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는 밤 - 그림과 문장과 삶을 엮은 내 영혼의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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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스 할머니, 칼 라르손, 라울 뒤피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화가들을 소개하며 대중과 소통해 온 미술 에세이스트 이소영이 이번에는 ‘읽는 사람’으로 돌아왔다. 평소 다독가로도 유명한 그녀가 음미하며 저장해 둔 문장들과 가장 사랑하는 그림들을 엮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명화 기록집을 선보인다.

몸을 숙인 채 바삐 걸어가는 한 여인의 고독한 산책은 “삶이 늘 시적이지는 않을지라도 최소한 운율은 있다”는 시인의 노래와 교차한다. 전쟁터로 떠나야 하는 한 남자와 보낼 수밖에 없는 여인의 뜨거운 입맞춤은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불운이나 사랑하지 않는 것은 불행”이라는 카뮈의 말과 중첩된다. 더불어, 수록된 문장을 따라 쓰거나 생각을 적을 수 있는 여백의 공간을 함께 담아, 나만의 섬세한 언어로 재해석하는 기록의 시간을 마련한다.

결국, 이 책은 그림과 문장을 엮은 마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품에 대한 짧지만 깊이 있는 해석과 삶에 대한 힘 있는 성찰의 문장은 힘들고 지친 우리 모두에게 작은 위로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책을 들고 있는 소녀, 알렉세이 하를라모


소녀는 지금 책 속 세계에 빠져있다.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는 하나하나를 소중히 음미하며 그 안에서 보물을 찾는 듯한 섬세함이 깃들어 있다. 소녀에게 책은 단순히 활자를 담은 종이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으로 향하는 문이다. 황록색으로 칠해진 배경은 마치 정원의 나뭇잎처럼 이 고요한 독서의 시간이 얼마나 평화롭고 값진지 말해준다. 독서는 이렇듯 고요하게 시작해 삶 전체로 번져 가는 자기만의 여정이다. 세상과 자신을 잇는 가장 따뜻한 다리가 바로 이 한 권의 책이다. p33


그림수업, 장 조프루아,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단순히 선을 긋는 행위가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기르고, 자신만의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 조용한 시간 속에서 아이는 관찰력과 상상력,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고 있다. 훗날 어른이 되어 비정하고도 복잡한 세상에 지칠 때, 이런 순수한 창조의 기쁨을 기억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p57~58



글 쓰는 젊은 여인, 피에르 보나르


인상주의자들이 빛과 색채를 탐구할 때 보나르는 인간 내면의 빛을 포착하고자 했다. 따사로운 커튼, 붉게 물든 테이블보, 그리고 잔잔한 실내의 공기속에서 그는 외로움과 그리움, 말하지 못한 수많은 감정들을 잡아내 화폭에 옮겼다. 작품속 편지를 쓰는 여인의 뒷모습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누구나 마음속에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하나쯤 품고 살아가기에, 이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p73



슈거링 오프, 애나 메리 로버튼슨 모지스


눈 덮인 세상 속에서도 웃음과 온기를 잃지 않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매일의 작은 선택들로 삶이라는 풍경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동시에 언제든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품고 지낸다면, 그녀가 보여주었듯 인생에 너무 늦은 때란 없지 않을까. p87


오랜만에 미술관에 다녀왔다.

컨디션이 썩 좋지않아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친구와 함께 했던 시간은 충분히 힐링의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그림과 문장과 삶을 엮은 내 영혼의 미술관

'그림 읽는 밤'을 읽고 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모지스 할머니' 의 저자 아트메신저 이소영 작가님의 신간으로

그림을 읽는 것에 더해 그 작품을 그린 화가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어

더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또한, 책 속의 문장을 필사하며 나의 감상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그림 읽는 밤을 나만의 책으로 남길 수 있을 듯 싶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들이 다 좋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소재는 책이나 귀여운 꼬마, 비오는 날 등이다.

작가의 오랜시간 바탕화면이기도 했다는 '책을 들고 있는 소녀',

그 누구보다 자유롭고, 즐거운 표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던 꼬마를

그린 '그림수업', 강렬한 붉은 테이블보에 내가 좋아하는 뒷모습이 담겨 있던

'글 쓰는 젊은 여인', 마지막으로 그림그리며 때때로 좌절모드로 빠지는 내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위로를 건네는 모지스 할머니의 '슈거링 오프'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를 구입했을땐, 책속 작품들이 담긴 예쁜엽서들을

선물로 받아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알라딘에서 2026 명화 패브릭 캘린더 포스터가

굿즈로 증정된다고 한다. 나도 갖고 싶어지는... ^^;

미술관련책에 작품이 작게 실리면 솔직히 답답한 마음이 들며

손가락으로 늘리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는데

책에 실린 멋진 작품들과

세련된 디자인의 이번 책은 연말 선물로도 좋을 듯 하다.

작가의 애정이 듬뿍 담긴

그 안에 머물렀던 그림과 다정한 기록들로

처음 만나는 화가들과의 대면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설수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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