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철학자 - 개정증보판
우애령 지음, 엄유진 그림 / 하늘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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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카운슬링 에세이 작가인 우애령의 그림이 있는 에세이다. 이야기 속 '철학자'는 아파트에서 오리를 기르려는 몽상가이자, 버려진 존재들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는 자궁형 인간이며, 숨은 골짜기 은곡재에서 땅을 일구는 농부이기도 하다.

"그대를 풍차 앞의 돈키호테에 임명합니다." "필요하신 분은 이 물건들을 모두 가져다 쓰셔도 좋습니다. 원하신다면 철학자도 끼워 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철학자의 일상을 바라보며 크산티페다운(?)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오히려 그의 매력을 한껏 전해 주었던 작가의 책 『행복한 철학자』. 그럴수록 함께 지내 온 세월에 대한 연민,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가족의 사랑, 세상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호평을 받았던 책.

그 '철학자' 이야기가 새롭게 탄생했다. 먹그림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은 더욱 풍성해지고, 일상 속 사색이 빛나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오리와 철학자」는 채색의 향을 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철학자들이 주로 남성이었다면 그 사람들의 훌륭한 아내들도 많았을텐데 그런 이야기가 인구에 회자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유감스럽게도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철학자의 아내의 원형은 아마도 저 유명한 크산티페 일 것이다. 청년들과 담론을 나누고 있는 소크라테스에게 잔소리 끝에 물을 끼얹었다는 크산티페의 이야기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 물세례를 맞은 소크라테스가 별로 탓하는 기색도 없이 청년들에게 천둥이 치면 비가 오기 마현이라고 이야기하고 옷을 툭툭 털고 그 자리를 떠났다는 것이 아닌가. p28

노철학자는 답사에서 말하기를 결혼이나 회갑, 이런 날들을이 원래는 축하할 날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젲도 사람들이 축하하느라고 법석을 떠는 것은 아마도 결혼으로 인해 고생이 시작되는 것이나 육십이 지나 죽음이 가까워 오는 것에 대한 슬픔을 슬쩍 얼버무리기 위한 것 같다고.

삶이 곧 죽음이요, 죽음이 곧 삶이라는 말을 아주 쉽게 풀이하자면 다음과 같다는 것이다. 인생에 한 선을 그어 칠십이라고 한다면 십년 살면 십년을 죽은 것이요 이십 년을 살면 이십 년을 죽은 것이니, 사는 것이 곧 죽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p156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그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는 사랑과 내 입장에 서서 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주는 사랑이 있다는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사건이었다. 결혼문제를 의논하러 오는 사람들은 자기는 배우자가 원하는 걸 다 해주고 있는데 뭐가 불만이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내 생각을 위주로 한 배려와 진정한 배려에 차이가 있다면, 상대방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인 무엇인가를 경청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점일 것이다. p170

정년을 앞두고 뜰을 내다보는 철학자의 뒷모습에 쓸쓸함이 감도는 것은 도달할 수 없는 목표에 대한 아쉬움일까. 자기와의 힘겨운 투쟁뒤에 오는 고달픔일까. 이제 철학자는 말러의 음악에 나오는 구정처럼 세상이 나를 버리고 나 또한 세상을 버린다는 생각에 젖어 강물에 배를 띄우고 멀리 떠나가는 사람의 심정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폴로와 뮤즈, 디오니소스 사이를 방황하며 살아온 철학자의 노년은 어떤 형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지 자못 궁금하다. p242

아주 오랜만에 옛 직장동료들을 만났다.

남자직원들은 OB모임을 만들어 1박2일 여행도 다니곤 한다는데

여자직원들은 결혼하고 사는 지역이 달라져서인지

소식이 끊긴 직원들이 많다.

멀리 아이오하에서 날아온 직장선배이자 나의 중매쟁이인 숙언니와

퇴사후 날 컴퓨터 강사로 이끈 후배 순이...

두사람을 기다리며 읽은 책,

'행복한 철학자'는 저자의 또 다른 책 제목처럼

'당진 김씨'와 살고 있는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책소개처럼

함께 지내 온 세월에 대한 연민,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가족의 사랑,

세상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 책으로

결혼하고 서로 다른 성격과 사고로 많이 싸우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김씨가 측은 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루종일 함께하는 주말이 늘 힘들고 지쳤었는데

앞으로는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여행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사이좋게(?) 잘 지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내일은 재래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프리퀀시 가방 수령하는 목적이 숨어있는건

김씨에겐 비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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