릭터 무민의 창조자이면서 평생 순수미술에 분투한 토베 얀손 등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예술가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눈을 사로잡는 180여 점의 도판이 가득 담겼다. 일반적 교양서에서 보기 어려웠던 현대미술의 걸작들도 풍성하게 실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에게 길을 보여 준 예술가들의 작품이 모인 공간을 나는 신전처럼 여기며 걷는다. 삶이 길을 잃을 때마다 나는 그들을 찾아갔다. 누군가는 등대였고, 누군가는 나침반이었고, 누군가는 펼쳐진 지도였다. 항로를 놓친 배 위에서 그들의 작품을 하나씩 비추어 보았다. 그러면 어김없이, 다음으로 갈 곳이 보였다. 이 책은 그 등대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는 일이다. 오랫동안 변두리에 서 있었던, 미술관의 가장 안쪽 벽이나 도록의 각주에 머물러 있었던 예술가들의 이름을….p5~6

<<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 이 책의 제목 역서 약속이 아닌 나의 고백이다. 이들의 예술이 정말로 나를 자유롭게 했다. 힐마 아프 클린트의 거대한 사원 앞에서, 가브리엘레 뮌터의 푸른 산 풍경 안에서, 프리다칼로의 부서진 척추 옆에서, 카르멘 에레라의 단순한 선 하나에서 나는 매번 다른 방식으로, 나를 옭아매던 것들로 부터 풀려났다. p6

"예술은 삶이고, 삶은 예술."

90년을 살아온 한 예술가의 고백이자, 후배들에게 전하는 유언과 같은 메세지다. 돌탑을 쌓던 소녀는 이제 인생이라는 거대한 조각을 완성해 가고 있다. 김윤신이 보여 준 것은 예술과 삶이 별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술은 삶이고, 삶은 예술'이라는 그녀의 철학은 90년 인생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끌과 정으로 나무를 쪼아 내는 것처럼, 우리도 삶을 조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깎이고 다음어지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 김윤신은 오늘도 증명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중요한 것은 오직 살아가는 매 순간이 곧 예술이 되는 삶이라는 것을. p34~35

세상에는 다양한 언니와 엄마가 있다. 모든 언니가 보호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엄마가 헌신을 말로 증명하지도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말을 아끼는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어떤 자매는 서로 영원히 평행선을 걷는다. 완전히 겹치지 않고, 끝내 하나가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평행선은 이상하게도 서로의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겹치지 않지만, 온전히 이해한 듯한 거리, 버네사와 버지니아의 관계는 바로 그런 평행선 위에 놓여 있었다. p196~197

마녀라 불린 소녀가 도망친 곳은 그림이었다. 딸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가 연필과 종이를 쥐여 주고 드로잉의 기초를 가르쳤고, 마리아는 캔버스 앞에서 비로소 자유를 찾았다. 거기서는 뒤틀린 몸이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뒤틀린 형태를 그릴 수 있었으며, 조롱받는 외모 대신 분해되고 재구성되는 세계를 그릴 수 있었다. 어쩌면 큐비즘은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아도 되는 예술이자 형태를 부수고 다시 쌓는 예술이니까….

p255~256

쓰는 사람으로 출발해 그리는 사람으로 남았던 그녀는, 결국 언어가 더 이상 닿지 못하는 지점까지 가기 위해 그림을 선택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늦게 시작했지만 멈추지 않았고, 조용히 작업했지만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 세계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한 것은 아흔을 넘긴 뒤였지만, 에텔의 작은 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자리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은 지금도 말없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언제까지 ‘너무 이르다’거나 ‘너무 늦었다’는 말로, 어떤 삶들과 가능성들을 뒤로 미뤄 둘 것인가. p385~387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해마다 연초 목표였던 수채화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민다.

도로시가 오래전에 선물해 주었지만 아껴 두었던

아르쉬 종이도 꺼내고 더 오래전에 짜놓은 홀베인 물감을 챙겨

일주일에 한 두번 집근처 화실을 드나 들고 있다.

예전 당선생님이 늘 그러셨다.

"손샘, 그림으로 돈 벌 것도 아닌데,

그냥 즐겨요~"

이번에 새로 만난 선생님도 그러신다.

좋아하는 재료(수채화 말고)로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라고...

하지만 그놈의 물맛(?)이 뭐라고

초등학교 아이들처럼 두껍고 무겁게 그리는

내 수채화가 영 맘에 들지 않는 터였다.

벽을 깨고 스스로 빛이 된 예술가

'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

정말 그림이 나를 자유케 하려는지?!.... ㅠ.ㅠ

이소영작가의 책은 미술서이지만 심리학 책 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 좋아하는 지도...

제목부터 맘에 들었던 이번 신간은

드물게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작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응노 화백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서로 다른 분야지만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통하는게 많았고 동양적 정신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왔고

<합이합일 분이불일>과 같은 나무 조각 작품들에 자꾸 눈이간다.

가장 좋았던 작품을 들라면 가브리엘레 뮌터의 그림들이다.

위의 내가 좋아하는 뒷모습의 <새들의 아침식사>도 좋았고

힘이 느껴지는 작품들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오래도록 내 그림저장고에 있던

<안락의자에 앉아 글을 쓰는 여인>은 말해 뭐해~

자화상을 그려 보고 싶다는 관점에서는 헬렌 셰르브베크의

개성이 들어나는 자화상 시리즈 들도 참 좋다.

얼마전, 유영국 화가의 산 전시회를 다녀와서인지

빛과 산을 껴안은 시인의 붓, 에텔 아드난의 작품들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투박하게 나이프로 채색한 무채색의 조합이

푸르고, 붉고, 초록초록한 산과는 또 다른 안정감을 준다.


너무 이르다거나

너무 늦었다는 말로

어떤 삶들과 가능성들을 뒤로 미룰것인가라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콕 와서 박혔다.

내 그림을 그리자.

내 삶이 담긴....

그리고 자유로워질 것....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